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총선 공천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들의 탈당과 무소속 출마가 이어지면 이들이 연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을 은평을에서 내리 5선을 한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 지지자들은 16일 오전 버스를 대절하고 여의도 당사를 항의 방문할 예정이다.
또 다른 친이계 핵심인 임태희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공천 배제에 반발해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을 선언했다. 임 전 실장은 서울 분당을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전날 단수추천된 전하진 의원에 밀려 낙천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경선도 치르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공천에서 배제됐다"며 "고민 끝에 잠시 당을 떠나 출마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이번 당의 결정은 전혀 납득할 수 없으며 저에 대한 명백한 정치보복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현저하게 낮고, 법적·도덕적으로 흠결이 있는 후보를 분당에 공천한 것은 부당하고 불공정한 처사"라며 "당원과 분당 주민들의 의사를 완전히 무시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공천에서 탈락한 대구의 서상기 의원과 홍지만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 공관위의 결정을 비판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할지 여부는 향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새누리당 ‘컷오프’ 1호인 김태환(경북 구미을) 의원은 이미 지난 11일 경북도당에 탈당계를 제출하고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3선의 주호영 의원은 재심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탈당해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공천에서 탈락한 새누리당 현역의원들의 반발과 탈당 후 무소속 출마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의 연대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했다는 ‘학살’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서도 좋은 카드로 평가된다.
과거에도 공천에 반발한 의원들이 탈당해 새로운 당을 만든 전력이 있다. 지난 2008년 18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권력을 잡고 있던 친이계로부터 '공천 학살'을 당한 친박계 의원들이 당을 탈당해 ‘친박연대’를 만들었다.
당시 김무성, 한선교, 송영선, 홍사덕, 서청원, 이규택 등 박근혜를 지지한 의원들은 한나라당의 잘못된 공천을 심판받게 하자는 명분으로 한나라당을 탈당해 독자적 정당을 만들었다.
결국 친박연대는 18대 총선에서 14석을 얻어 원내 4당으로 자리 잡는데 성공한다. 이후 친박연대는 다시 한나라당으로 복귀했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살아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높았지만 결국 살아서 다시 돌아간 경우다.
이 때문에 이번 20대 총선 공천에서도 친박계로부터 공천 학살을 당한 사람들이 힘을 모아 ‘비박연대’를 만들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직까지 이를 위한 실질적인 움직임은 없지만 향후 공천 후폭풍이 거세질 경우 전개될 수 있는 가능성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은평을 공천 면접에 앞서 경쟁자인 유재길(왼쪽), 정용만 예비후보와 대화를 나누며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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