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SK하이닉스(000660) 노사가 기존 잠정합의안 부결 이후 마련한 임금단체협약(임단협) 수정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가결됐습니다. 첫 잠정합의안이 불과 25표차로 부결된 지 약 3주 만입니다. 성과급의 현금 지급 비중을 높이고 주식 선택권을 확대한 수정안이 통과되면서 노사는 추석 연휴 전 임단협 타결 수순을 밟게 됐습니다.
경기 이천시 SK 하이닉스 본사. (사진=뉴시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전임직(생산직) 노조는 전날 오전 6시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2026년도 임단협 재합의안 찬반의 건’에 대한 조합원 총투표를 진행한 결과, 재합의안은 8731명(57.08%)가 찬성해 최종 가결됐습니다. 이천·청주 전임직 노조 전체 조합원 1만6039명 가운데 1만5297명이 참여해 투표율 95.37%를 기록했으며, 6566명(42.92%)이 반대했습니다.
첫 잠정합의안 투표 당시 49.92%(7510명)였던 찬성률은 이번 투표에서 약 7%포인트(p) 상승했고, 찬성표도 1221표 늘었습니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추석 전 재합의안에 대한 조인식을 진행하고 올해 임단협 절차를 공식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앞서 노사는 지난달 임금 6.3% 인상과 PS의 40%를 현금으로, 60%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내용 등을 담은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실시된 전임직 노조 조합원 투표에서 반대 7535표(50.08%), 찬성 7510표(49.92%)로 불과 25표 차로 부결됐습니다.
당시 구성원 사이에서는 기존 현금 중심의 성과급 지급 방식에서 주식 비중이 크게 확대된 것에 대한 불만이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가 변동에 따라 실제 보상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반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노사는 재교섭을 통해 현금 비중을 확대하고 기존 이연 지급분을 앞당기는 등 성과급 지급 조건을 조정했습니다. 최대 쟁점이었던 초과이익분배금(PS)의 현금 지급 비중을 기존 40%에서 50%로 높이고 주식 지급 비중은 60%에서 50%로 낮췄습니다.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 M15 모습. (사진=SK하이닉스)
전체 PS 가운데 당해 지급되는 80%는 현금 50%와 주식 30%로 나눠 지급하고, 나머지 20%는 1년 뒤와 2년 뒤 각각 10%씩 주식으로 이연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또 주식 지급 비율은 구성원이 50%에서 최대 100%까지 10%p 단위로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산정된 PS 가운데 향후 2년에 걸쳐 지급할 예정이던 이연분 20%는 시기를 앞당겨 올해 한꺼번에 선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제도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선을 줄이기 위해섭니다. 주식 지급 과정에서 주가 상승으로 추가 발생하는 비용은 회사가 부담합니다. 복지 혜택의 경우 기존 ‘기혼 가구’를 대상으로 한 추가 지원 기준에 ‘한부모가정’을 포함해 주거 지원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정안에서 PS의 현금 지급 비중이 늘어나고, 이연 지급금을 앞당겨 올해 지급하기로 한 점이 조합원의 표심을 움직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반대가 42%가 나올 정도로 재합의안에 대해서도 구성원 내부에서 갑론을박이 계속됐던 것으로 안다”면서 “다만 이연 지급금 선지급, 현금 비중 증가 등이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노조가 재투표 과정에서 60여 차례 구성원 설명회를 열어 성과급 제도 변경의 취지와 지급 방식 등을 설명하며 조합원과 소통에 나선 점도 가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어려운 과정에 함께해준 노동조합과 구성원들께 감사하다”며 “앞으로 직면하는 문제들도 회사와 구성원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스스로 헤쳐나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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