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백겸 기자]북한에 허가 없이 무인기를 여러 차례 날려 보낸 혐의로 기소된 대학원생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북한이 지난 1월10일 조선중앙TV를 통해 밝힌 추락한 무인기의 모습.(사진=뉴시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8-3부(최영각·장성진·정수영 부장판사)는 16일 일반이적 및 항공안전법 위반 혐의를 받는 30대 대학원생 오모씨에 대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범행에 가담한 장모씨와 김모씨에게는 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오 씨 등은 지난해 9월 27일부터 올해 1월 4일까지 군의 방공망 감시를 피해 민간 무인기를 무단으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한 개성 일대로 비행시키며 영상을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일 결심 공판에서 오씨에게 징역 5년, 나머지 2명에게 징역 3년을 각각 구형했습니다.
재판부는 이들의 일반이적 혐의에 대해서는 입증이 되지 않았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다만 항공안전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무인기 비행 장치에 SD카드가 장착됐다고 입증되지 않았고, 이에 더해 북한 지역에서만 카메라 등이 작동되도록 조치했던 점을 종합하면 보안 장치를 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지난 1월 개성시에서 추락한 오씨의 무인기 잔해를 사진을 통해 공개한 바 있는데, 당시 사진에서 SD카드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를 근거로 재판부는 SD카드가 북한에 넘어가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SD카드 장착이 입증되지 않은 이상 비행 형태·자세·고도·이력 등 군사적으로 유용한 정보가 북한에 유출됐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또 북한에 도발 명분을 제공했다는 것에 대해서도 "북한에 도발 명분 제공했다거나 대한민국의 군사적 대응이 있었다고 해서 이를 근거로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이 침해됐다고 볼 수도 없다"고 했습니다.
다만 국토부 신고 없이 무인기를 사용한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오씨가 날린 무인기가 신고 기준인 2㎏을 초과했다고 봤습니다. 항공안전법 시행령은 최대이륙중량 2㎏을 초과하는 드론은 교통당국에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연구기관이 시험·조사 목적으로 제작했다면 신고 예외 대상이 되지만, 재판부는 오씨의 무인기가 이에 해당한다 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비행 지역은 대한민국의 항공 안전을 크게 위협할 수 있어 위험성과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재판부는 범행에 가담한 2명은 자백하고 있는 점, 이들의 형사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백겸 기자 kb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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