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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공장 베트남행… 삼성 등 이전 가속화
베트남은 생산거점, 중국은 산업고도화…"국제 분업구조 재편"
2016-05-26 11:21:14 2016-05-26 14:35:52
[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세계의 공장들이 베트남으로의 이전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의 인건비 상승과 더불어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타결, AEC(아세안경제공동체) 출범 등 최근 국제통상 환경 변화에 따른 결과다. 기업 유출 현상이 두드러지는 중국은 대신 산업구조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어 새로운 국제 분업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트라는 26일 ‘국제통상 환경 변화와 글로벌 생산기지 변화 동향’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삼성전자, 도요타 등 27개 기업이 주요 글로벌 생산기지 6개국(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태국·말레이시아·멕시코)에 최근 2년 동안 진출했거나, 향후 2년 내 진출을 추진 중인 31개 사례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려는 기업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31개 사례 중 절반에 가까운 15개가 베트남을 진출 희망지로 선택했고, 베트남을 떠나려는 기업은 1개에 불과해 순유입 기업 수 14개를 기록했다. 순유입 기업 수 2위인 멕시코의 3개와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그동안 세계의 공장으로 불렸던 중국의 순유입 기업 수 -8과도 크게 대비된다. 중국으로 진출하려는 기업이 3개인데 반해, 중국을 떠나려는 기업은 11개로 나타나 중국에서의 기업 이탈 현상이 뚜렷했다.
 
이전 사유 총 45건 중 무역협정 활용을 위해 이전하는 경우가 23건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TPP 활용이 14건으로 가장 많아, 기업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음은 비즈니스 환경 변화(12건)로, 이중 인건비 절감을 위해 이전하려는 경우가 9건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글로벌 생산기지 재조정 등 경영전략 차원에서 이전하려는 경우도 10건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섬유·의류 분야가 14개사로 가장 많았으며, 전자제품 5개사, 가전제품 2개사, 자동차 2개사 순으로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중국 내 휴대폰 공장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고 있다. 인건비 상승과 기술 유출 위험을 이전 사유로 꼽았다. 삼성전자는 태국의 TV 공장도 지난해 1분기 생산을 중단하고 베트남으로 이전, 올 1분기부터 새로 가동에 들어갔다. 말레이시아의 TV용 LCD 공장도 베트남 호치민 사이공하이테크파크로 옮길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AEC 및 TPP 출범에 따른 관세 효과를 누리고 베트남 생산 거점화를 통한 효율성 향상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베트남 이전과 함께 반도체 등 첨단 고부가가치 제품은 중국내 생산을 확대하는 투 트랙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인텔도 TPP 출범과 저렴한 인건비 등을 이유로 말레이시아 전자부품 공장을 베트남으로 이전하려고 하고 있다. 효성은 지난해 국내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등의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 완료했다. TPP 활용이 주된 목적이다.
 
코트라는 중국의 인건비 상승, 경기둔화 등이 TPP 타결과 맞물리면서 주요 기업의 생산기지 이전이 가속화되고 있으나, 중국의 산업구조 고도화 정책을 고려할 때 이는 탈중국 현상이 아닌 새로운 국제 분업구조의 형성과정이라고 평가했다.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 국가의 경우, 섬유·의류·신발, 가전제품·휴대폰, 기계부품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중국은 반도체, 항공, 화장품 등 첨단·고부가가치 분야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내다봤다.
 
윤원석 코트라 정보통상지원본부장은 “국제 통상환경 변화가 가져올 업종별 국제 분업구조 재편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특히 베트남과 중국의 활용방안을 새롭게 정립할 때”라고 조언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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