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11월 코스피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잇따라 경신하고 있지만 12월에는 상승 속도를 조절하는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4분기 코스피 강세를 따라잡지 못한 코스닥의 반등이 있을지도 관심사다. 다만 연말 양도세 회피 물량이 쏟아져 나오는 계절적 요인에 따라 코스닥 역시 강한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전망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는 12월 코스피 밴드를 2400~2600포인트로 제시했다. 코스피 지수가 2633포인트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증권가에서는 빠른 상승에 따른 피로도가 쌓인 만큼 2600포인트 내외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고 있다.
펀더멘털이 뒷받침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가와의 괴리가 크기 때문이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펀더멘털과 주가의 관계를 나타내는 버핏지수(시가총액 대비 GDP 비율)은 0.8배 미만 저평가, 1.0배 이상 고평가인데, 현재 코스피는 0.9배를 웃돈다"고 말했다.
4분기 들어 코스피를 따라가지 못한 코스닥 지수가 강한 반등을 줄지 관심사다. 코스닥 지수는 지난 9월 900선에 오른 직후 밀리기 시작해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코스닥은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지난 27일 1.26% 상승한 885.56 에 거래를 마쳤다. 연고점(905.56) 경신까지 가는 길은 멀어보인다.
개인의 코스닥 순매수 규모는 지난 8월 1조5154억원에서 9월 2조6568억원으로 급증했으나 10월에는 1조9387억원, 11월에는 4212억원(27일 기준)으로 급감했다. 기관의 코스닥 순매도는 8월 1조원에서 9월 1조7261억원, 10월에도 1조5061억원에 달했다.
코스닥의 경우 특히 대주주 양도세를 회피하려는 물량이 몰리는 연말 계절적 요인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투자자들이 우려했던 3억원 대주주 요건 기준은 철회됐으나 기존 10억원이 유지되는 만큼 개인들의 연말 차익 매물 출회도 변수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와 코스닥은) 공통적으로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개인들이 수급상 부정적 움직임을 보이는 경향이 존재하고, 올해는 개인 수급 비중이 예년에 비해 커진 만큼 이 움직임에 더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투자자 예탁금이 60조원대를 기록중인 만큼 개인의 자금 이탈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8일 65조원에 달해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대주주 회피 물량이 출회되면 연초에는 코스닥 랠리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코스피의 반도체 기업과 2차전지 종목들이 사상 최고 주가를 기록한 반면 이들 종목과 연계된 코스닥 종목의 주가는 횡보 중이다. 한화투자증권은 "내년 백신 출시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아직 코로나 여파로 상대적 주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하반기부터 실적 회복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업체들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코스피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연말까지 숨고르기 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외국인의 수급과 함께 개인의 연말 자금 동향도 지켜볼 변수다. 사진/한국거래소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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