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서울과 지방의 주택가격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2년새 서울 주택매매 거래량이 2배 가량 껑충 뛰었다. 이는 전국 매매 증가량의 4배에 달하는 증가세다.
2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지역 주택매매 거래량은 지난 2014년 8월 1만954건에서 지난달 2만1649건으로 97.6%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국 주택 매매 거래가 7만6395건에서 9만8130건으로 28.4% 증가한 것에 비해 급증한 수치다.
특히 지난달에는 국토교통부 통계 기준으로 최근 5년간 8월 평균 매매의 2배가 넘는 거래량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5% 감소한 지방의 하락세를 상쇄, 2006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 8월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을 견인하기도 했다.
서울 지역 주택매매거래량이 최근 2년새 두배가량 급증하며 약 28% 증가한 전국 거래량과 온도차를 보였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병원에서 바라본 강북지역 주택가 모습.
이같은 서울지역 주택매매 거래량의 급증은 해당기간 매매가격이 전세가격 상승폭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한 수요자들이 급증했다는 의미다.
지난 2014년 8월 당시 3.3㎡당 1629만원을 기록했던 서울 주택 매매가는 지난달 1817만원을 기록하며 2년새 11.5% 상승했다. 반면, 전세가는 992만원에서 1246만원으로 25.6%나 오르며 매매가 상승폭의 2배를 웃돌았다.
불과 10여년전 30~40%대에 불과했던 전세가율이 평균 75%선에 이르면서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돌아서는 원인을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서울 전세난에 시달린 이들이 수도권 지역 매물로 눈을 돌리며 수도권 주택 거래량 역시 1만8353건에서 2만4914건으로 35%으로 증가, 전국 평균 상승률을 상회했다.
이를 방증하듯 같은 기간 서울지역 주택 전월세 거래량은 3만7301건에서 4만820건으로 9.4% 증가하는 데 그치며 매매거래량 증가폭과 온도차를 보였다. 같은 기간 전국 전월세 매매 거래량 역시 10.3%의 증가폭을 기록했다.
비록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7년6개월만에 소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는 강남 4구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의 높은 가격 상승률에 의한 일시적인 조정일 뿐 전세시장 안정화로 보기는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 높은 전세가율에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 후 단기간에 전세가격을 올려 매매가격 상승을 유도하는 '갭투자' 방식의 활개도 매매 거래 증가세에 일조했다. 이밖에 최근 정부가 8.25 가계부채 대책의 일환으로 공급을 축소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음에 따라 매매심리가 움직인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전세난에 따른 실주거용 매매수요와 갭투자 증가는 물론 부동산 경기가 어느 정도 살아나면서 매수심리 증가로 매매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며 "또 지난 2014년부터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기 시작해 최근까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기저효과도 어느 정도 반영된 수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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