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공천 결과에 대한 김무성 대표의 뒤늦은 반격이 시작됐다. 그러나 최고위원회의에서 수적으로 열세고, 공천장에 직인 찍기를 거부하는 것 말고는 분위기 반전 카드가 없다는 점에서 김 대표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새누리당은 17일 20대 총선 공천을 둘러싼 내홍으로 하루 종일 몸살을 앓았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으로 예정된 최고위를 전날 밤 늦게 취소했다. 김 대표의 이같은 결정은 전날 자신의 기자회견 내용에 이 위원장이 즉각 반발하고 나선 것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공천안 추인을 위한 최고위 회의를 미루면서 이 위원장을 압박하겠다는 포석이다.
그러나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아침부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방에서 친박계 최고위원들과 ‘최고위원 간담회’를 가졌다. 사실상 친박계 최고위원들의 대책회의인 셈이다. 서청원·김태호·이인제 최고위원과 김정훈 정책위의장이 모였다.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당초 이날 김 대표를 제외하고 최고위를 열어 공천안을 추인하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헌 제34조에 따르면 최고위는 대표가 소집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에도 임시회의를 소집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그러나 김 대표 측이 당규 제4조와 당헌 제30조를 근거로 “대표가 궐위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원 원내대표가 회의를 주재할 수 없다”고 반발하자 결국 원 원내대표가 한발 물러났다. 최고위가 아니라 간담회라고 명명한 이유다.
원 원내대표는 간담회 후 “어제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결정된 단수추천지역과 경선지역에 대한 최고위 의결 과정에서 정회됐는데, 정회가 된 상황에서 당 대표께서 정회 중에 기자회견을 한 것은 적절치 못했다”며 “최고위원들께 사과해야한다는 최고위원들의 공감대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최고위에서 완전 의결되지 않고 논의 중에 있는데도 이걸 마치 최고위에서 의결을 보류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전날 있었던 김 대표의 공천 보류 기자회견이 일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오늘 결론을 내지 못한 보류지역은 다시 있을 최고위에서 계속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원 원내대표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보류 지역에 대한 최고위 결론은 아직 내려지지 않은 상태인 것이다.
이에 김 대표는 이날 의원회관으로 출근하던 중 기자들과 만나 “자기들끼리 모여 간담회 하는데 내가 뭐라고 말할 사항이 아니다”라며 “사과할 일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또 “오늘 경선 결과가 많이 나올 것이기 때문에 한꺼번에 모아 내일 하려고, 그것 때문에 오늘 회의를 취소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대표가 친박계 최고위원들의 집단 반발에 한발 물러선 모습이지만 공관위의 단수·우선추천 지역에 대한 추인을 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김 대표가 18일 열리는 최고위에서도 공관위의 공천안을 통과시키지 않고 버티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최고위 내부에서 의견이 갈리면 결국 투표로 이를 마무리해야 된다는 점에서 수적으로 열세한 김 대표가 오래 버티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김 대표가 이 위원장의 공천안을 막을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은 공천장에 대표 직인을 찍지 않는 것이지만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높지 않다.
이같은 갈등은 이날 진행된 공관위 회의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오후 2시 시작된 공관위 회의는 외부 위원들의 극렬한 반발로 30분만에 끝났다. 외부 위원들이 주호영 의원의 재심과 관련해 황진하 사무총장 등 김 대표와 가까운 위원들이 말 바꾸기를 하고 있다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온 것이다. 외부 공관위원들의 반발로 이날 회의는 파행됐고 남아 있던 이 위원장과 박종희 사무부총장도 자리를 뜨면서 이날 공관위 회의는 올스톱됐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새누리당이 20대 총선 공천을 둘러싸고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사무실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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