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치도 외치도 대통령 '결단의 시간'
반등 없이 30%대 지지율 고착화
인사 리스크부터 파병까지 화약고
"제 임기,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
2026-09-10 06:00:00 2026-09-10 06:54:49
[뉴스토마토 한동인·박주용 기자] 프랑스 국빈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이재명 대통령이 '결단의 시간' 앞에 섭니다. 국정 지지율이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는 상황에서 국정 반전을 위한 선택이 불가피해졌는데요. 내치도 외치도 화약고에 둘러싸였습니다. 연일 논란인 2기 개각 후보자의 거취 문제와 연임 개헌 및 공소취소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내치의 난제입니다. 특히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며 자신의 임기 문제를 직접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와 대미 투자, 북·미 정상회담까지, 외치는 '고차방정식'이 될 수밖에 없지만 선택의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자리에 앉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승원·용혜인부터 개헌까지…기자회견 카드 '만지작'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3박 5일 일정의 프랑스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10일 오후 귀국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프랑스에서 거둔 방산·원자력 성과에도 이 대통령의 집무실에는 결단이 필요한 난제들이 쌓여 있습니다.
 
대통령 앞에 놓인 문제들은 청와대와 여권 차원의 대응으로 풀리지 않는 문제들입니다. 대통령의 명확한 결단 없이는 여론 반전이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실제로 이날 공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 결과(9월7~8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무선 ARS 방식)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 응답은 38.2%로, 취임 후 처음으로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졌습니다. 한 달여간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최저치 지지율을 경신했습니다. 국정 운영에 대한 부정 평가도 58.8%로 60%에 달했습니다. 
 
20·30대 지지율이 30%대에 머문 가운데 여권의 핵심 기반인 40·50대 지지율은 40%대 초반까지 빠지면서 이 대통령 지지율이 크게 흔들렸습니다. 약 2주 전 조사 결과(8월22~23일 조사)와 비교해 40대 지지율은 10.3%포인트 하락한 40.0%, 50대 지지율은 6.0%포인트 빠진 40.5%였습니다. 여기에 민심의 풍향계로 읽히는 중도층 지지율마저 39.9%로, 40% 선이 붕괴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직면한 첫 번째 현안은 2기 개각의 후폭풍입니다. 쇄신용 카드로 내놓은 개각은 되레 지지율 하락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여권에서는 용 후보자에 대한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청와대는 인사청문회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지명 철회' 없이 정면돌파하겠다는 건데요. 이미 강선우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이혜훈 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사례가 있습니다. 당시에도 청와대는 같은 입장을 나타냈지만 결국 여론의 압박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원칙론만 고수하다 국정 운영에 악영향만 끼친 건데요. 결국 '지명 철회' 등의 대통령의 선택이 필요한 순간입니다. 
 
쫓기듯 비워진 청와대 차기 정책실장도 임명해야 합니다.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부동산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문제로 사실상 경질됐습니다. 그리고 여론 역시 부동산 등 정책 전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차기 정책실장에 누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정책 방향성'이 결정되는 셈입니다.
 
개헌도 이 대통령이 직접 선택해야 할 문제입니다. 1호 국정 과제인 개헌이 첫발을 떼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한마디가 필요한 상황인데요. 4년 연임제든 4년 중임제든 대통령이 직접 "연임하지 않겠다"고 선언해야 야당을 설득할 명분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파리 현지 동포들과 간담회에서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청와대가 이미 헌법 128조 2항을 들어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한 개헌은 개헌안 제안 당시 대통령에게 효력이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한 바 있는데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겁니다.
 
다만 야당이 요구하는 건 "연임하지 않겠다"라는 선언입니다. 이미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8일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정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이 연임이 없다는 선언을 직접 하지 않는 배경에 공소 취소 등이 자리 잡고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결국 개헌의 문을 열기 위해서는 이 대통령이 직접 공소취소와 개헌과 관련한 입장 표명이 필요한 상황인데요. 청와대 내부에서는 이 대통령이 직접 기자회견 등의 자리를 마련해 현재 내치와 관련해 설명하겠다는 구상이 나옵니다. 이와 관련해 이달 예정된 유엔총회 등의 국제 행사를 전후로 기자회견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이번 기자회견은 이 대통령의 결단을 부각하면서 '지지율 반전'을 모색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외치 '고차방정식'…파병 딜레마
 
더 큰 시련은 외치에 있습니다. 청와대는 대미 투자에 대해서도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해서도 "아직 정해진 바 없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발등에 불은 떨어져 있습니다. 
 
미국 행정부는 우리 정부에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서둘러달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특히 오는 11월 3일(현지시간) 미국 중간선거 일정을 거론하며 파병의 데드라인을 11월로 설정했다는 말도 나옵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중동에 현지 조사단을 파견하며 파병 여부를 줄타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압박대로 파병을 결정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이란은 이미 우리 측에 파병에 대한 공식 입장을 물으며 전쟁에 휘말릴 수 있다고 공개 경고하고 있습니다. 
 
국내 여론도 문제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3년 이라크 파병 당시에도 핵심 지지층을 위주로 반대가 거셌습니다. 게다가 이번 미국·이란 전쟁의 명분 자체가 부족하다 보니 국내 여론을 전쟁의 명분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파병을 보내지 않을 경우 대미 투자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미 미국의 거센 압박으로 인해 우리 정부는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에 30조원 규모의 자금을 쏟아부을 예정입니다. 또 최종 합의문에는 미국 내 원전 8기 건설,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등도 포함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당초 약속한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 규모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압박 상황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미국의 거센 압박은 북·미 회담과도 연계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방문을 계기로 북·미 회담 가능성을 연일 띄우고 있는데요. 페이스메이커 역할이 절실한 우리로서는 미국의 요구를 마냥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결국 외치에서도 이 대통령의 결단이 주목되는 시기입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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