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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銀 금융강좌)⑫위안화는 달러화를 대체할 수 있을까
한바다 한은 국제국 조사역, 위안화 국제화의 이해와 대응
2014-12-26 08:26:15 2014-12-26 08:26:15
<오늘날 금융경제는 우리 일상생활에 깊숙이 파고 들어와 있습니다. 경제기사를 읽어도 알아들을 수가 없고, 진짜 필요한 실물 경제는 학교에서 가르쳐주지도 않아 '몰라서' 당하면 너무 억울하지 않을까요. 이제 우리는 금융경제라는 복잡하고 낯선 영역을 어느정도는 이해해야 합니다. 여기에 20년 역사를 가진 한국은행 금요강좌가 있습니다. 통화정책, 경제전망, 금융안정 등 경제 및 금융 각 분야의 주제를 기본지식 뿐 아니라 관련정책까지 아우르는 깊이있는 교육인데요. 이 강좌는 400여석 강의 자리가 10분내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시간이 부족해 참석하기 어려운 여러분들을 위해 경제기자가 직접 수업을 듣고, 생생한 강의 현장을 전달해드립니다>
 
지난 1일 한국과 중국은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개장했는데요. 지난 7월 한중 정상회담 이후 10월에 발표된 '위안화 거래 활성화 방안'의 일환입니다. 지금까지는 원화를 위안화로 바꿀 때 은행 간 직거래 시장이 없어 은행이 원화를 국내에서 달러로 바꿔 이를 홍콩 등에서 다시 위안화로 환전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이제 직접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편리해지고 수수료 비용도 절감되겠죠. 이렇게 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개설된 이유는 중국 정부의 위안하 국제화 추진전략중 하나인데요. 오늘은 한바다 한국은행 국제국 국제금융선진화팀 조사역(사진)과 '위안화 국제화의 이해와 대응'에 대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통화 국제화에는 전제조건이 필요
 
◇통화 국제화의 전제조건
 
통화의 국제화란 무엇일까요? 한 통화가 세계경제에서 무역대금을 결제하고, 환율변동의 기준통화로 이용되며 대외지급보유자산으로 쓰이고 있다면 국제화가 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통화가 국제화가 되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이 필요해요. 먼저 거시경제적 조건입니다. 충분한 규모의 실물경제가 필요하겠죠. 거래가 잘 이뤄져야 할 테니까요. 금융시장 조건도 있습니다. 자본시장을 포함해 잘 발달된 금융시장이 있어야 화폐를 보유할 목적이 생기겠죠. 마지막으로 제도적 조건입니다. 개방된 금융과 외환시장이 있어야 활발한 거래가 이뤄질 것입니다.
 
과거의 통화 국제화를 알아볼게요. 영국 파운드화는 19세기 중 우월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기축통화 지위를 확보했어요. 하지만 1차 대전 이후 미국 달러화가 부상하고 영국이 경제적으로 쇠퇴하면서 기축통화 지위를 상실했습니다. 좀 전에 말한 통화 국제화의 전제조건 3가지 중 어느 것 하나라도 약화되면 기축통화를 유지하기 어렵게 됩니다.
 
일본 엔화를 볼까요. 1960년대 이후 일본 경제의 비약적인 발전에도 금융시장의 폐쇄성 때문에 국제화가 잘 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1980년대부터 엔화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국제화가 상당히 진전됐는데 1990년대부터 잃어버린 10년, 즉 장기불황에 들어가면서 엔화의 국제적인 위상은 하락했습니다.
 
유로화는 어떨까요. 유로 재정위기 이전까지는 국제통화로서 입지를 강화해 왔고, 일부에서는 미국 달러화의 대체통화로도 거론됐습니다. 하지만 유로 재정위기 이후 유로존 붕괴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유로화의 미달러화 대체 가능성이 약화되고 있네요.
 
◇미국 기축통화의 아성..중국 위안화 국제화 도전
 
◇세계 외환거래통화 비중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게 통용되고 있는 국제화는 미국 달러화인데요. 1차 대전 직후 우월한 경쟁력과 발달된 금융시장 등을 바탕으로 단시간 내 기축통화로 발전했어요. 2차 대전을 거치면서 미국의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이 영국을 압도했고, 1944년 브레튼우즈 체제가 출범하면서 미달러화는 확고한 기축통화 지위를 확보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문에 신뢰도가 다소 낮아지기는 했지만 미달러화는 여전히 최고의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는 성공할 수 있을까요. 일단 위안화 국제화는 중국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존 서구중심의 국제금융 질서를 개편하고 G2경제력에 부합하는 선진 금융강국을 이루고자 하는 것이죠. 이에 자국 경제규모와 무역에서 비중을 활용해 무역결제 비중을 확대하고, 중국 본토 규제는 유지한 채 역외금융센터와 경제특구를 활용하는 이원화된 관리를 통해 국제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일단 본토의 규제는 유지한다는 입장이예요. 대신 홍콩과 같은 역외시장에서 자유로운 위안화 거래를 허용해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고 있는데요. 독일 프랑크푸르트, 영국 런던, 싱가포르 등을 중심으로 역외 금융센터를 육성하고 있습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중국 외의 다른 지역에 위안화 거래가 이뤄질 수 있게 하고, 외국에서는 금융시장 확대의 기회를 잡으려는 각국 이해가 맞물리면서 역외금융센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위안화 역외금융센터 구축
 
◇위안화 국제화 진전은 확실..기축통화 발전여부는 불확실
 
이런 위안화 국제화 추진이후 위안화 무역결제, 역외 위안화 예금과 채권발행 규모가 모두 크게 증가했습니다. 그렇다면 중국 위안화 국제화의 미래는 장밋빛일까요?
 
일단 한계가 있습니다. 국제화 성과가 아직 일부 지역에서만 거래되고, 민간부분에 한정돼 있습니다. 사용지역이 주로 홍콩과 동남아 등 중화경제권에 주로 모여 있고 이외의 지역에서는 사용실적이 미미합니다. 외환보유액 비중도 아직까지 낮아 준비통화로서 기능도 제한적이고요.
 
제가 서두에 통화 국제화의 전제조건 3가지를 말씀드렸는데요. 먼저 충분한 규모의 실물경제 규모인 거시경제적 조건이 필요했죠. 중국은 세계 2위 규모의 GDP, 세계 제1의 상품교역국이에요. 첫번째 조건은 괜찮은 것 같네요. 두번째 조건인 자본시장, 즉 잘 발달된 금융시장은 만족할까요. 아쉽게도 낮은 금융시장 발전도를 유지하고 있네요.
 
마지막으로 자본시장 조건으로 개방된 금융외환 시장이 필요한데 중국은 매우 폐쇄적인 금융시장을 가지고 있죠. 이런 조건들은 위안화 국제화가 앞으로 진전될 것은 확실하지만 위안화가 향후 수십년 내에 미달러화 대등하거나 미달러화를 능가하는 기축통화로 발전할 지는 불확실해 보입니다. 이런 불확실성은 위안화가 1920년대 미달러화와 달리 중국 금융시장이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고 개방돼있지 않다는 점에 주로 기인합니다.
 
김하늬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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