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구글 인앱결제 방지법, 언제까지 방치할 건가
입력 : 2021-06-10 06:00:00 수정 : 2021-06-10 06:00:00
'구글 갑질방지법'이라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약 8개월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국내 콘텐츠 생태계를 위협하는 '구글의 게임 외 콘텐츠 30% 수수료 적용 및 인앱결제 의무화'를 막기 위해 국회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기간 내에 이를 처리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야당이 통상 분쟁 등의 우려를 제기해 법안 처리가 미뤄졌다. 구글이 수수료 정책 변경을 공식화한 2020년 9월 이후 7개의 관련법이 발의됐으나, 결과적으로 모두 법안소위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 
 
구글의 정책 변경 일자가 약 3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해를 넘긴 법안은 업계의 타들어 가는 속과 함께 방치됐다. 유병준 서울대 교수에 따르면 구글 인앱결제 강제 및 수수료 인상으로 올해만 약 2조1127억원의 콘텐츠 산업 매출과 1만8220명의 노동력 감소가 일어날 전망이다. 오는 2025년까지 발생할 피해액은 5조원에 이른다. 야당인 국민의힘의 전당대회가 끝나는 오는 11일 이후 국회는 법안소위를 열고 구글 인앱결제 방지법을 처리할 전망이지만, 소위 개최 여부마저 확신할 수 없는 상태다. 
 
현재 전 세계 곳곳에서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를 막기 위한 입법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아직 입법에 성공한 곳은 없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하나둘 생겨나는 중이다. 가장 먼저 미국 애리조나 주 하원에서 관련 법이 통과됐고, 이를 따라 노스다코타·조지아·플로리다·일리노이 주 등도 관련법 마련에 나섰다. 지난 4월 열린 세계 주요국 경쟁 당국 간 국회 화상회의에선 영국이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연합(EU), 호주 등 11개 국에 디지털 시장 규제와 법 집행 사례를 공유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에픽게임즈를 비롯해 구글과 애플의 부당한 정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곳도 늘었다. 
 
구글에 맞선 이들은 전 세계가 손잡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역사상 유례 없는 거대기업이 각국 입법기관에 압력을 가하는 상황에서 이를 막으려면 힘을 모으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애리조나 주에서 구글과 애플의 인앱결제 방지법을 발의한 레지나 콥 하원 의원은 "더 큰 연합을 통해 빅테크의 자원과 역량에 맞서 싸워야 한다"며 "많은 국가들이 힘을 합칠 기회"라고 강조했다. 콥 의원은 이렇게 되면 '구글 갑질방지법'에 제동을 건 통상 마찰도 없을 것이라 자신했다. 윤기웅 네바다 주립대 교수도 미국과 관련 입법에 힘쓰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어 "미국의 통상 압박은 큰 그림의 일부일 뿐 큰 문제가 아니다"며 "한국 국회가 방향성을 바꿔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제는 정말 시간이 없다. 오는 10월로 예정된 구글의 정책 변경이 사후약방문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6월 국회에서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 한국웹소설산업협회와 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등이 잇따라 발표한 성명에 그 절박함이 담겨있다. 수수료율보다 '인앱결제 강제'라는 본질적인 문제를 봐달라는 그들의 호소를 외면할 명분은 더이상 없다. 
 
배한님 중기IT부 기자(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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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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