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북미·유럽 등 기존 주력 가전시장이 높은 보급률로 신규 수요 창출에 한계를 보이는 가운데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중동·인도·중남미 등 글로벌 사우스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도시화와 중산층 증가에 따른 신규 가전 수요를 확보하는 동시에 현지 생산 거점을 확대하고 냉난방공조(HVAC)·AI홈·데이터센터 등 기업 간 거래(B2B) 사업까지 영역을 넓히는 모습입니다.
LG전자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오픈한 중동 최초의 B2B 전용 AI홈 체험 공간. (사진=LG전자)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양사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중동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LG전자는 지난 14일 수도 리야드에 중동 지역 최초의 B2B 전용 AI홈 체험 공간을 열었습니다. 가전 제어부터 HVAC와 에너지 관리 등을 결합한 통합 AI홈 솔루션을 현지 건설사와 부동산 개발사 등에 공급하며 B2B 시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삼성전자 역시 사우디 B2B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 7월 리야드 등 8개 도시의 종교시설 100여곳에 천장형 시스템에어컨 약 1000대를 공급했습니다. 고온의 현지 기후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설계하고 전통 문양을 제품 패널에 적용하는 등 현지화에도 공을 들였습니다.
시장 성장세도 가파릅니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사우디 스마트홈 시장은 2024년 약 20억달러에서 2030년 약 87억달러로 4배 이상 성장할 전망입니다. 네옴시티를 비롯한 대형 인프라 개발도 이어지고 있어 가전뿐 아니라 HVAC와 스마트홈 등 B2B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도에서는 현지 생산능력 확대와 B2B 사업 강화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푸네에 자회사 플랙트그룹의 신규 HVAC 생산라인을 준공했습니다. AI 데이터센터용 공조 장비 등을 연간 최대 6500대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인도 내수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지역 공급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생활가전 중심이던 현지 사업을 AI 데이터센터 냉각 등 B2B 영역으로 넓히는 모습입니다.
LG전자도 인도를 핵심 전략 시장으로 삼고 현지 생산 체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도는 높은 성장 잠재력에 비해 가전 보급률이 아직 낮은 시장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인도 가구의 에어컨 보급률은 20% 미만으로 집계됐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인도 가정용 에어컨 시장이 2026년 90억1000만달러에서 2031년까지 연평균 14.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LG전자는 스리시티에 세 번째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등 현지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사우디 모스크에 삼성전자의 천장형 시스템에어컨 '360 카세트'가 설치된 모습. (사진=삼성전자)
중남미에서는 브라질이 주요 생산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LG전자는 지난달 브라질 파라나주에서 약 3억1000만달러를 투자한 신규 가전공장을 본격 가동했습니다. 연간 냉장고 약 60만대를 생산할 수 있으며 브라질 내수뿐 아니라 중남미 지역 공급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삼성전자도 브라질 마나우스와 캄피나스에 생산 거점을 운영하며 중남미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스마트폰과 TV 등 전자제품을 비롯해 가정용·상업용 에어컨까지 생산하며 가전과 HVAC의 현지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북미·유럽 등 기존 주력 시장에서는 프리미엄과 교체 수요에 대응하는 한편, 인도·중동·중남미 등 글로벌사우스에서는 지역별 수요에 맞춘 제품과 현지화 전략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북미와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높였다면, 최근에는 이를 유지하면서 글로벌 사우스에서 판매량까지 확대하는 투트랙 전략을 가져가고 있다”며 “또 시장마다 수요가 다른 만큼 인도에서는 고효율 에어컨, 중남미에서는 최신 기술을 적용한 제품 등 지역 특성에 맞춘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중동에서는 정부 주도의 대규모 개발사업이 많아 시스템에어컨을 비롯한 B2B, 기업과 정부 간 거래(B2G) 수요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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