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상한 족쇄 푼 기업은행…희망퇴직제 도입도 기대
감사원 지적에 2015년 이후 희망퇴직 중단
2026-05-15 13:46:42 2026-05-15 13:46:42
[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금융당국이 기업은행(024110)에 대해 총액인건비 예외 적용을 승인하면서 희망퇴직이 재개될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기업은행은 그간 총액인건비 규제 탓에 희망퇴직자에게 특별퇴직금을 지급하기 어려웠는데요. 이번 인건비 상한선이 풀리면서 희망퇴직금 지급 기준 완화 논의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열린 1차 경영예산심의위원회에서 기업은행 총액인건비 예외 적용 논의를 마무리했습니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은 직원들에게 지난해까지 쌓인 미지급 시간외수당 약 830억원을 지급하게 됩니다. 임원을 제외한 직원들은 평균 600만원 안팎의 미지급 수당을 받을 예정입니다. 기업은행은 내부 전산 시스템 정비를 거쳐 지급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그동안 금융위 등은 다른 공공기관과의 형평성 문제 등을 이유로 기업은행 총액인건비 예외 적용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왔습니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문제를 언급한 이후 분위기가 급변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업무보고에서 "기업은행 임금체불 때문에 말이 많다"면서 "총액을 정해두면 돈이 있어도 못 주는 산하 공공기관이 있다. 법률 위반하면서 운영하도록 정부가 강요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총액인건비 예외 적용이 기업은행의 희망퇴직 재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기업은행 희망퇴직은 2015년 이후 사실상 중단된 상태입니다. 당시 감사원이 국책은행 퇴직금 문제를 지적한 이후 정부가 퇴직금 지급 기준을 강화하면서 대규모 특별퇴직금 지급이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기업은행 노사는 올해 노사선언문에 '희망퇴직 문제 해결을 위해 유관기관과 적극 협의한다'는 내용을 담은 상태입니다.
 
기업은행은 국책은행 특성상 총액인건비 규제를 적용받고 있습니다. 총액인건비 제도는 공공기관의 급여·상여·복리후생비 등 인건비 총액에 연간 한도를 설정하는 제도입니다. 이미 한도를 소진하면 추가 시간외수당이나 특별퇴직금 지급이 어려워집니다. 퇴직금 지급이 총액인건비에 걸려 있어 시중은행처럼 특별퇴직금을 지급할 수 없는데요. 직원 입장에서는 임금피크제 외에는 선택지가 없는 상황입니다.
 
반면 시중은행들은 디지털 전환에 맞춰 매년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 희망퇴직자는 2023년 2392명, 2024년 1987명, 지난해 2364명 등 매년 2000명 안팎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퇴직자들에게는 통상 30개월치 이상의 특별퇴직금도 지급됩니다.
 
기업은행 내부에서는 희망퇴직이 단순한 구조조정이 아니라 인력 순환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임금피크제 대상 인력이 늘어나면서 실제 영업 현장에서 근무할 수 있는 인력이 줄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임금피크 대상 인원이 늘면서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 이야기가 계속 나온다"면서 "희망퇴직이 가능해지면 신규 채용과 인력 순환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총액인건비 예외 적용이 확대될 경우 다른 공공기관과의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희망퇴직금까지 총액인건비 예외를 인정할 경우 국책은행뿐 아니라 다른 공공기관 노조 요구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시간외수당은 법정수당 성격이 강하지만 희망퇴직금은 대규모 일시금 지급 문제와 연결된다"면서 "정부가 어디까지 예외를 인정할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금융당국이 IBK기업은행의 총액인건비 예외 적용을 사실상 확정하면서 장기간 멈춰 있던 희망퇴직 논의에도 물꼬가 트일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사 전경.(사진=뉴시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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