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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하는 국정감사…금융권 피감기관 어수선
"매도 먼저 맞는게 나은데" 국감 준비해온 금융당국·금융사 피로감
2016-09-28 15:57:50 2016-09-28 17:09:15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국정감사가 파행을 거듭하면서 금융권 피감기관들도 상당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추석 연휴까지 반납하면서 국감 준비를 해왔으나 여야가 난항을 거듭하면서 국회 대관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를 중심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다. 다음달 초 국감 일정이 다시 잡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무한정 대기상태로 있는데 '이왕 맞을 매는 빨리 맞는게 낫다'는 분위기도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누리당이 의사일정을 거부하며 16개 상임위원회 중 새누리당 의원이 위원장인 8개 상임위의 국감이 전면 중단됐다. 현재 새누리당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 건에 항의하기 위해 국감 보이콧을 선언한 상태다.
 
금융권에서는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감(27일)이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국감(26일)에 이어 파행됐고, 금융감독원 국감(29일)도 개최가 불투명하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국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대관 업무 관계자는 "10월초 상임위 감사 일정이 비는 날짜에 금융위와 금감원 국감을 합동으로 열거나 다른 날짜를 잡을 수 있다는 소식이 오가고 있다"며 "국회쪽에서는 일정대로 진행하니 기다려보라고 한다"고 전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국감 이슈 중 상당부분이 기업 구조조정이나 가계부채라는 것을 예상하고 실무부서에서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큰 변동사항은 없다"며 "서민금융과 미국 금리인상 등 현안에 대한 요청자료도 계속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 역시 "금감원 국감 역시 무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아직까지는 국감 준비가 가장 큰 숙제"라고 말했다.
 
금융사들의 경우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번 정무위 국감의 일반증인에 금융수장들이 대거 채택된 바 있다. 금융위 일반증인으로는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과 정지원 한국증권금융 사장이, 금융감독원 일반증인에는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대표들, 보험·카드사 임원들이 채택됐다.
 
피감기관 관계자는 "국감기간이 길어질수록 의원실의 과도한 자료 요청, 불명확한 자료 유포로 정상 업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매도 먼저 맞는게 낫다고 대기시간이 길어지면서 증인으로 채택된 임원들의 거동도 제한적이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나간 국감 일정을 재개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는 10월14일까지 각 상임위 별로 감사 일정이 촘촘하게 짜여 있는데 여야가 극적으로 화해하더라도 이미 무산된 국감을 다시 시작하기는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여야가 물밑 접촉 중이라는 소식도 들려 지금 상황으로서는 피감기관들에게 호재라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로서는 열린다는 것을 전제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불참한 채 정무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렸다. 이진복 정무위원장 대신 야당 간사의원이 사회권을 발동, 국감 증인·참고인 출석요구를 위한 전체회의를 야당 단독으로 개회했다. <사진=뉴스1>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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