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韓銀 금융강좌)④기준금리 내린이유 국민도 아셔야죠
박동현 한국은행 통화정책국 과장..통화신용정책보고서 주요내용
2014-10-23 08:25:26 2014-10-23 08:25:26
<오늘날 금융경제는 우리 일상생활에 깊숙이 파고 들어와 있습니다. 경제기사를 읽어도 알아들을 수가 없고, 진짜 필요한 실물 경제는 학교에서 가르쳐주지도 않아 '몰라서' 당하면 너무 억울하지 않을까요. 이제 우리는 금융경제라는 복잡하고 낯선 영역을 어느정도는 이해해야 합니다. 여기에 20년 역사를 가진 한국은행 금요강좌가 있습니다. 통화정책, 경제전망, 금융안정 등 경제 및 금융 각 분야의 주제를 기본지식 뿐 아니라 관련정책까지 아우르는 깊이있는 교육인데요. 이 강좌는 400여석 강의 자리가 10분내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시간이 부족해 참석하기 어려운 여러분들을 위해 경제기자가 직접 수업을 듣고, 생생한 강의 현장을 전달해드립니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과 10월, 두 번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했는데요. 한은은 경제안정을 책임지는 중앙은행입니다. 물가안정과 금융안정 책무를 주 업으로 삼고있죠. 또 한 달에 한 번씩 한은 총재를 포함한 7명의 금융통화위원회가 매달 기준금리를 정하고 여타 통화신용정책에 대한 결정도 내린답니다.
 
한은은 이렇게 결정한 일들을 국민에게 정확히 설명하고 이해시켜야 하는 의무를 갖고 있습니다. 사실 국민 개개인에게 일일이 설명하기는 물리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에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제출하게 돼 있습니다. 1년에 2번 통화신용정책의 수행상황과 거시금융안정상황에 대해 평가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인데요. 바로 이 통화신용정책 운영에 대한 국민 설명수단이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입니다. 오늘은 박동현 한은 통화정책국 과장(사진)의 강의를 통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통화신용정책보고서, 통화신용정책 운영에 대한 대국민 설명
 
통화신용정책 운영에 대한 대국민 설명이 '통화신용정책보고서'라고 말씀 드렸는데요. 그렇다면 다른 국가들도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을까요? 이 보고서를 처음 작성한 나라는 영국 영란은행이 1993년 처음으로 발간했는데요. 이후 많은 나라들이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1998년에 시작했는데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른 시기에 발간한 셈이죠. 우리나라는 1998년에 물가안정목표제를 도입하면서 대국민 설명책임을 이행하기 위해 시작했고요. 한은법 개정에 따라 2004년부터는 연 2회 발간하고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보고서는 2014년 9월 인데요. 올 1월부터 8월까지 통화신용정책 운영에 관한 설명이 들어있어요. 9월 보고서 특징은 지난 7월 수정한 경제전망 이후의 여건변화를 반영해 기본적인 정책운영 방향을 기술했답니다. 참 이 보고서를 국민들이 보고싶다면 한국은행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받으면 되고요, 한은 화폐박물관 에서 6300원에 구입할 수도 있답니다.
 
그럼 한은은 이번 보고서에서 국내외 경제·금융여건을 어떻게 파악했을까요? 일단 여러분들이 이 보고서 대상기간이 8월까지라는 것을 참고해 줬으면 합니다. 벌써 10월이니 또 2달 동안 많은 일이 있었기 때문에 정보의 괴리가 있을 수 있으니까요.
 
◇완만한 경기회복세 지속..국내 물가성장률 1%대 낮은 오름세
 
경제성장 측면에서 보면 완만한(회복은 되고 있지만 속도는 빠르지 않은) 경기회복세를 지속했습니다. 미국의 경우 1분기에 -2.1%에서 4.2%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1분기에 기록적인 한파가 있어 많은 경제활동이 큰 타격을 입었는데요 반대로 한파가 끝나면서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네요. 일본은 장기간 저성장 국면에 처해 있는데 1분기에 6.0%에서 2분기에 -7.1%로 크게 떨어졌죠. 4월에 소비세를 인상한 영향인데요. 소비세 인상전에 미래 재화를 구입하면서 수요가 물린 영향입니다. 유럽을 볼까요? 유로지역은 2011년 위기 이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으로 1%대 수준 그대로 이네요. 이 때문에 저성장과 저물가에 대한 경계심을 갖고 정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중국은 선진국 보다는 대비적으로 7%중반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어 세계 전체로 보면 여전히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네요.
 
국내경제는 어떨까요? 국내경제성장률은 어느정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4월 세월호 사고 영향으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된 모습입니다. 아직 모멘텀 생성이 못된 상황이죠. 물가는 1%대의 낮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디플레이션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그 정도로 물가가 낮은 수준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물가지수에서 농산물과 석유 원자재 등 중앙은행 통제가 어려운 물가지수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은 2% 내외에서 지속되고 있습니다.
 
◇체감물가와 소비자물가 왜 다를까?
 
 
그런데 왜 국민들은 체감물가와 소비자물가가 다르다고 느끼는 걸까요? 먼저 소비자마다 다른 상품 구성과 상품별 가중치를 다르게 두기 때문입니다. 심리적 요인도 있어요 보통 과거에 샀던 시점이나 상대적으로 가격이 쌌던 시점과 비교하는 경향인거죠. 또 소비 지출액 증가를 물가상승으로 인식하기도 합니다. 소비지출액도 나이가 들면서 계속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소비 지출액 증가를 물가상승으로 인식한다는 것이죠. 품질 향상에 따른 제품가격이 오를 수 있는데요. 주로 전자제품 등에 해당하는데 품질 상승에 따른 가격이 오른 것에 대해 물가가 올랐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물가지수 작성 방법의 한계도 있습니다. 행정력 떄문에 5년마다 실시하는 센서스를 통해 가중치를 설정하는데 기준년이 멀어질수록 차이가 클 수 밖에 없겠죠.
 
8월까지 한은은 한 번의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여타 통화신용정책 중에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늘렸습니다. 리스크 요인 점검을 위해 금융감독원과 공동검사도 실시했구요. 그렇다면 앞으로 한은은 통화신용정책 방향을 어떻게 끌고 나갈지에 대한 설명도 보고서에 다룹니다. 다른 나라들은 어떻게 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할 것 같다는 전망 등을 전제로 향후 방향을 정하는데요. 주요국의 통화신용정책이 각국 경기회복 속도와 인플레이션 상황 등에 따라 정책운영이 달라지는 만큼 면밀히 모니터링 해서 방향을 정합니다.
 
(질의응답)오래된 역사를 가진 영란은행의 보고서 발간이 생각보다 많이 늦게 시작된 것 같습니다. 보고서를 발간하게 된 계기와 1990년대에 시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 전에는 시장에 정보를 주지 않는게 더 효율적인 통화신용정책이다라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물가안정목표제와 금리정책은 사실 시장의 기대에 따라 통화정책 효과가 좌우됩니다. 이런 이유로 시장과 국민의 기대를 정책 부합에 맞게 유도하기 위해서는 정책을 어떻게 하고있고, 물가를 어떻게 보고있다는 정보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조금 늦어보이는 1990년대에 보고서를 발간하게 됐습니다.
 
(질의응답)최근 글로벌 저인플레이션이 심각한 것 같습니다. 국제공조가 이어지고 있나요?
 
직접적으로 저인플레이션에 대한 국제공조는 하지 않습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율은 여러요인이 있는데요. 경기에 따른 요인은 국제공조가 어렵지요. 환율과 관련해서도 환율시장의 직접 개입은 아니더라도 각국의 개입 여부는 자국의 통화가치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국제공조는 어렵습니다. 사실 금리조정이 환율때문만은 아니지만 자국 경기상황과 밀접한 만큼 최우선적으로 감안해 통화정책을 하기때문에 환율전쟁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하니까요. 국제공조 성립은 어려워 보이네요.
 
(질의응답)최근 경기상황에 대해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어떻게 판단하십니까?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는 현재 디플레이션 상태는 아니라고 판단합니다. 디플레이션 지표를 포착할때는 전 품목에 걸쳐 광범위하게 마이너스 하락이 두 분기 연속 일어날때를 말하는데요. 디플레이션 우려는 한번 빠지면 굉장히 경기가 저활력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디플레이션에 빠지면 물가하락에 임금이 떨어지고, 실업을 양산하는 등 한번 디플레 국면에 빠지면 회복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단기간 내 탈출이 어려운만큼 한국은행은 디플레에 빠지지 않도록 적극적 정책을 펼치자는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물가상승률이 낮은 것은 광범위한 품목이 아니라 국제원자재외 농산물 등이 낮아지며 비롯된 부분이기 때문에 디플레이션은 아니지만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중앙은행과 정책당국은 염두해 두고 판단해야 합니다.
 
 김하늬 경제부 기자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