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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월 연속 고용 '역성장'…비경제활동인구 83만
"서비스업은 물론 제조업까지 코로나19 피해 확산"
2020-05-13 18:54:53 2020-05-13 18:54:53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2개월 연속 취업자 수가 급감하며 고용 대란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구직 단념에 따른 비경제활동인구가 통계 작성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외출 자제 등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대면 업무가 많은 서비스업은 물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제조업 일자리도 줄었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는 1년 전보다 83만1000명 증가한 1699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경제활동인구는 2778만9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21만 3000명(-0.8%) 감소했다. 
 
비경제활동인구 증가폭과 경제활동인구 감소폭은 각각 통계 기준을 변경해 집계한 2000년 6월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비경제활동 인구 폭증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채용 연기 등으로 임시일용직, 여성, 청년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계층이 비경제활동인구로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일할 능력이 있는데도 그냥 '쉬었음'을 택한 인구는 43만7000명(22.2%)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육아'는 5만5000명 늘며 2009년 4월(6만7000명) 이후 가장 많이 증가했다. 가사 역시 2011년 9월(25만1000명) 이후 최대 증가폭인 22만4000명(3.8%)을 기록했다. 
 
13일 오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고용복지 플러스센터에서 한 구직자가 취업직업훈련 안내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제활동인구가 줄면서 실업률은 4.2%로 전년보다 0.2%포인트 하락한데 비해 체감 실업률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14.9%로 전년 동월 대비 2.5%포인트 올랐다.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도 1.4%포인트 오른 26.6%를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5년 이래 동월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취업자 수에 포함되나 당장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큰 일시 휴직자는 148만5000명으로 작년 4월보다 113만명(318.8%)이나 폭증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휴업·휴직이 늘어난 영향이다. 
 
은순현 국장은 "일시휴식자는 3월(160만7000명)보다는 약간 소폭 증가세 둔화됐다"면서 "5월 이후 교육서비스업, 보건·사회서비스업 등에서 취업이 재개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임시·일용직의 피해가 컸다.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40만명(2.9%) 증가하면서 전체 취업자 중 차지하는 비율은 54.2%로 전년대비 2.4%포인트 상승했다.반면 임시근로자는 58만7000명(-12.0%) 줄었다. 이는 1990년 1월(-58만7000명)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일용근로자도 19만5000명(-13.7%) 줄었다. 2016년 5월(-27만1000명) 이후 최대치다. 
 
비임금근로자 가운데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10만7000명(2.6%) 증가했으나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7만9000명(-11.4%) 감소했다.
 
연령대로 보면 40대(-19만명), 30대(-17만2000명), 20대(-15만9000명), 50대(-14만3000명) 등 6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는 감소했다. 60세 이상은 27만4000명 증가했지만, 지난 3월 33만6000명 늘어난 것에 비해 증가폭은 축소됐다. 
 
업종별로는 대면업무가 많은 서비스업은 물론 제조업까지 코로나19 여파가 확산되는 모양새다. 숙박·음식점(-21만2000명)은 지난 2014년 1월 이후 최대 폭으로 내려앉았다. 교육서비스업 역시 2014년 1월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한 -13만명(-6.9%)을 기록했다. 도매·소매업은 12만3000명(-3.4%) 줄었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4만4000명(-1.0%) 감소하면서 취업자 감소 폭이 확대됐다. 
 
은 국장은 "석유류, 화장품 판매 부진 등으로 제조업 지표도 안 좋게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반도체 분야에도 여지가 있지만, 고용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지는 더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4월 고용동향 결과에 따라 정부는 이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자리에서 홍 부총리는 "취업자가 두 달 연속 감소하면서 감소 폭이 크게 확대되는 등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도 큰 상황"이라며 "정부는 고용 안정이 최우선이라는 엄중한 인식을 바탕으로 우리 고용시장의 어려움을 적극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취약계층 일자리 지원을 위해 이달 14일과 21일 열리는 경제 중대본회의에서 55만개 이상의 직접일자리 신속 공급방안 등을 집중 논의하기로 했다. 
 
또 제조업 등 기간산업 고용 충격이 퍼지지 않도록 기간산업 안정기금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현재 준비 중인 3차 추경안의 조속한 국회 제출과 국회확정 후 신속한 집행 준비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세종=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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