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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전셋값 소형보다 대형이 더 올라
가격차 줄면서 대형 선호…매매는 중소형 선호 여전
2015-08-04 15:26:30 2015-08-04 15:26:30
매매시장에서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던 중대형 아파트가 전세시장에서는 '백조' 대접을 받고 있다. 주택경기 침체로 대형 공급이 줄어들어 품귀현상이 일어나면서 전세시장에서 가치가 오히려 오르고 있다.
 
4일 KB국민은행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올해 95.9㎡이상~135㎡ 미만 중대형 아파트 전세가격은 7월말 기준 4.0%, 135㎡이상 대형은 3.2%, 62.8㎡이상~95.9㎡미만 중형은 3.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40㎡이상~62.8㎡미만 중소형은 3.4%, 40㎡미만 소형은 2.5% 오르는데 그쳤다.
 
반면, 아파트값은 여전히 소형 아파트의 상승률이 대형을 앞서고 있다. 같은 기간 대형과 중대형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각각 1.42%와 2.00%로 소폭 상승에 그쳤지만 중형은 2.5%, 중소형은 3.1%, 소형은 3.3% 오르는 등 중대형보다 중소형의 가격 오름폭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서울 광진구 광장동 극동현대1차 전용 84㎡ 전세가격은 지난해 말 4억원에서 지난달 4억2000만원으로 2000만원(5%) 오랐다. 반면, 이 아파트 전용 126㎡는 같은 기간 5억원에서 5억5000만원으로 10%나 상승했다.
 
이처럼 매매시장과 전세시장이 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전세시장에서 소형과 대형 면적대의 전셋값 차이가 크게 줄면서 보다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는 대형 면적대를 찾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광장동 B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매나 전세에서 소형 선호, 대형 기피 현상이 계속됐지만 최근에는 가격 차이가 줄면서 대형 면적대를 찾는 수요자들이 차츰 늘고 있고, 덩달아 가격도 오름폭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 아파트 공급이 줄면서 전세시장에서 대형 면적대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매매시장의 경우 언제 가격 하락세로 돌아설지 예측할 수 없는 주택경기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여전히 환금성에서 소형 아파트가 대형보다 뛰어나 당분간은 지금의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찬 가온AMC 대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에서 환금성이 좋은 중소형에 대한 선호현상이 뚜렷해지면서 건설사들의 중대형 공급이 줄어들었다"며 "특히, 매매시장에서 중소형을 찾는 수요자들이 늘어났지만 중대형 아파트값은 가격 상승폭이 크지 않아 중소형과의 매매가격 차이가 크게 줄어들면서 중대형 경쟁력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매매시장에서 중대형의 희소가치는 높아졌지만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환금성이 좋지 않아 구매에 나서는 수요층은 한정된 상황"이라며 "다만, 전세시장에서는 집주인의 대출 등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경우 전세보증금에 대한 불안 없이 비슷한 금액으로 보다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는 대형 면적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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