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세계 2위 희토류 매장국인 브라질과 자원·공급망 협력을 약속한 이재명 대통령이 이제는 메르코수르(남미 공동시장)를 공략합니다. 남미 최대의 관세 동맹인 메르코수르와 한국 간 협상을 뚫겠다는 건데요. 오는 12월을 목표로 양국 실무그룹까지 설치됐습니다. 이 대통령은 브라질 일정을 마치고 칠레를 공식 방문해 자유무역협정(FTA) 현대화에도 나설 계획입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 대통령 관저에서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메르코수르 실무 그룹 구성…올해 12월 목표
브라질을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27일(이하 현지시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140분가량의 정상회담을 갖고 한·브라질 공동성명을 채택했습니다. 두 정상이 재회한 건 지난 6월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이후 약 한 달 만인데요. 두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을 통해 각별한 우정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이미 두 대통령은 '소년공 출신 대통령'이라는 공통의 경험으로 유대 관계를 쌓은 바 있습니다. 이날 이 대통령도 회담에서 "왼팔을 다쳐서 현재 장애를 갖고 있지만 이는 삶이나 세상 사람들을 위한 일을 하는 데 장애가 되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더 많은 사람들을 생각하게 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떠올리게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두 정상은 공동언론발표 뒤에는 재차 포옹하고, 룰라 대통령의 제안으로 손가락 하트를 만들며 기념 촬영도 했습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이은 브라질 방문은 새로운 공급망 활로를 찾는 것이 주요 목표였습니다. 이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 당시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대에 한국과 메르코수르 간 무역협정은 더는 미룰 수 없는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는데요. 아르헨티나·브라질·파라과이·우루과이로 구성된 남미 관세동맹은 남미 최대의 경제 블록인 동시에 리튬과 니켈 등 주요 광물자원이 풍부한 전략적 요충지로 꼽힙니다. 그중에서 브라질은 세계 희토류 매장량 2위로, 반도체 산업의 주요 요충지입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자원·에너지 분야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브라질은 세계적 핵심 광물 보유국으로, 양국 기업 및 기관 간 핵심 광물 공급망의 전 주기에 걸친 협력 확대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밝혔습니다.
메르코수르 협정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실무그룹 설치까지 진전했습니다. 해당 실무그룹은 브라질 부통령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직접 담당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오는 12월 제69차 메르코수르 정상회의를 계기로 협상 재개를 발표하기 위한 실무그룹입니다.
양국은 추가 실질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7건 체결했습니다. 우선 국내 기업이 브라질 발사장을 이용할 때 발사 허가 절차를 비롯한 양국 간 발사 규제를 간소화하기 약속했습니다. 달 탐사와 우주산업, 양국 위성 데이터 공유에서 이점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한국 기업 이노스페이스는 지난해 12월 국내 첫 상업 우주발사체 발사를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실시했습니다.
공급망 협력과 관련해서는 공급망 기초 요소와 바이오경제, 지속가능 연료, 산업 탈탄소화, 저탄소·지속가능 소재 및 첨단 전략산업 등 7개 분야에서 협력을 촉진하기로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과 정상회담 직후 브라질 경제·금융 중심지인 상파울루로 이동했습니다. 28일 상파울루에서 교민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진 이 대통령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경제사절단과 함께 한·브라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행사에 참석해 경제 협력 확대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반도체, 자동차, 인공지능(AI), 바이오, 철강, 항공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모여 제조·인프라와 첨단산업 등 협력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상파울루는 브라질 전체에서 외국인 투자가 50%가량 집중된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AI 넘어 글로벌사우스 '외연 확장'
브라질 국빈 방문 일정을 모두 마친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칠레로 이동할 예정인데요. 7박 11일 순방 일정의 반환점입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해 공급망과 AI에 있어 성과를 냈습니다. 특히 첫 순방지였던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AI 관련 주요 기업들이 총출동했는데요. 당시 모인 기업들의 기업가치만 해도 2경원이 넘습니다. 여기에 대한민국이 AI 산업의 대체 불가 공급 국가라는 것을 선언하며, 한·미 주요 기업들의 1400조원 협력도 발표했습니다.
29일부터 이틀 동안 칠레를 공식 방문하는 이 대통령은 올해 출범한 칠레의 신정부와 정상회담을 가집니다. 여기에 동포 만찬간담회와 한-칠레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일정도 예정돼 있습니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순방 사전 브리핑 당시 "남미의 핵심 경제 대국인 브라질·칠레·아르헨티나와의 교역 투자 확대와 시장 개척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의 외교 지평을 글로벌사우스로 확대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한 바 있는데요.
칠레의 경우 지난 2004년 체결한 한국 최초의 자유무역협정(FTA)인 한-칠레 FTA를 현대화하는 것이 이번 방문의 핵심 과제입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에페 통신> 서면 인터뷰에서 "2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디지털 무역, 환경 협력, 노동 기준, 성평등, 혁신과 같은 새로운 분야를 반영해 이 협정을 현대화할 기회를 맞았다"고 예고했습니다.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는 한국 대통령으로 22년 만에 아르헨티나를 공식 방문하는데요. 메르코수르 시장 개척은 물론 '글로벌 사우스(남반구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로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이후 이 대통령은 독일을 거쳐 3일에 귀국할 예정입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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