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위원장 해임 결격사유 공방…사조위 출발부터 삐걱
‘1억1900만원 용역’ 두고 결격사유 해석 충돌
국무조정실 “항공·철도법 근거 결격사유 해당”
“총액인지, 실제 대가인지 해석에 여지” 반발
참사 조사 최종 보고서 6월 발표도 미뤄질 듯
2026-05-18 11:21:00 2026-05-18 11:21:00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무안공항 제주항공(089590) 여객기 참사 발생 500일이 지난 가운데, 사고 조사의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를 위해 올 초 국무총리실 산하로 이관된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가 발족 직후부터 삐걱거리고 있습니다. 새 위원장으로 위촉된 항공 전문가를 임명 직후, 결격사유를 이유로 해임하면서 국무총리 보좌기관 국무조정실과 당사자 간 공방으로 번지는 모습입니다. 사조위 위원장 공백이 발생하며, 다음달로 예정된 참사 조사 최종보고서 발표도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세종시 어진동에 위치한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사진=뉴시스)
 
18일 국무조정실이 최혁진 무소속 의원실에 제출한 ‘사조위 위원장 해임 관련 자료’를 보면, 국무조정실은 지난 3월6일 권보헌 극동대 항공안전관리학과 교수를 사조위 위원장으로 위촉하고, 이날 위원장을 비롯해 새롭게 구성된 사조위를 발족했습니다. 그러나 위촉 직후 엿새 만인 12일, 국무조정실은 권 교수에게 결격사유가 확인됐다며 ‘당연해임’을 통보했습니다.
 
국무조정실은 당연해임의 근거로 항공·철도사고 조사법 제8조를 들었습니다. 해당 조항은 항공사업자 등으로부터 최근 3년 이내에 연구개발 과제 등 총 1000만원 이상의 용역을 수탁해 수행하거나 수행했던 사람은 위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무조정실은 권 교수가 국토부 발주 ‘항공종사자 표준교재 개정 용역’의 책임자였다는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해당 용역 규모는 1억1900만원으로, 조종사·정비사·관제사 등의 표준교재 개정을 위한 사업입니다.
 
이에 대해 권 교수는 해당 법 적용 자체가 과도한 확대해석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권 교수는 “자신은 학교법인 소속 교원이며, 실제 용역 주체는 대학 산학협력단으로 별도의 법인인 만큼 자신을 계약상 수탁자와 동일하게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권 교수는 용역 규모도 달리 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권 교수는 “전체 용역 규모는 1억1900만원이지만, 실제 받은 금액은 약 600만원 수준”이라며 “법 조항의 ‘총 1000만원 이상’이 계약 총액을 의미하는지, 개인이 실제 받은 경제적 대가를 의미하는지 해석의 여지가 있다”고 했습니다.
 
권 교수는 다른 독립 규제 기관의 사례도 들었습니다. 공정성과 독립성이 사조위보다 강조되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은 결격사유 규정에서 관련 기관의 임직원(교원은 제외한다)으로 근무하고 있거나 퇴직한 날부터 3년이 경과 되지 않은 사람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권 교수는 “사조위를 전문성을 갖춘 외부 전문가 중심 조직으로 개편하겠다고 하면서 국가 연구용역에 참여한 교수들까지 배제하면 현실적으로 전문 인력을 구성하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권 교수에게 당연해임을 통지한 국무조정실은 새 위원장 선임을 위해 후보자 풀을 구성한 상태입니다. 권 교수는 국무조정실의 통보에 불복해 가처분 신청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국무조정실 측은 “권 교수의 결격사유가 확인되어 이를 본인에게 통보했다”며 “각 대학과 항공·철도 관련 연구기관 등에 후보자 추천을 요청해 후보군을 구성, 현재 자격요건과 결격사유를 검토 중으로 검증 절차를 거쳐 임명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국토부 산하 조직이었던 사조위는 참사를 키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콘크리트 둔덕에 대한 책임이 자유롭지 않은 국토부에 대한 조사 독립성과 공정성 논란에 휘말렸습니다. 이후 사고 조사 독립성 강화를 위해 지난 2월 말 국무총리실 산하로 이관됐습니다. 하지만 출범 직후부터 위원장 선임 논란이 불거지면서 조직 안정화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업계에서는 당초 오는 6월로 예상됐던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최종 조사보고서 발표 일정 역시 늦어질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