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고려아연(010130)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추천한 인사가 감사위원에 선임되면서 경영권 수성에 성공했습니다. ‘3% 룰’에 따라 고려아연과
영풍(000670)·MBK 양측의 의결권이 제한된 상황에서 최 회장 측 후보가 감사위원 자리를 확보하면서, 경영권 분쟁 국면에도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들의 신뢰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 회장과 경영진은 오는 2027년 3월 정기 주총에서 보다 큰 폭의 이사회 재편이 예정된 만큼, 이번 임시 주총 결과를 계기로 경영권 안정에 집중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9일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가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호텔에서 열린 제53기 임시주주총회에서 의장을 맡아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고려아연)
9일 고려아연은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호텔에서 임시 주총을 열어 최 회장 측 백인규 단국대학교 교수의 감사위원과 독립이사 4인 선임 등의 안건을 다뤘습니다. 특히 양쪽이 사활을 걸었던 감사위원에 고려아연 쪽 인사인 백 교수가 81.8%의 높은 찬성률로 선임되면서 현 경영진에 대한 주주들의 지지를 재확인했습니다. 이날 고려아연은 이사회 최종 구도에서 12대7(영풍·MBK)로 격차를 벌렸습니다.
이날 주총에서는 경영진과 영풍·MBK 간 신경전도 연출됐습니다. 경영진 추천 인사 2인(이형규·서은숙)과 영풍·MBK 측 추천 인사 2인(이준봉·심혜섭) 등 총 4인이 독립이사로 선임됐는데, 투표에 앞서 토론 과정에서 양쪽 주주들이 상대 진영 후보를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영풍·MBK 측 지지 주주들은 이형규 후보가 과거 법원의 직무집행정지 결정으로 이사직을 사임했는데 다시 후보로 나선 점을 들어 반대 의견을 표했고, 경영진을 지지하는 주주들은 영풍 석포제련소의 안전사고와 MBK의 홈플러스 등 과거 투자 사례를 들어 영풍·MBK 측 추천 인사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맞섰습니다.
핵심 쟁점이었던 감사위원 선임에서도 긴장은 이어졌습니다. 주주제안 발언에서 영풍·MBK 측 감사위원 후보자인 박유경 전 APG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책임투자·거버넌스 총괄은 “지금 이사들이 많이 있는데 독립이사가 한 분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며 “제가 감사위원이 된다면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감시 역할을 충분히 하겠다"고 했습니다.
백 교수를 지지하는 주주들은 국내외 자문사 9곳 중 8곳이 백 교수를 지지한 점을 들어 전문성이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한 주주는 “객관적인 사실만 보자면 ISS와 글래스루이스 등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가 백 후보에 대해 전문성과 글로벌 경험을 높게 평가했다”며 “전문성과 글로벌 경험을 높게 보고, (감사위원 업무를) 수행할 자격이 있다고 평가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9일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가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호텔에서 열린 제53기 임시 주주총회에서 의장을 맡아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고려아연)
결과적으로 622만5934주 중 509만2815주, 출석 의결 건수 대비 81.8%(잠정치)가 백 후보의 감사위원 선임에 찬성하면서, 고려아연 측이 경영권 경쟁에서 승기를 잡았습니다. 이날 선임에는 대주주의 의결권을 최대 3%로 제한하는 ‘3% 룰’이 적용되면서,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 등의 표심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최근 고려아연이 106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한 데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12조4450억원, 영업이익 1조3330억원으로 창사 이후 최대 반기 실적을 달성하는 등 실적 호조를 이어가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임시 주총을 내년 3월 정기 주총을 앞둔 전초전으로 보고 있습니다. 내년 3월 주총에서는 이사 8명과 감사위원 1명의 임기가 만료될 예정으로, 이번보다 더 큰 폭의 이사회 재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고려아연은 감사위원 선임을 통해 내부 견제에 대한 우려를 상당 부분 해소한 만큼, 당분간 실적 개선과 주주 지지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날 의장을 맡은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은 “전 임직원 모두는 회사의 발전과 주주, 이해관계자들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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