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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銀 금융강좌)⑨아베노믹스가 쏜 ‘3개의 화살’ 성공여부는?
전영수 한양대 교수..일본경제를 알면 한국 미래가 보인다
2014-12-03 07:57:30 2014-12-03 07:57:31
<오늘날 금융경제는 우리 일상생활에 깊숙이 파고 들어와 있습니다. 경제기사를 읽어도 알아들을 수가 없고, 진짜 필요한 실물 경제는 학교에서 가르쳐주지도 않아 '몰라서' 당하면 너무 억울하지 않을까요. 이제 우리는 금융경제라는 복잡하고 낯선 영역을 어느정도는 이해해야 합니다. 여기에 20년 역사를 가진 한국은행 금요강좌가 있습니다. 통화정책, 경제전망, 금융안정 등 경제 및 금융 각 분야의 주제를 기본지식 뿐 아니라 관련정책까지 아우르는 깊이있는 교육인데요. 이 강좌는 400여석 강의 자리가 10분내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시간이 부족해 참석하기 어려운 여러분들을 위해 경제기자가 직접 수업을 듣고, 생생한 강의 현장을 전달해드립니다>
 
달러-엔 환율이 지난 28일 장중 118엔까지 급등하는 등 최근 '엔화 약세' 는 글로벌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입니다. 지난달 말 일본은행이 추가 양적완화를 결정한 이후 '엔저'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데요. 지난 20년에 걸친 물가하락과 경기침체를 금융완화와 재정투입, 구조개혁이라는 3개의 화살로 돌파하려던 '아베노믹스'는 성공한 걸까요, 실패일까요? 오늘은 전영수 한양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사진)와 '일본 경제를 알면 한국 미래가 보인다'라는 주제로 아베노믹스를 꼼꼼히 짚어봅니다.
 
◇아베노믹스, 잃어버린 20년 타개 출구전략
 
아베노믹스는 잃어버린 20년과 디플레이션을 타개하기 위해 출구전략을 짭니다. 물가 2%와 실질성장률 2%를 목표로 세웠는데요. 아베노믹스는 만 2년이 됐습니다. 정책 평가는 엇갈리는데요. 일단 저는 아베노믹스 이정도 했으면 성공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중앙은행은 물가를 사수해야 하고, 중앙정부는 성장이 필요하죠. 통화와 재정정책이 적절한 형태에서 움직이면 좋지만 버블과 불황은 왔다 갔다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완벽한 정책은 없는데 일단은 힘들어진 일본경제를 살려보자는 취지였으니까요. 아베 총리 집권 이후 지난 2년간 주가는 2배 뛰었고, 소비자물가도 상승했습니다. 달러-엔 환율은 78엔에서 118엔까지 올랐어요. 부동산도 도쿄 중심으로 일부 오르기도 하고요. 인플레이션도 생겼고 소비자물가도 일정부분 상승했습니다.
 
 
이처럼 일단 일본의 경기가 꿈틀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아베노믹스는 어떤 정책을 펼친 것일까요? 서두에 말씀 드렸듯이 아베는 3개 화살을 쏘았습니다. 먼저 금융정책인데요. 일본은 제로금리인 상태여서 금리정책 카드를 쓸 수는 없습니다. 이 때문에 일본의 시중은행이 시중에 있는 자산(채권)을 사들이는 방법으로 시중에 돈을 풀고 있죠. 심지어 1년간 매입할 자산규모를 기존 60조엔에서 80조엔으로 확대했습니다. 두 번째는 재정투입인데요. 금융정책은 실물경제로 확대될 때까지 시차가 필요한데요. 갈 길 바쁜 일본은 효과가 바로 있도록 모든 가계에 3번씩이나 돈을 줬습니다. 마지막으로 구조개혁인데요. 이런 정책들이 선순환되기 위해 세제부터 노동법 등의 정책을 바꾸는데요. 세수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소비세(한국의 부가가치세)를 올렸습니다. 국민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지난 4월 소비세율을 5%에서 8%로 높였습니다. 반면 기업들을 위해서는 법인세를 35%에서 25%로 낮춰줬습니다. 엇갈린 정책을 펼쳐 충돌하게 만든 거죠.
 
◇경기흐름 호조세보여..'낙수효과'는 글쎄
 
자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아베노믹스는 성공했을까요? 일본 중앙은행은 돈을 풀었죠. 시중에 돈이 생기니 인플레이션이 생겼습니다. 주가도 2년 전보다 2배나 뛰었고, 도심의 부동산값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소비자물가도 일정부분 올라서 전문가들은
 
몇 년 내 2%대로 오를 것으로 내다보기도 해요. 엔저 정책으로 대기업 수출 실적도 좋아졌습니다. 엔저 효과로 수출과 해외 투자에서 벌어들인 외화의 엔화가치가 높아지고 기업 실적도 크게 개선됐네요. 좋아 보입니다. 다만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인 것은 소비세율 인상 영향이 큽니다. 소비세 인상 전에 미래 재화를 구입하면서 수요가 물린 영향으로 1분기 6.0%에서 2분기에 -7.1%로 크게 떨어진 겁니다. 일시적일 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나아지는 것 같은데 왜 사람들은 아베노믹스를 '반신반의'할까요? 바로 '낙수효과'가 실제로 있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투자 증대를 통해 대기업과 부유층의 부를 먼저 늘리면 궁극적으로는 그 혜택이 중소기업과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효과인데요. 낙수효과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대기업이 돈을 많이 번만큼 국민들의 임금이 올라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이 부분이 확인이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임금이 오르지 않으면 소비도 늘지 않겠죠. 단절이 생깁니다. 물가는 오르는데 경기가 불황인 스태그플레이션입니다.
 
◇엔저과 과연 일본경제에 호재인가?
 
 
무엇보다 엔저 정책은 치명적인 실수입니다. 엔저가 과연 일본경제에 호재일까요? 아래 그래프를 보시면 위에 그래프는 기업실적과 달러-엔 추이를 아래 그래프는 기업실적과 세계경제 추이를 보여주는 건데요. 엔-달러 환율이 올랐다고 기업 실적이 좋지 않았습니다. 반면 아래 그래프는 세계경제가 좋으면 일본기업 실적이 좋았습니다. 즉 일본기업이 돈을 버는 것은 환율 유도 때문이 아니라 해외에서 일본 기업의 물건에 관심수요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또 일본을 제조국가라고 생각하는데 아닙니다. 일본의 경상수지는 흑자인데 무역수지는 적자입니다. 이는 소득수지가 엄청난 흑자라는 이야기인데요. 도요타는 돈을 잃고 노무라는 돈을 벌고 있는데, 엔저정책은 도요타를 위해 노무라를 희생시키는 꼴이거든요. 도요타는 노무라의 3분의1밖에 되지 않아요. 딜레마죠. 엔저 메리트의 실종입니다.
 
 
답답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한국도 시차만 존재할 뿐 일본의 성장체제를 그대로 따라갑니다. 한국의 발전경로는 일본이 채택했던 경제정책을 차용했기 때문입니다. 저성장과, 고령화, 재정난 모두 위험합니다. 올해 3.5%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저는 솔직히 이것도 가능할까 싶습니다. 계속 앞다퉈 정부, 한은, 연구기관 등에서 성장률을 하향조정하고 있잖아요. 무엇보다 인구문제가 큽니다. 일본의 고령화 속도와 규모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격하게 움직였는데요. 최근에 해외에서 시각이 바뀌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의 출산율 하락이 앞으로 더 심화돼 위험국가로 보고 있다고 하네요. 자 여러분, 한국의 미래가 어떻게 보이십니까?
 
김하늬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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