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정치 신인' 하정우 민주당 예비후보는 준비 기간이 짧았던 던 탓에 충분한 인지도를 쌓지 못한 모양샙니다. 비교적 잘 알려진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와 한동훈 무소속 후보를 바라보는 시선은 단일화를 기준으로 양분됩니다. 그중에는 낙선 시 두 후보 모두 정계를 떠나야 한다는 강경한 민심도 있었습니다.
다음달 3일로 예정된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는 하정우·박민식·한동훈 후보 등 세 명이 출마합니다. 전재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사퇴하면서 공석이 된 부산 북갑 의석은 부산 정치 지형을 바꿀 수 있습니다. 13일 <뉴스토마토>가 부산 북갑에서 만난 유권자들의 표심은 제각각이었습니다. 먼저 청와대를 떠나 민주당 품에서 출마한 하 후보는 줄곧 부산 북구 출신인 점을 강조했습니다. 지난 10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선 자신의 출마를 "북구 아들의 귀환"이라고 빗대기도 했습니다.
하정우 민주당 부산 북갑 보궐선거 예비후보가 시민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정우, 인지도 쌓는 중…여론조사에선 앞서
하지만 지역 민심은 하 후보 기대치와는 달랐습니다. 구포시장에서 추어탕집을 운영하는 A씨(여성·50대)는 "하 후보가 누군지 뉴스에 나오기 전까지 몰랐다"며 "북구는 어르신 인구가 대부분이라 아직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라고 귀띔했습니다.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B씨(여성·20대)도 "지난달쯤 기사를 보면서 하 후보 이름을 접했는데, 잘 알지는 못한다"며 "최근 여론조사에서 숫자가 높게 나온 것까지만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B씨가 언급한 숫자는 지난 11일 발표된 <KBS부산총국·한국리서치> 여론조사 결과(5월8~10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전화면접조사)입니다. 결과를 보면, 지지도를 묻는 질문에 하 후보가 37%를 얻어 30%를 기록한 한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습니다. 박 후보 지지도는 17%였습니다. 당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선 하 후보 38%, 한 후보 28%, 박 후보 16% 순으로 나타났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그래픽=뉴스토마토)
단일화가 갈라놓은 '보수 표밭'
한 후보 지지자는 여론조사 결과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구포시장 근처에서 만난 C씨(여성·60대)는 "여론조사를 그대로 믿으면 안 된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C씨는 그러면서 박 후보와의 단일화에도 강한 반감을 드러냈습니다. C씨는 "박 후보와 단일화하지 않아도 하 후보를 충분히 이길 수 있다"며 "한 후보 지지자로서 단일화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만덕동에서 만난 D씨(남성·50대)는 정반대 의견을 내놨습니다.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D씨는 "보수가 이기려면 단일화를 해야 한다"며 "정치라고는 해본 적도 없는 초짜한테 지면 박 후보, 한 후보 둘 다 정계에서 은퇴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D씨는 하 후보의 연이은 구설수에도 보수 진영이 승리하지 못할 가능성까지 상정했습니다. D씨는 하 후보가 상인과 악수한 뒤 손을 털었던 모습을 상기시키며 "하 후보가 상인 손 더럽다고 (악수한 뒤 손을) 닦았는데도 (보수 후보가) 불리한 건 단일화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도 했습니다.
두 후보의 단일화를 바라는 목소리는 시민사회에서도 나왔습니다. 부산범시민사회단체연합은 이날 오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성명서를 내고 "두 후보는 더 늦기 전에 만나 부산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방식의 단일화와 통합 방안을 즉각 협의해야 한다"며 "단일화 가능성 자체를 원천 부정하고 분열을 고착화하는 태도는 부산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부산을 볼모로 한 정치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한동훈 무소속 부산 북갑 보궐선거 예비후보(왼쪽)와 박민식 국민의힘 예비후보. (사진=연합뉴스)
역효과 부른 '고향 마케팅'
세 후보에 대한 공통적인 문제 제기는 '진짜 북구 사람이 아니다'라는 문장으로 귀결됐습니다. 세 후보는 제각각 북구가 고향이라는 점, 북구의 아들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만덕동에 거주하는 40대 편의점주 E씨는 모든 후보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던졌습니다. E씨는 "전부 여기가 고향이라고 하는데 하 후보는 고등학교까지만 나왔다"며 "20년 넘게 (서울에서) 살았으면 서울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박 후보에 대해선 "부산 싫다고 떠났다가 자리가 비니까 돌아온 기회주의자"라고 평가한 뒤 한 후보에 대해선 "이제 막 이사 와서는 (부산이) 고향이라 한다"고 질타했습니다. E씨는 또 "'외지인인데 그래도 잘해보겠다'라는 사람이면 몰라도 말로만 고향을 외치는 사람밖에 없다"며 "누굴 뽑겠나"라고 되물었습니다.
부산=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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