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 사후조정 난항…“시한 없어”
이틀 연속 마라톤 협상…성과급 쟁점 여전
총파업 현실화 가능성 확대…주주들 반발
중재안 필요성 제기…“파업 연기 고려해야”
2026-05-12 17:03:16 2026-05-12 17:10:40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21일 총파업을 앞두고 막판 협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날 약 12시간 협의를 진행한 데 이어 추가 논의를 계속하고 있지만, 노사 간 이견이 커 이날 종료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시한을 두기보다 양측 요구를 최대한 청취하며 조정안을 마련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천문학적인 규모의 금액이 거론되는 만큼 업계는 물론 주주들의 관심도 쏠리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추후 논의를 약속하고 파업을 미루는 식의 중재안을 통해 양측이 한 발씩 물러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삼성전자 노사가 12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 회의에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김형로 삼성전자 부사장, 황기돈 중앙노동위원회 준상근조정위원,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왼쪽부터).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는 12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노사 사후조정 회의에서 총파업 전 막판 협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총파업까지 약 10일 남은 상황에서, 국가 경제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조기 결론을 내리기보다 양측의 이견을 좁히는 데 방점을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노사 갈등의 핵심 쟁점은 성과급 재원 기준의 구체화 및 제도화 여부입니다. 노조 측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마련하고 상한을 폐지(연봉의 50%)하는 한편 이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최 지부장은 전날 “회사가 (성과급 기준) 제도화에 대해 입장이 없으면 저희는 조정이 안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명문화라는 말을 믿지 못하겠고, 명확하게 제도화 관점에서 보려고 한다”고 한 바 있습니다.
 
반면 사 측은 현행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에 특별보상을 결합하는 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영이 어려울 때는 현행 OPI 제도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고, 실적이 좋을 때는 별도 특별성과급을 추가 지급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일각에서는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천문학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노조 측은 파업 기간 하루당 약 1조원씩 총 20조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또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는 전날 “삼성전자에서 상당한 수준의 생산 차질이나 운영 불확실성이 발생할 경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공급 병목 현상과 가격 변동성 확대, 조달 안정성, 전반적인 공급망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한층 커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지난달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조합원들이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안정훈 기자)
 
합의 불발에 따라 총파업 수순으로 이어질 경우 주주들의 불만도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날 대한민국삼성전자주주행동실천본부는 “반도체 라인을 전면 중단하는 건 안 된다. 거래처를 다 뺏길 수 있고, 한국 반도체 산업에 사형선고를 내리는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다른 주주 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파업으로 회사 자산에 손상이 발생할 경우 파업 참여 노조원을 대상으로 ‘제3자 권리침해’ 법리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에 나설 수 있다고 예고한 바 있습니다.
 
다만 노조 요구안이 수용될 경우 성과급이 사실상 고정비 성격을 띠게 되면서 향후 투자 여력과 경영 유연성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노사가 중재안이라도 마련해 추가 협상의 여지를 남겨둬야 한다고 제언합니다. 우석진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SK하이닉스 노사가 먼저 합의한) 10%가 업계 표준이 되는 느낌이 있다. 그 수준으로 맞추되 주식 등 다른 방안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찾을 수 있다”며 “중재안을 만들고 합의까지 파업을 조금 미루는 것도 주주 등의 불만을 잠재우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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