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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조직개편, 뭘 버리고 뭘 선택할까
삼성전자, IM 부문 대수술 불가피..CE·DS는 큰 변동 없을 듯
각 계열사별 체질개선 돌입..매각사는 조용할 듯
2014-12-08 17:21:08 2014-12-08 17:21:19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올해들어 쉬지않고 계열사 매각 및 인수·합병을 해온 삼성그룹이 조직 개편에 돌입했다. 경영실적 부진을 기록한 계열사와 각 사업부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8일 삼성전기(009150)를 시작으로 이번주 각 계열사별 조직개편에 돌입했다. 삼성전자(005930) 의존도가 높았던 삼성전기가 경영위기 타계를 목표로 기존 2개의 모듈사업부를 통합하고 신사업추진팀을 신설했다. 다른 계열사의 조직개편에서도 생존을 위한 탈바꿈이 예상된다.
 
특히 삼성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경우 6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IM(IT&Mobile)부문의 개편이 주목된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6조7000억원이 1년만에 1조7500억원으로 급추락, 전사 실적을 끌어내린만큼 대수술에 무게가 실린다.
 
이밖에 상장을 앞둔 제일모직과 단독 사장체제의 삼성SDI(006400), 최근 한화로의 매각이 결정된 삼성테크윈(012450) 등 4개 계열사의 변화도 관심이다.
 
◇삼성전자, IM '대폭', CE·DS '소폭' 개편 전망
 
전사 영업이익의 약 70%를 담당하던 영업익 비중이 최근 40%로 추락하면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대대적인 구조개편은 이미 예견된 변화로 받아들여진다. 지난 9월 무선사업부 소속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 500명이 다른 사업부로 재배치된 것도 예고편에 가깝다.
 
지난주 실시된 사장단 인사에서 7명이던 사장수를 3명으로 줄인 점 또한 다가올 조직 개편 규모를 짐작케 한다.
 
비록 수장인 신종균 사장은 유임됐지만 이돈주 전략마케팅실장과 김재권 글로벌운영실장, 이철환 개발담당 사장 등이 자리에서 물러났고 총 32명의 전무 승진자 중 IM부문 승진자가 6명에 그치는 등 실무진의 수가 감소하며 실직적인 조직 축소가 시작된 셈이다. 조직 통폐합과 기존 사장급 인사가 담당하던 부서를 부사장·전무급이 맡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콘텐츠와 솔루션을 담당하는 미디어솔루션센터(MSC)의 경우 직원들의 분산배치와 일부 분야 해외이전 등의 개편을 감행해 규모를 크게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사장단 인사발표 직후 이준 삼성그룹커뮤니케이션 팀장은 "해체는 아니지만 MSC의 개선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조직 축소를 암시하기도 했다.
 
반면 호실적으로 전체 승진규모 축소 속에서도 지난해에 비해 늘어난 22명의 승진자를 배출한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메모리사업부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전(CE)부문 역시 MSC 스마트홈 인력의 합류 외에는 별다른 변수가 없을 전망이다.
 
◇삼성전자 신종균 IM부문 사장(사진=뉴스토마토)
 
◇계열사별 체질개선 시작..매각사, 혼란 방지 위해 최소화
 
8일 그룹 계열사 중 가장 먼저 단행된 삼성전기의 조직개편은 그룹 전체 조직개편의 밑그림을 보여준다. 삼성전자 의존도가 높은 삼성전기는 삼성전자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기존 CDS사업부와 OMS사업부를 단일 모듈사업부로 통합했다. 제조업 기본으로 돌아가 품질과 개발, 제조기술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신사업추진팀을 신설, 신상품 기획과 자동차용 부품 등 신사업을 전담토록 해 미래 성장동력을 적극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기와 마찬가지로 전자 의존도가 약점으로 지적돼 온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수익성 강화로 인한 독자생존을 위해 사업구조 체질개선을 주요 골자로 한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상장을 앞두고 있는 제일모직과 에너지와 소재부문 단독 대표체제로 바뀐 삼성SDI(006400) 등의 조직개편도 업계가 주목하는 사안이다. 다만 삼성SDI의 경우 지난달에야 경영진단을 시작한만큼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화로의 매각이 결정된 삼성테크윈 등 4개 계열사는 최근 어수선한 분위기를 고려해 큰 폭의 개편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부진한 실적이 이어진 데다 스마트폰 사업이 정체기에 들어서면서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올해 삼성의 조직개편은 눈에 띌 만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그룹 서초사옥(사진=뉴스토마토)
 
당초 대폭 물갈이가 예상됐던 지난주 임원인사에서도 큰 변화는 없었던 것 처럼, 조직개편 역시 '개혁'보다는 일단 '안정'에 주력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건희 회장 부재하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조직 안정을 우선적으로 선택할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각 계열사에 대한 조직개편 전망들이 일리가 있고 그렇게 해석 가능한 부분들이지만 조직안정에 무게를 둘 가능성도 염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그룹은 오는 17일부터 이틀간 경기도 수원과 기흥사업장에서 올 하반기 글로벌 전략협의회를 개최한다. 새로 승진한 사장과 임원단이 이번주 조직 개편을 마친 후 모이는 첫 자리로 해외 총괄과 법인장 등 주요 인사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내년도 상반기 경영 전략을 모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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