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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銀 금융강좌)①한은이 중기를 지원한다고?
김준철 통화정책국 금융기획팀 과장..금융중개지원대출제도란?
2014-09-28 11:00:43 2014-09-28 11:00:43
<오늘날 금융경제는 우리 일상생활에 깊숙이 파고 들어와 있습니다. 경제기사를 읽어도 알아들을 수가 없고, 진짜 필요한 실물 경제는 학교에서 가르쳐주지도 않아 '몰라서' 당하면 너무 억울하지 않을까요. 이제 우리는 금융경제라는 복잡하고 낯선 영역을 어느정도는 이해해야 합니다. 여기에 20년 역사를 가진 한국은행 금요강좌가 있습니다. 통화정책, 경제전망, 금융안정 등 경제 및 금융 각 분야의 주제를 기본지식 뿐 아니라 관련정책까지 아우르는 깊이있는 교육인데요. 이 강좌는 400여석 강의 자리가 10분내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시간이 부족해 참석하기 어려운 여러분들을 위해 경제기자가 직접 수업을 듣고, 생생한 강의 현장을 전달해드립니다>
 
한국은행에도 시중은행처럼 대출과 예금제도가 있습니다.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하지는 않지만 금융기관을 통해 간접적으로 신용공급 규모를 조절하는 방식인데요.
 
한은의 통화정책은 발권력 행사입니다. 한은은 돈을 찍어낼 수 있는 기관인데요. 한은은  통화정책 수단으로 여러가지를 이용하는데 공개시장조작, 지급준비제도, 대출 및 예금제도가 있습니다. 오늘은 한은의 대출 및 예금제도, 그 중 금융중개지원대출에 대해 김준철 한국은행 통화정책국 금융기획팀 과장(사진)의 강의를 통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한은, 은행의 중기대출에 일정 자금 지원
 
금융중개지원대출은 은행이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중개를 보다 강화하도록 한국은행이 은행의 중소기업대출에 대해 일정 자금을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쉽게말해 한은이 은행에게 일정한 한도만큼 낮은 이자로 지원해주면 은행은 저리로 자금을 조달한 만큼 중소기업에게 싼 이자로 대출을 해주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은행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이 증가할수 있겠죠?
 
최근 한은은 금융중개지원대출을 통한 중소기업 지원의 총 한도를 12조원에서 15조원으로 늘렸습니다. 설비투자재원이 필요한 중소기업과 지방에 있는 경기부진업종에 보다 많은 자금이 공급되도록 설비투자지원을 신설했는데요.
 
기존에 금융중개지원대출을 구성하던 5개 프로그램(무역금융지원, 신용대출지원, 영세자영업자지원, 기술형창업지원, 지방중소기업지원)에 설비투자지원이 추가된 셈입니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은 총액한도대출이라는 이름으로 지원해왔다고 하네요. 하지만 지난해 12월 이름을 변경했는데요. 이 대출은 신용공급이 부족한 부문에 대해 자금중개지원을 강화하면서 은행이 좀 더 중소기업대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된 겁니다.
 
전체 시중은행의 대출규모는 얼마일까요? 1100조원 정도인데 이 중 중소기업 대출이 약 500조원이라고 합니다. 한은의 금융중개지원 대출을 통해서는 최대 15조까지 가능하고요. 현재까지 이 대출을 통해 10조원정도 나갔다고 하네요. 은행의 대출재원은 대부분 예금으로 조달하지만 일부는 이렇게 한은의 낮은 금리를 통해 지원하는 겁니다. 중소기업중 대출을 받지 못하고 있는 기업, 창업 초기여서 기술은 있지만 돈이 없는 기업, 수출기업까지 중개지원 기능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하자는 것이지요.
 
◇15조 대출한도에 총 6개 프로그램..설비투자지원은 올 9월 신설
 
 
 
 
금융중개지원대출 프로그램은 총 6개 프로그램으로 나눠지는데 무역금융지원은 대출한도 1조5000억원에 금리는 1.0%입니다. 무역금융지원은 1951년 도입됐다가 없어졌는데 1961년 다시 생기면서 무려 50년 역사를 갖고 있다고 하네요. 수출 중소기업을 지원하자는 취지입니다.
 
신용대출지원은 1980년에 마련됐는데 중소기업에 대한 순수신용대출을 지원한다고 합니다. 담보 위주의 여신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인데요. 대출 건별로 담보나 보증이 없는 순수신용대출로 1조원 한도의 1.0% 금리입니다.
 
영세자영업자지원은 5000억원 한도의 0.5%금리인데요. 영세자영업자의 고금리채무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마련됐으며 바꿔드림론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데 여러분 많이 들어보셨을꺼예요.
 
기술형창업지원은 우수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을 지원합니다. 창업 7년 이내에 연구개발비로 매출액 대비 제조업의 경우 2%, 서비스업은 0.5%를 넘을 경우 해당되고요. 3조 한도 규모로 금리는 0.5%입니다.
 
설비투자지원은 올 9월에 도입됐습니다. 중소기업 설비투자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마련됐어요. 지방중소기업지원 프로그램은 서울 이외의 지방기업을 지원합니다.
 
◇원활한 중기자금 공급으로 대출금리 인하효과
 
그렇다면 한국은행은 15조원 규모의 대출 프로그램을 운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중소기업의 자금가용성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자금가용성은 즉 중소기업에 자금이 원활히 공급되기를 원한다는 것이죠.  기술은 갖고 있지만 은행의 문턱이 높아 대출을 받지 못하는 기업이 대출을 더 받고, 대출금리도 낮추는 효과를 보기 위한 겁니다. 즉 자금을 원활히 공급하고, 신용대출을 늘리며 자금가용성을 높이기 위함이죠.
 
실제로 이 지원제도가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효과를 얻을 수 있었을까요?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정책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자금가용성이 확대됐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하네요. 개별 기업 대출에서 금융중개지원대출 지원대상 대출의 비중이 10% 늘어나면 총대출은 1.93% 증가했다는 겁니다. 특히 1~5년차 창업기업은 3.28% 늘어났습니다. 대출금리 인하 효과도 있었는데요. 중신용등급을 중심으로 대출금리 감면효과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대출 거래대상 은행수도 늘어나면서 정보비대칭성이 감소했다는 결과로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효과가 잘 나타났다는 분석입니다.
 
(질의응답)금융중개지원이 원활히 돌아가기 위해서는 한국은행이 은행의 금리결정을 통제해야 하지 않을까요? 싼 이자로 자금을 조달해 기업들에게 이익이 돌아가지 않으면 어떻게하죠?
 
한은에서 외환위기 이전까지는 직접 은행에 기업이나 가계 은행대출 금리를 통제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통제하다보니 자금의 왜곡이 일어났어요. 금리는 가격지표인데 한은이 강제적으로 정한 범위 내에서 결정되다보니 부작용이 컸습니다. 이에 대출금리와 여신금리를 자율화했는데요 은행이 신용도에 따라 얼마의 가산금리와 예금금리를 결정할지 여부를 은행 몫으로 정한 것이죠. 한은이 금융중개지원대출을 운영하다보니 지원에 따른 금리인하가 많이 내려가야 하야 하는데 실제로 생각보다 적게 인하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직접 통제하면 어떻게 될까요. 또 통제수단이 과연 바람직할까요? 한은이 통제를 하게돼 가산금리 결정 여부를 정하게 되면 은행은 결국 좋은 기업에만 대출해주는 행태를 보이게 돼 결국 중소기업은행에 혜택이 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직접 통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고, 통상적으로 대출금리 감면 퍼센트가 한은이 의도하는 범위 내에서 결정되고 있어 문제 없다고 생각합니다.
 
(질의응답)금융중개지원대출이 결국 은행 수익성만 늘리게 되지 않을까요?
 
금융중개지원대출의 정책 목적은 중소기업 가용확대와 금리 감면입니다. 신용리스크가 높은 은행이 대출을 취급하는 만큼 어느정도 은행의 수익성을 보전해줘야 한다는 의견과 한은이 조달금리를 낮춘만큼 은행이 수익을 전혀 얻으면 안되고 중소기업에 전가해야 한다는 시각이 엇갈립니다. 하지만 은행에서도 이익을 얻지 못하면 취급 유인이 적어지지 않을까요?
  
김하늬 경제부 기자
 
 
이 뉴스는 2014년 09월 24일 ( 15:4:1 ) 토마토프라임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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