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하는 삼성·현대차-쌓아두는 SK·한화…지배구조 차이?
입력 : 2020-04-29 16:11:09 수정 : 2020-04-29 16:53:35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삼성, 현대차 등이 자사주를 소각하는 반면 SK, 한화는 자사주를 쌓아두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자사주는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 다양하게 활용돼 당분간 변화 이슈가 없어 보이는 삼성, 현대차와 달리 SK와 한화가 준비작업 중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지주회사 전환 계획을 포기했던 삼성전자는 주가 부양을 통한 주주친화정책 일환으로 자사주 매입 후 소각해왔다. 삼성전자는 향후 수년간 배당 집행 후 잔여재원이 발생하면 현금배당을 하거나 자사주를 매입 후 소각할 계획이다. 삼성은 금산분리 문제가 있지만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주주총회 통과 과정이 어렵고 순환출자도 해소해 당분간 개편 가능성이 낮게 점쳐지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 계획이 엘리엇 등에 막혀 무산된 바 있는 현대차도 당분간은 경영난에 빠진 사업 개선에 집중할 전망이다. 현대차 역시 지난해 10월 자사주 778575주 취득과 동시에 처분 계획을 밝혔다. 지배구조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2월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을 내놨다. 3년간 총 1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으로, 지난해 4월 이미 기존 보유했던 자사주 2.8% 2.1%를 소각했다.
 
이에 비해 SK와 한화는 자사주를 늘리고 있다. SK2015351만여주 자사주를 취득한 바 있으며 지난해 10월부터 12월 초까지 352만여주를 추가 취득했다. 주가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 목적이라고 밝혔으나 아직 소각 등 처리방침은 정해두지 않았다. 이로써 SK 자사주 비율은 25.4%나 된다.
 
SK하이닉스도 2015년과 2018년 장내 취득한 자사주가 있다. 마지막 이익소각은 20003월이었다. 자사주 비율은 현재 6%. SK텔레콤은 전략적 제휴 목적으로 자사주 중 일부를 카카오에 매각했다. 일견 의결권이 없었던 자사주의 우호지분화로도 해석되며, 이후에도 자사주가 9.42%나 남아 있다.
 
SK는 삼성이나 현대차에 비해 비교적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관심이 높다. SK텔레콤의 중간지주회사 또는 SK하이닉스 자회사 편입 등의 시나리오가 시장에서 제기돼 왔다.
 
지분 승계 과제가 남아 있는 한화 역시 자사주를 늘리고 있다. 지난 218만주를 자사주로 취득한 뒤 소각하진 않았다. 이후 자사주 비율은 8%가 됐다. 김동관 등 총수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은 지난해 한화 지분 2%를 추가 취득해 4.2%가 됐다. 이에 에이치솔루션이 한화 지분을 지속 늘리거나 양사가 합병하는 식의 승계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자사주는 규제 법안이 계류 중이나 인적분할 후 의결권을 부활시키는 소위 자사주 마법 방식이 아직까지는 유효하다. 그 외에도 자사주는 신주를 교부하거나 합병 시 소각하는 등 지배구조 개편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지배주주 의결권 확보에도 용이한 다양한 활용법이 존재한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주요 그룹들의 지배구조 개편은 당분간 손 놓을 듯 보이나 지주전환 시 현물출자에 대한 과세이연 특례가 연말 종료되고, 거대 여당인 21대 국회가 출범해 경제민주화 법안 통과 확률이 높아지는 등 개편을 재촉할 이슈들이 적지 않다"라고 말했다.
 
한편, CJ10년 뒤 보통주로 전환되는 신형 우선주를 발행한 바 있다. 당분간 합병 등의 구조개편 가능성이 덜한 반면, 장기적으로 우선주가 활용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이 지난 2월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의 모두발언에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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