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시청률 0.1% 안팎에 그친 채널도 실제로는 한 달간 1000만대가 넘는 TV에서 시청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유튜브 등으로 미디어 이용이 파편화되면서 약 4000가구 표본을 기반으로 한 기존 시청률 조사만으로는 방송의 실제 시청 규모와 가치를 충분히 보여주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에 인터넷(IP)TV3사는 1800만대 셋톱박스 데이터를 활용해 실제 도달 규모와 시청시간 등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방송 시청 데이터의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16일 한국IPTV방송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역사극 유료방송채널인 CNTV의 시청률은 0.0902%에 그쳤지만 한 번 이상 해당 채널을 시청한 TV는 1152만1705대로 집계됐습니다. 총 시청시간도 2004만3167시간에 달했습니다. KBS2 역시 시청률은 1.0292%였지만 도달 TV는 2245만8296대, 총 시청시간은 2억3499만47시간이었습니다. 채널A는 시청률 0.3590%에 도달 TV가 1956만160대로 나타났습니다.
8월 전국 유료방송 전체 세톱박스 기준 시청대수 및 총 시청시간. (자료=아이지에이웍스)
OTT와 비교하면 낮은 시청률 뒤에 가려진 방송의 도달 규모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이서용 아이지에이웍스 팀장은 지난 15일 한국IPTV방송협회 기자스터디에서 "한 달 동안 넷플릭스를 한 번이라도 이용한 규모가 약 1600만인 반면, 시청률 0.3590%인 채널A는 월간 1956만대의 TV에 도달했다"며 "동일한 기간 한 번이라도 이용한 규모만 놓고 보면 채널A가 넷플릭스보다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OTT 이용 규모와 TV 도달 대수는 측정 대상과 단위가 달라 직접 비교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0%대의 낮은 시청률만으로는 실제 방송이 얼마나 많은 TV에 도달했는지를 충분히 보여주기 어렵다는 게 이 팀장의 설명입니다.
이 같은 차이는 시청률 산출 방식과 관련이 있습니다. 현재 국내 TV 시청률은 지역과 가구원 구성, 플랫폼 특성 등을 고려해 선정한 약 4000가구에 피플미터를 설치하고 시청 기록에 가중치를 적용해 전체 시청률을 추정합니다. 과거 제한된 채널을 가족이 함께 보던 환경에서는 효율적인 방식이었지만 IPTV 등장 이후 TV 채널만 수백개로 늘어난 데다 OTT와 유튜브 등으로 시청이 분산되면서 개별 채널의 작은 시청까지 표본으로 포착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실제 IPTV 3사 송출 채널 306개 가운데 기존 표본조사에서 시청률 0%로 집계된 채널은 85개(27.7%)에 달합니다. 이 팀장은 "시청률 0%라는 것은 시청자가 아예 없다는 뜻은 아닌 것 같다"며 "4000가구 기반으로 조사했을 때 그 시청이 포착되지 않았을 확률이 가장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서용 아이지에이웍스 팀장이 15일 한국IPTV방송협회가 개최한 기자스터디에서 국내 미디어 이용행태 변화와 TV 인덱스 활용 방향을 주제로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시청률 자체가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한 번이라도 봤는지를 나타내는 지표가 아니라는 점도 영향을 미칩니다. 시청률은 방송 시간 동안의 1분 평균 시청 비율입니다. 가령 10명이 서로 다른 시간에 프로그램을 시청해 도달률이 100%여도 매분 평균 2명이 시청했다면 시청률은 20%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에 IPTV업계는 IPTV 3사의 약 1800만대 가정용 셋톱박스 시청 데이터를 통합·분석하는 TV 인덱스 활용 확대에 나섰습니다. 기존 시청률과 함께 실제 도달 규모와 총 시청시간, TV 한 대당 시청시간 등을 제시해 방송의 가치를 보다 구체적으로 보여주겠다는 취지입니다.
유용화 한국IPTV방송협회장은 "IPTV가 보유한 대규모 시청 데이터를 바탕으로 방송 콘텐츠와 채널의 가치를 보다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방송사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등 미디어 산업 전반의 데이터 활용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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