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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알뜰폰 소지자도 정확한 위치 파악 가능"
문희찬 한양대 교수, 이동통신 신호기반 정밀 위치측정 시스템 개발해 시연
2022-08-09 17:04:34 2022-08-11 08:37:10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구조 대상자가 3층 화장실에 있는 걸로 파악됐습니다. 전 대원 3층으로 신속히 이동해 구조 대상자를 구조해주시길 바랍니다."
 
9일 이동통신 신호만으로 신고자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기술 시연이 한양대 서울캠퍼스 공업센터본관에서 이뤄졌다. 신호가 발견되는 건물에 진입하는 구조대원 역할을 부여받은 세 명이 신호측정기를 들고 각각 2, 3, 5층을 돌자 3층에서 신호가 세지고 서버 화면에서는 빨간색으로 표시됐다. 
 
이들은 신호수집 단말기를 소지하고 지원 현장에서 위치측정서버로부터 전달받은 구조 대상자 위치를 단말기 화면으로 확인하며 구조활동을 수행했다. 수평 및 수직 위치정보 파악이 가능하며, 건물 실내 지하 등 장애물이 있는 공간에서도 정확한 수평과 수직 위치를 10m 이내의 오차 범위로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통신시스템연구실 문희찬 교수가 개발한 이동통신 신호기반 정밀 위치측정 시스템(HELPS)은 WiFi나 위성 GPS 신호가 필요하지 않고, 알뜰폰·피처폰·외신폰 등 통화 가능한 모든 휴대폰에 대해 정밀 위치 측정이 가능하다. 상용화된다면 최근 알뜰폰 소지자가 휴대폰으로 112 신고를 했는데도 경찰이 신고자 위치를 찾지 못해 인명 피해가 발생했던 것과 같은 사례를 막을 수 있다. 
 
문 교수는 "구조대원들이 맨손으로 현장에 도착해 육안으로 신고자를 찾은 것이 종래의 일이라면 과학적 연장을 하나씩 들려주면 정확한 위치를 파악해 그간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호측정기의 주파수만 바꿔 이통사가 사용하는 모든 주파수 내역을 지원 가능하도록 설계하고 있어 통화가 되는 모든 핸드폰은 지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통신시스템연구실 문희찬 교수가 이동통신 신호기반 정밀 위치측정 시스템(HELPS)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현재 긴급 신고자의 위치는 WiFi와 위성 GPS 신호, 기지국 셀로 파악하지만 기지국 방식의 위치값 오차가 최대 2㎞나 되고 GPS신호는 건물 내에서 잡히지 않는다는 기술적 한계가 있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측정한 지난해 이통3사의 긴급구조 위치 정확도는 GPS 53.8m, WiFi 56.1m, 기지국 146.3m로 나타났다. 50m에 건물이 밀집된 경우 수색과 구조 활동에 상당한 시간이 허비되는 문제점이 있었다. 
 
다만 해당 기술이 상용화되긴 위해선 기지국의 소프트웨어 변경이 필요하다. 시연에 참관한 KT 관계자는 "시연을 위해 매크로 옥외기지국을 구성해 인위적인 환경을 만들었지만 상용화를 위해선 기지국 장비사들이 지원해줘야 하는 부분이 필요하다"면서 "통신사 입장에서는 구조 요청이 들어오면 기지국 단위에 특정 리소스를 지정해 받게 하도록 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문 교수는 국민 안전을 위해 위치 정보 파악 등을 정책적으로 의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미연방통신위원회(FCC)는 무선 전화로 긴급구조 요청이 접수된 경우 정밀한 위치정보 제공 의무와 기술적 요건을 채택해 수직 위치(z축) 정보를 제공하도록 했다. 단말기를 일일이 바꾸는 것보다는 통신사와 기지국 장비사들의 사회적 책무를 이행하도록 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얻는 편익이 훨씬 크다는 입장이다. 
 
이동통신 신호기반 정밀 위치측정 시스템(HELPS)을 활용해 신고자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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