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노조 총파업이라는 초유의 위기를 넘긴 삼성전자에 연이어 훈풍이 불고 있습니다. 엔비디아가 12분기 연속 매출 신기록을 경신하며 인공지능(AI) 수요 확대 흐름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 온 삼성전자가 파업 리스크까지 덜어내면서 실적 회복 기대감도 커지는 양상입니다.
지난 3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샌프란시스코 새너제이에서 열린 'GTC 2026'에서 삼성전자 부스에 방문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황상준 삼성전자 메모리개발담당 부사장, 젠슨 황 CEO,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장 사장. (사진=삼성전자)
20일(현지시각) 엔비디아는 실적 보고서를 통해 1분기 매출이 816억2000만달러(약 122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87달러로 시장 예상치(1.76달러)를 웃돌았습니다.
특히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752억달러(약 113조원)를 기록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습니다. 세부적으로는 데이터센터 컴퓨팅 부문이 604억달러(약 90조6000억원), 네트워킹 부문이 148억달러(약 22조2000억원)를 기록했습니다.
시장에서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실적 상승을 이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인프라 확장인 AI 팩토리 구축이 놀랍도록 빨라지고 있다”며 “엔비디아는 모든 클라우드에서 구동되고, 모든 프런티어 모델과 개방형 모델을 지원하며 하이퍼스케일 데이터 센터부터 엣지 컴퓨팅에 이르기까지, AI가 생산되는 모든 곳에서 확장 가능한 유일한 플랫폼”이라고 자신했습니다.
엔비디아의 성장세는 AI 메모리 수요 확대 기대감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HBM4를 공급한 데 이어 저전력 메모리 모듈 소캠(SOCAMM)2 양산에 나서는 등 엔비디아 공급망의 핵심 협력사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AI 인프라 투자가 확대될수록 HBM을 비롯한 고성능 메모리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외 환경이 우호적인 상황에서 내부 불확실성을 해소한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힙니다. 삼성전자 노사는 전날 밤 총파업 예정 시점을 1시간30분 앞두고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습니다.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디바이스솔루션(DS·반도체)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을 지급하고, 재원 배분율은 부문 40%, 사업부 60%로 합의했습니다.
다만 파업 가능성이 외부에 노출되면서 공급망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키운 점은 과제로 남았습니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미국 기업들은 냉정하다. 클라이언트 입장에서 (공급망이) 불안해지면, 상황에 따라 다른 곳에 얼마든지 눈을 돌릴 수 있다”며 “파업 논의가 나온 자체가 노조 관리가 잘 안 됐다는 거다. 외부에 너무 아슬아슬한 모습을 보인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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