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 재판에서 새로운 녹음 파일이 재생됐습니다. 오 시장 후원자 김한정씨와 명태균씨 간 통화 녹취인데, 오 시장 측은 유리한 증거로 판단했습니다. 반면 검찰은 오 시장 측과 다른 해석을 내놨습니다. 재판부도 “읽기에 따라 다르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구회근)는 16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 시장과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김씨의 다섯 번째 공판기일을 진행했습니다.
김씨와 명씨 사이 통화 녹취가 새롭게 증거로 등장했습니다. 김씨 측은 과거 사용하던 휴대전화에서 해당 녹음 파일을 발견했다며 최근 재판부에 제출했습니다. 통화 시점은 2021년 2월28일, 3월6일, 3월13일로, 오 시장이 명씨에게 의뢰했다고 지목된 여론조사가 모두 끝난 직후입니다. ‘오 시장이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했다’는 명씨의 진술에 반하는 내용이 담겼다는 게 김씨 측 주장입니다.
검찰은 해당 녹음 파일을 증거로 채택해선 안 된다고 반발했습니다. 김씨가 휴대전화 전체를 제출하지 않고 일부 녹음 파일만 선별해 제출한 점, 일부 녹음 파일은 원본이 아니어서 조작 가능성이 있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이날 재판부는 명씨 진술의 신빙성을 가릴 탄핵 증거로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상 탄핵 증거는 폭넓게 인정된다”며 “김씨 측이 녹음 파일을 불법적으로 취득했다거나 허위 조작한 정황은 없어서 검찰 부동의에도 불구하고 탄핵 증거로 채택한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녹음 파일은 법정에서 재생됐습니다. 김씨 측이 제출한 녹음 파일 중 오 시장 측이 선별한 18분 분량의 녹취였습니다.
오 시장 측은 녹취록을 통해 오 시장이 아니라 김씨가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사실이 증명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록에 따르면, 김씨는 “‘프로테이지(지지율) 잘 나오게 하겠다’ 해서 나는 뭐 니 얘기 듣고 했는데, 그 결과가 그래 안 되고” “이 양반 돕고 싶어서 내가 일을 했잖아” “거기서 원한 것도 아니고, 내 혼자 해가지고”라고 말합니다. 또 명씨는 “나는 형님(김씨)하고 오 시장 관계를 잘 몰랐잖아” “오 시장 관계 없이 형님하고, 형님이 그래 도와주고 해서”라고 말합니다.
이를 두고 오 시장 측은 “오 시장이 여론조사를 요청한 게 아니고, 김씨가 오 시장에게 도움을 주려고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요청하고 비용을 지급한 경위가 명백히 확인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검찰은 오 시장 측이 법정에서 언급하지 않았던 녹취 내용을 지적하며, 오히려 공소사실에 부합하다고 맞섰습니다. 녹취록에 따르면, 김씨는 명씨와 여론조사 기법과 조작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다 “그래 이해가 가. 오 시장이 조작해 달라고 할 사람이 아니라고. 강철원이 잘 만들어준다고, 너도 잘 만든다는데, 나도 조작인 줄 알았어”라고 말했습니다.
검찰은 “기존 김씨 주장은 명씨가 여론조사로 사기치다가 강 전 부시장과 싸운 뒤 명씨를 소개받았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강 전 부시장이 명씨에 대해 오 시장에게 유리한 사람이라고 말할 리가 있냐. (김씨 주장과 달리) 그 전에 (오 시장으로부터) 소개받은 거 아니냐”고 지적했습니다.
주심 판사도 이 부분을 언급하며 “(녹취록을) 보기에 따라 ‘오 시장은 여론조사를 하는 건 알지만 조작해 달라고 할 사람은 아니다’ ‘강철원은 (명씨가 여론조사를) 잘 만들어준다고 했다’고 읽히기도 한다”고 짚었습니다.
주심 판사는 또 김씨가 명씨에게 “강철원과 통화했니”라고 묻는 부분을 언급하며 “김씨 주장에 의하면 명씨는 오세훈 캠프와 척을 진 상태인데, 왜 명씨에게 통화를 확인하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김씨는 “저 몰래 강 전 부시장과 통화한다고 생각해 추궁한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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