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미국 가상자산 시장의 규제 윤곽을 잡는 '클래리티법(CLARITY Act)'이 미국 상원 본회의의 첫 관문에 섭니다. 공화당이 민주당 요구를 반영한 수정안을 내놓으며 막판 표 확보에 나섰지만, 윤리 조항과 스테이블코인 보상 등을 둘러싼 이견이 남아 있어 표결 결과는 안갯속입니다.
15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원은 현지시간 15일 오후 클래리티법 관련 절차 표결에 나설 예정입니다. 클래리티법은 디지털자산의 법적 성격과 감독기관의 역할을 법률로 규정하는 가상자산 시장구조 법안입니다. 이번 표결은 최종 통과 여부를 결정하는 표결은 아니지만, 본회의 논의를 이어가기 위해 필요한 60표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첫 시험대로 평가됩니다.
관건은 민주당 표 확보입니다. 공화당이 상원 53석을 차지하고 있어 의원 전원이 찬성하더라도 최소 7표가 더 필요한데요. 스테이블코인 보상 문제를 놓고 공화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어 이탈 표가 발생하면 넘어야 할 문턱은 더 높아집니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협상 중이라고는 하지만 60표를 만들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여서 통과를 확신할 수 없다"며 "공화당 내부에서도 스테이블코인 리워드 조항을 둘러싼 이견이 남아 있다"고 말했습니다.
공화당은 표결을 앞두고 수정안을 내놓으며 막판 타협에 나섰습니다. 핵심은 민주당이 요구해 온 공직자의 가상자산 이해충돌 방지 장치를 강화하고, 은행권이 우려해 온 스테이블코인발 예금 이탈에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입니다. 다만 수정안이 민주당 표를 움직일 만큼 충분할지는 불투명합니다. 윤석빈 서강대 특임교수는 "문턱 가까이 왔지만 결정타라고 보긴 어렵다"며 "남은 쟁점은 조항 개수가 아니라 신뢰 문제"라고 평가했습니다.
미국 상원은 15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시장구조 법안인 ‘클래리티법’ 관련 절차 표결을 실시한다. (이미지=챗GPT)
첫 번째 쟁점은 윤리 조항입니다. 민주당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가족의 가상자산 사업을 문제 삼으며 이해충돌 방지 장치 강화를 요구해 왔습니다. 수정안에는 관련 이해관계 처분·백지신탁과 주 법무장관의 집행권 강화 등이 반영됐지만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은 남아 있습니다.
윤 교수는 "형식 면에서는 큰 진전"이라면서도 "우려를 해소했다기보다 협상의 문을 다시 연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김 센터장도 윤리 조항이 당사자와 배우자까지만 적용되고 자녀는 제외된 점 등이 민주당의 반대 명분으로 남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다른 변수는 스테이블코인 보상 문제입니다. 은행권은 스테이블코인 보상이 은행 예금 이탈을 촉진할 수 있다며 규제 강화를 요구하는 반면 가상자산 업계는 보상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수정안에는 지역은행에서 상당한 예금 이탈이 발생할 경우 재무부가 보상을 제한할 수 있는 장치가 담겼지만, 보상 허용 원칙은 유지됐습니다. 윤 교수는 "표결 측면에서 더 중요한 점은 이 이슈가 공화당 이탈표를 만든다는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결국 막판 협상이 민주당의 추가 표를 끌어내는 동시에 공화당 이탈표를 얼마나 막느냐가 성패를 가를 전망입니다. 윤 교수는 "반반에 가까운 박빙이고, 막판 협상 결과에 따라 어느 쪽으로든 기울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클래리티법이 향후 최종 통과될 경우 미국 가상자산 규제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계기가 될 전망입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디지털 상품 현물시장을 감독하고 은행의 디지털 자산 수탁·거래·결제 등을 위한 제도적 기반도 마련됩니다.
김 센터장은 "관할이 정리된다기보다 근거가 법률로 올라간다는 점이 핵심"이라며 "기관 자금이 요구하는 것은 규칙의 내용보다 내구성"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디지털 자산이 기존 기관 거래 인프라 안으로 들어올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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