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수사했는데…김병기 사건 '보완수사 요구'에 경찰 '망신살'
'수사 완결성' 이유로 시간 끌었는데…검찰 "증거 불충분"
"증거인멸" 구속 이유 내세웠지만…"필요성 소명 부족해"
2026-09-15 16:30:27 2026-09-15 16:38:36
[뉴스토마토 김백겸 기자] 경찰이 1년간 수사한 김병기 무소속(전 민주당)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구했습니다. 경찰은 그동안 '늑장 수사'라는 비판에도 수사 완결성을 내세워 김 의원 수사를 끌어왔지만, 결국 '증거 부족' 지적을 받으면서 체면을 구겼습니다.
 
김병기 무소속 의원이 지난 4월10일 서울 마포구 공공범죄수사대에서 열린 7차 피의자 조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3일 경찰에 따르면, 김 의원의 13가지 의혹을 수사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는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일부 혐의에 대한 증거 보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받아 관련 기록을 검토 중입니다. 
 
앞서 경찰은 지난 7일 김 의원의 13가지 의혹 중 차남 편입 취업 특혜 의혹 등 5가지 의혹을 관련 혐의로 명시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경찰이 지난해 9월 '차남 편입 및 취업 특혜 의혹'에 대한 고발을 접수한 지 1년여 만에 신병확보에 나선 겁니다. 당시 경찰은 "수사 결과 혐의가 객관적 증거로 소명되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영장 신청 나흘 만인 지난 11일 "수집된 증거와 피의자의 변소 등을 검토한 결과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를 보강할 필요가 있다"며 보완수사를 요구했습니다. 검찰이 증거 부족을 지적한 의혹은 △차남 편입 및 취업 특혜(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강선우 무소속(전 민주당) 의원 1억원 수수 묵인 사건(업무방해) △신라레저 후원금 수수 사건(뇌물수수 등) 등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 판단과 달리, 검찰은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본 겁니다.
 
경찰은 그동안 김 의원의 수사를 끄는 이유로 '수사 완결성'을 내세웠습니다. 지난달 3일 홍석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중요 사건일수록 검찰에서 보완 요구가 많이 있을 수 있어서 (그런 게) 생기지 않도록 작은 부분까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를 받게 돼, 시간만 끌고 수사 완결성은 이루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김 의원에 대한 신병 확보 시점을 놓쳤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 의원은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총 7차례 경찰의 소환조사에 응했습니다. 이후로도 수사를 마무리하지 못하던 경찰은 5개월이 지나서야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당초 김 의원에 대한 신병 확보는 지난 4월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경찰 수뇌부의 판단으로 미뤄졌습니다. 앞서 박정보 전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4월 "수사가 진행된 부분에 대해선 조만간 결론 낼 생각"이라며 일부 혐의를 우선 송치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그러나 6월 들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 돌연 '일괄 송치'로 방향을 틀면서 수사 기간은 더 늘어났습니다.
 
경찰의 뒤늦은 구속영장 신청에 대해 검찰은 "피의자가 7회에 걸친 소환조사에 응한 점 및 피의자 최종 조사 이후 구속영장 신청까지 약 5개월 동안의 수사 경과를 고려할 때 구속 필요성 소명이 부족하다"며 반려했습니다. 수사 완결성을 위해 경찰 수뇌부의 판단으로 신병 확보 시점을 늦췄지만, 오히려 검찰이 이를 반려할 이유가 돼버린 셈입니다.
 
경찰은 보완수사를 진행한 뒤 구속영장 재신청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이 구속 필요성이 없다고 한 것은 아니다"라며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 등 대표적인 구속 사유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를 포함해 보완수사를 충실히 진행하겠다"고 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을 앞둔 상황에서 경찰이 수사 완결성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류혁 변호사는 "경찰은 이제 검찰이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수사 완결성을 갖춰야 한다"면서 "그냥 수사 기록 하나 던져놓고 보완수사를 요구받는 상황이 반복되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백겸 기자 kb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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