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윤석열을 향한 '검·경 공동체' 의혹
입력 : 2021-07-05 06:00:00 수정 : 2021-07-09 15:50:24
야권 유력 대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 장모 최모씨가 지난 2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및 의료법위반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그간 누누이 강조해왔듯이 법 적용에는 누구나 예외가 없다는 것이 제 소신"이라는 것이 윤 전 총장의 입장 전부다. 최씨 선고 직후 통화한 한 측근은 윤 전 총장이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과연 그럴까.
 
'처가의 일일 뿐'이라고 선을 긋는다면 일단 윤 전 총장의 말을 이해 못 할 바가 아니다. 그러나 지금이 대선 국면이고, 그가 야권 유력 대선 후보라는 측면에서 보면, 이렇게 대충 '퉁'치고 넘길 일이 아니다.
 
법원이 판결에서 설명한 법리적 문제를 제외하고 상식선에서 이 사건을 정리해보자. 큰 얼개는 두개다. 윤 총장이 장모의 요양병원 사업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와 동업자 3명이 유죄확정 판결을 받을 동안 최씨가 법망을 피하는 과정에 그가 연루돼 있는지 여부다. 
 
공판 과정에서의 진술을 가만히 들어보면, 최씨는 본인도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법을 위반했는지는 모르겠고, 동업자들에게 빌려 준 돈 2억원을 받기 위해 요양사업에 뛰어들어 어찌어찌 이사장까지 맡았으나 2억원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운영에 나섰다'는 것이다. 너무도 순진하고 거침 없어 억울한 면도 있지 않을까 하는 인정적 의문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런 의문은 또래의 평범한 70대 할머니가 할 이야기고, 화려한 투자사업 이력을 가진 최씨 입에서 나올 이야기는 아닌 듯 싶다. 게다가 검사 사위가 옆에 있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윤 총장은 어땠을까. 그가 부인 김건희씨와 혼인한 때는 2012년 3월이다. 나이 쉰 셋이었다. 어렵사리 얻은 꽃같은 신부는 매일 그것도 하루종일 업고 다닐만큼 귀하고 소중했을 것이고, 삼시세번 처가 말뚝을 보고 절을 해도 웃음이 나왔으리라 보는 게 인지상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장모가 무슨 큰 사업을 한다는데 명색이 '대한민국 제일 검사'라는 사위가 '아 몰랑'하고 있었다고 보기는 도무지 쉽지가 않다. 훈수라도 한마디 두는 것이 자연스럽다. 아니라면, 윤 전 총장은 그토록 무심한 사위였나.
 
검사가 아니라 새내기 변호사더라도 장모의 사업이 위법 소지가 강하다는 것은 단박에 알 수 있는 문제다. 이 시기 윤 전 총장은 반부패 척결 선봉에 선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거쳐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형사소송법상 공무원은 그 직무를 행함에 있어 범죄가 있다고 사료하는 때에는 고발하여야 한다. 반면, 법은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고소하지 못한다고 정했다. 그렇더라도 윤 총장으로서는 장모가 '위험한 일'을 한다고 나서면 말렸어야 했다.
 
2016년 6월 경기 파주경찰서는 이 사건을 수사해 동업자 3명을 검찰에 송치하면서 최씨는 무혐의 처분했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도 그대로 기소해 동업자들은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부터 징역 4년까지를 선고받아 각각 판결이 확정됐다. 이번 최씨 1심 선고와는 배치된다.
 
대선판과 법조계에서는 윤 전 총장이 위세를 이용해 최씨의 기소를 막았다는 의혹을 끊임 없이 제기해왔다. 윤 전 총장은 당시 자신은 그럴만한 위치가 아니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 시기 윤 전 총장은 말만 검사이지 '야인'이었다. 박근혜 정권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로 국정원 간부들을 줄줄이 법정에 세운 것이 화근이 돼 좌천에 좌천을 거듭했다.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이 맡았던 대구고검 검사·광주고검 검사가 무슨 대단한 고위직인 것 마냥 소란스럽지만 그 보직이 '종이 호랑이'라는 사실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그렇다면, 검·경이 스스로 최씨를 기소하지 않았을 가능성은 없었을까. 최씨가 윤 전 총장의 장모라는 사실은 모르기가 더 어려웠을 게다. 그 시절 윤 전 총장은 '야인'이었을지언정 살아있는 권력의 부패에 항거했다가 좌천 당한 영웅으로 추앙받았다. 경찰도 정권으로부터 같은 이유로 미운털이 박혀 윤 전 총장 내지는 검찰과 '동병상련'의 분위기가 분명 있었다. 특히 검찰은 지금까지도 윤 전 총장을 '큰형님'이라고 부르며 따르는 이가 많다. 
 
검·경이 윤 전 총장 처가나 본인의 사건을 두고 '알아서 기었다'고 하더라도 기소여부는 사법적 판단 영역이니 위법성을 따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을 고르는 국민의 눈에는 선명하게 흑백이 나뉜다. 장모 최씨의 '요양급여 사기사건'은 시작일 뿐이고, 윤 전 총장의 '처가 의혹'은 대부분 비슷한 시기에 뿌리를 뒀다. 윤 전 총장으로서는 이를 국민 앞에 얼마나 명확히 설명할지 기대된다. 그렇지 못할 경우엔, 검경이 답해야 할 것이다.
 
최기철 사회부장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최기철

오직 진실이 이끄는대로…"반갑습니다. 최기철입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