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팔다 ‘규제 덫’ 걸릴라…미 보안인증에만 5억원 훌쩍
율촌, K-방산 해외 진출 전략 세미나 개최
현지 합작법인 ‘경업 금지’ 등 독소조항 점검
2026-05-12 16:12:54 2026-05-12 16:12:54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K방산이 단순 무기 체계 판매를 넘어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 단계로 진화하면서, 복잡해진 글로벌 법률 규제망을 돌파하기 위한 철저한 사전 대비가 시급해졌습니다. 미국 조달 시장 진입을 위한 수억원대 보안 인증부터 현지 합작법인(JV) 내 지배구조 리스크, 첨단 산업 전반으로 뻗은 전략물자 수출 통제까지 촘촘해진 규제의 덫을 피하려면 실무 차원의 맞춤형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제언이 나옵니다.
 
송광석 율촌 변호사가 12일 열린 'K-방산 기업의 글로벌 진출 전략과 주요 규제 대응 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12일 법무법인 율촌은 ‘K-방산 기업의 글로벌 진출 전략과 주요 규제 대응 세미나’를 열고 방산기업의 해외 진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요 법률 리스크와 맞춤형 대응 전략을 공유했습니다.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미국 국방부 사업 참여의 필수 관문인 사이버보안 성숙도 모델 인증(CMMC)이 꼽혔습니다. 송광석 변호사는 “미국 연방정부에서 다루는 보호 대상 정보(FCI·CUI)에 대한 일정한 보안 기준인 CMMC가 작년 11월부로 전면 시행에 돌입했다”며 “미국 내에서도 공포 마케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는 절차”라고 설명했습니다.
 
당장 올해 말부터 강화되는 인증 요건이 미국 조달 시장 진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송 변호사는 “올해 11월 10일까지인 1단계 기간에는 자체 평가만 하면 되지만 11월 11일 2단계부터는 제3자 인증(C3PAO)을 거쳐야 한다”며 “미국 현지 인력이 방한해 인증을 진행해야 해 비용만 5억원 이상 소요되고 2028년 완전 적용을 앞둔 만큼 사업 타당성과 행정 소요 시간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지 거점 구축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 과정에서 파트너사와의 정교한 계약 설계가 지닌 중요성도 부각됐습니다. 유종권 변호사는 “방산 합작법인은 특정 프로젝트를 매개로 설립되고 파트너사 역시 현지 방산업체일 가능성이 높다”며 “사업 목적을 최초 프로젝트에 한정할지 미리 정하고, 향후 시장 경쟁을 피하기 위한 경업 금지 의무 규정을 명확히 세워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12일 법무법인 율촌이 개최한 ‘K-방산 기업의 글로벌 진출 전략과 주요 규제 대응 세미나’에서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합작법인 운영 중 발생할 수 있는 경영권 교착 상태와 방산 기술 이전도 핵심 점검 대상입니다. 유 변호사는 “분쟁 시 지분율 변동이나 주식 양도는 현지 정부 승인이 필요할 수 있어 합작회사의 존속 방안을 미리 검토해야 한다”며 “한국 기술로 현지에서 물자를 생산할 경우 방산 기술 자체에 수출 통제가 적용돼 기술 수출 예비 승인과 보호 대책 심사 등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전략물자 수출 통제의 범위가 전차 등 전통 무기를 넘어 반도체, 인공지능(AI), 배터리 등 첨단 제조 분야 전반으로 확대되는 흐름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입니다. 손승우 고문은 “글로벌 수출 통제가 기술 원천까지 추적하므로 기업은 공급망과 사용자의 법적 적격성을 상시 검증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기술 유출은 단순 사고가 아닌 경영진 책임 영역으로 이동해 최고보안책임자(CSO) 등 C레벨 중심의 통합 관리 체계가 요구된다”고 했습니다.
 
민수용으로 수출하는 장비라도 군사용으로 전용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와 철저한 검증 절차도 요구됩니다. 손 고문은 가상의 드론 부품 수출 시나리오를 예로 들며 “인도 기업에 단순 농업용 드론 고성능 위성항법장치(GPS) 부품을 수출하더라도 이것이 미사일 유도 장치로 전용될 위험이 존재한다”며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차단하려면 수출 전 부품 전문 판정을 신청하고 수입 업체가 거부자 목록(Entity List)에 있는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제3국으로 재수출하지 않겠다는 최종사용자 확인서(EUC)를 수령하는 등 수출 전 단계에 걸친 촘촘한 확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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