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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재전송비용 최대 300억원 요구할 듯
2008-07-22 08:27:20 2011-06-15 18:56:52
[뉴스토마토 이형진 기자] '난시청해소'를 명분으로 케이블TV에 의무 재전송하던 MBC문화방송이 케이블TV의 디지털화를 계기로 최대 300여억원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로 구성된 한국방송협회는 지난 18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 공문을 보내 지상파 디지털방송의 실시간 재송신을 중단해줄 것을 요청했다.

방송협회는 공문에서 "케이블TV 사업자들이 지상파 방송사의 양해나 허락 없이 지상파 디지털 방송을 실시간 재송신하는 것은 저작권 등을 침해하는 불법 행위"라고 주장했다.
 
박상호 방송협회 연구위원은 "사안이 중대한 만큼 협회 차원에서 (케이블TV업계의) 의견청취 등이 이뤄지고 있다"며 "MBC가 가장 강력하게 디지털케이블방송에 대한 저작권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또 "저작권에 대한 권리 주장이 다른 사안(지상파 전송 중단)으로 이어지려면 별도의 의견 수렴절차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MBC의 PP(콘텐츠제공사업자)인 MBC플러스는 느긋하다는 입장이다. 김봉하 MBC플러스 국장은 "유료화는 불가피하지만 방송을 중단하는 등 어떤 액션을 바로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국장은 또 "케이블TV에 대한 재전송 비용은 TU미디어 수준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위성DMB(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인 TU미디어는 MBC재전송 비용으로 매년 30여억원을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TU미디어의 가입자수는 7월 현재, 140여만명으로 케이블TV가입자 1500만명에 비해 10분의 1수준이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케이블TV가 디지털로 100% 전환하는 시점인 2012년말이면 MBC 1개사의 재전송 비용으로만 최대 300억원을 지불해야한다는 계산이다. 단순 계산한 재전송 비용 300억원에는 물가인상률과 KBS2나 SBS의 비용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액수다.
 
케이블TV업계는 방송협회를 위시한 MBC의 요구에 즉각 반발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케이블TV업계 각 사별 입장차가 일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돼 케이블업계간 의견조율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케이블TV업계 관계자는 지상파 재전송 협상 여부에 대해 "MBC와 개별사간 재전송비용에 대한 내용이 오간 것으로 안다"며 협상이 어느 정도 진척됐음을 시인했다. 하지만 MBC가 요청한 재전송비용 액수에 대해 철저히 함구로 일관하며 "액수를 밝히면 케이블사업자가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며 조심스러워했다.
 
케이블TV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방송협회를 앞세운 MBC의 저작권 보호 요청에 대해 "MBC도 이동통신사처럼 공중파 사용료를 낼 의향이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방송의 공익성과 공공성을 앞세워 좋은 번호 받아갈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돈내라고 윽박인지 모르겠다"며 방송협회와 MBC를 성토했다.
 
한편, 케이블TV업계는 21일 사업자간 정례회의때 방송협회에서 수신된 공문을 중심으로 긴급 안건 협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문에 저작권을 명시한 것을 두고 최악의 경우 방송 중단까지 염두에 둔 듯 당분간 관망한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토마토 이형진 기자 magicbulle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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