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토마토 송정은·동지훈 기자] 광주 시민들이 46번째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게 성난 민심을 내보였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전야제에서 자신을 겨냥한 비판에 날 선 반응을 보이면서 광주 시민과 대립각을 세웠습니다. 민주주의를 수호했던 금남로에는 윤석열정부에서 임명된 국가인권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분열의 불씨를 키웠습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장 대표는 18일 오전 11시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46주년 기념식에 참석했습니다. 장 대표의 5·18 기념식 참석은 취임 이후 처음입니다. 장 대표는 지난해 11월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려 했으나 시민사회단체 반발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이날 5·18민주광장을 메운 시민들은 입장하려던 장 대표를 둘러싸고 거센 말을 던졌습니다. 한 시민은 "자격 없는 사람이 왜 오느냐"며 개헌 무산 책임을 따졌고, 다른 시민은 "내란당을 왜 들여보내 주느냐"며 경찰에 항의했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46주년 기념식 참석을 마치고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민들 항의에 잠시 주춤했던 장 대표는 경호를 받으면서 물리적 충돌 없이 행사장으로 진입했습니다. 장 대표는 이 과정에서 "제대로 된 개헌을 하겠다"며 시민들 원성을 잠재우려 했지만 광장을 둘러싼 이들의 질타는 한동안 이어졌습니다.
안전 울타리 뒤편에서 이 대통령 축사를 지켜보던 A씨(여성·70대·광산구 거주)는 장 대표를 향해 "왜 왔는지 따지고 싶은 마음"이라며 "달걀이라도 있으면 던지고 싶다"고 읊조렸습니다. 서울에서 내려온 B씨(남성·40대·게임 개발자)는 "장 대표는 개인이 아니라 공당의 대표로 기념식에 참석했다"며 "5·18 정신을 담은 개헌을 반대한 정당의 대표라면 오늘 시민들의 비판은 응당 감내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장 대표가 광주 민심을 달래려 저자세를 취한 것과 달리 이준석 대표는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습니다. 전날 전야제 공연에서 자신을 '액'으로 평한 일부 공연자에 대한 불만이었습니다. 당시 전야제 무대에 오른 공연자들은 '정치검찰로 드는 액은 민주시민이 막아내고', '이준석이로 드는 액은 매불쇼가 막아내고' 등의 가사가 포함된 노래를 불렀습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영상을 공유한 뒤 "5·18에 대해서 단 한 번도 왜곡된 인식을 가진 적도 없고 문제 될 일도 없었던 사람에게는 주술적인 공격을 하는 것이 가당키나 한가"라며 "책임 있는 주최 측의 해명을 공식적인 경로로 요구하겠다"고 적었습니다. 이 대표는 이날 기념식에 참석하진 않았습니다.
광주에 있지 않으면서도 시민들 입방아에 오른 건 이 대표뿐이 아닙니다. 기념식 하루 전 불참을 통보한 안창호 인권위원장도 비판의 대상이 된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안 위원장의 5·18 기념식 불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안 위원장은 윤석열씨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내란죄 피고인들의 방어권 보장을 권고하는 안건에 찬성했고, 광주 시민들은 작년 5월18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안 위원장을 돌려보냈습니다.
기념식이 끝난 뒤 만난 C씨(남성·60대·자영업)는 "1980년 계엄군이 광주에 진입했을 때 고등학교 2학년이었다"며 "독재정권의 탄압에 맞선 민주주의 역사를 기리는 날에 와야 할 사람이 오지 않고 오지 말아야 할 사람이 왔다"고 탄식했습니다.
광주=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광주=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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