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의 20대 총선 공천에 대한 당내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들의 탈당과 무소속 출마 선언이 이어지면서 이들이 연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조해진 의원(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은 16일 공관위의 공천 배제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국회 정론관을 찾은 조 의원은 “공관위가 전략공천, 여론조사를 통한 배제, 우선추천지역 등 현역을 인위적으로 배제하기 위한 음모를 집요하게 기도하다가 이것도 저것도 안 되니 묻지마 낙천을 강행했다”고 비난했다.
조 의원은 무소속 출마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해진 것은 없다. 지역에 내려가 그동안 고생하신 당원 당직자, 시민들, 국민들의 뜻을 물어보고 행동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공천 탈락자 류성걸(대구 동갑), 이종훈(경기 성남분당갑) 의원도 무소속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3선의 임태희 전 의원은 공천 배제 결정에 반발하며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임 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을 믿었으나 예기치 못한 결과를 접하고 고민 끝에 잠시 당을 떠나 출마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또 마포갑 새누리당 당협위원장인 강승규 전 의원도 이날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다고 선언했다. 앞서 새누리당 ‘컷오프’ 1호인 김태환(경북 구미을) 의원은 이미 지난 11일 경북도당에 탈당계를 제출한 뒤 무소속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이날 새누리당 최고위원회는 탈락한 3선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구을)에 대한 재심을 공관위에 요청했지만 이한구 위원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주 의원은 재심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탈당해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강길부 의원(울산 울주)과 박대동 의원(울산 북구)도 무소속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천에서 탈락한 새누리당 현역의원들의 탈당 후 무소속 출마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의 연대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무소속 연대는 ‘학살’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서도 좋은 카드로 평가된다.
15일 공관위 발표로 컷오프된 이재오 의원과 진영 의원이 직접 통화하고 무소속 연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조해진 의원은 컷오프가 발표된 후 유승민 의원의 위로 전화를 받았다고 직접 밝혔다. 향후 연대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을 가능성이 높다.
강승규 전 의원은 무소속 연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개별적으로 판단한 후 무소속 후보들이 출마하면 뜻을 같이 하는 후보들끼리 자연스럽게 형성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답했다.
과거에도 공천에 탈락된 의원들이 탈당해 새로운 당을 만든 전력이 있다. 지난 2008년 18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권력을 잡고 있던 친이계로부터 ‘공천 학살’을 당한 친박계 의원들은 탈당해 ‘친박연대’를 만들었다.
친박연대는 18대 총선에서 14석을 얻어 원내 4당으로 자리 잡는데 성공한다. 친박연대는 한나라당으로 복귀했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살아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높았지만 결국 살아서 다시 돌아간 경우다.
이 때문에 이번 20대 공천에서도 친박계로부터 공천 학살을 당한 사람들이 힘을 모아 ‘비박연대’를 만들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직까지 실질적인 움직임은 없지만 향후 공천 후폭풍이 거세질 경우 전개될 수 있는 가능성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청와대가 이번 공천에 직접 개입했다는 관측이 압도적이다. 친박계에서 윤상현 의원과 서상기 의원 정도만 컷오프됐고, 김무성 대표 측근들은 전부 살아났다. 공관위가 윤 의원 지역구인 인천 남구을에 후보를 배출하지 않고 측면 지원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친이계와 친유승민계만 몰락한 셈이다. 이러한 불만들이 쌓여 새로운 구심점이 만들어지면 ‘비박연대’가 만들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20대 총선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조해진 의원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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