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4억 투입 'AI 휴머노이드' 시동…K-로봇 원팀 띄운다
과기정통부, 2030년까지 민관협력 사업 추진…LG전자·KIST 등 참여
시각·촉각·언어·행동 결합한 VHLA 모델 개발…병원·공공시설 실증 목표
"선택과 집중·원팀 전략으로 미·중과 삼분지계 만들어야"
2026-05-18 15:57:57 2026-05-18 15:57:57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504억원을 투입해 한국형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개발에 나섭니다. 미국과 중국이 휴머노이드 패권 경쟁을 본격화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산·학·연이 함께 참여하는 원팀 체계를 구축해 기술 개발부터 양산, 현장 실증까지 한 번에 연결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스마트폰과 전기차에 이어 휴머노이드가 차세대 핵심 성장 산업으로 부상하는 만큼, 초기 시장에서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8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민관협력 기반 AI 휴머노이드 원천기술 고도화 사업 착수 회의를 열었습니다. 사업 기간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 5년입니다. 총사업비는 504억원으로, 국비 354억원과 민간 150억원이 투입됩니다.
 
KIST가 주관기관을 맡고 LG전자(066570), LG AI연구원, LG에너지솔루션(373220), 로보스타(090360), 위로보틱스와 서울대, KAIST, 고려대, 경희대, 한림대성심병원 등이 참여합니다. KIST가 독자 개발한 휴머노이드 플랫폼 KAPEX를 기반으로 LG전자는 차세대 양산형 인간형 로봇 모델을 개발하고, 위로보틱스는 공공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이동형 인간형 로봇 플랫폼을 고도화합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로봇 플랫폼에 적용해 화재 위험을 낮추고 장시간 작업 안정성을 확보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18일 민관협력 기반 AI 휴머노이드 원천 기술 고도화 사업 착수회의에서 공유된 연구 목표. (사진=뉴스토마토)
 
이번 사업의 목표는 집단거주시설과 공공 실환경에서 의식주 지원 등 장기 복합 작업을 연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AI 휴머노이드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사람 모양의 로봇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시각·촉각·언어·행동을 함께 이해하는 시촉각언어행동(VHLA) 모델을 고도화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기존 로봇이 주로 시각과 언어 중심으로 주변 환경을 인식했다면, 앞으로는 접촉과 힘의 변화까지 이해해 사람처럼 물체를 잡고, 옮기고, 정리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미입니다.
 
현장에서 제시된 목표도 구체적입니다. 연구진은 20대 이상의 휴머노이드를 실제 현장에 투입하고, 2종 이상의 서비스를 1개월 이상 연속 활용하는 실증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작업 완료율은 90% 이상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실증 공간은 병원과 고령자 거주시설, 공공 이용 공간 등이 거론됩니다. 연구 성과가 논문이나 시제품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서비스와 산업 현장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입니다.
 
민관협력 AI 휴머노이드 프로젝트 킥오프 워크숍 참석자 및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IST)
 
휴머노이드 시장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은 이미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2028년 약 169억9000만달러, 2035년 378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2023년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50.2%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장에서는 중국 일부 기업이 올해 1~4월에만 약 1만대 규모의 휴머노이드를 생산했다는 사례도 언급됐습니다. 국내 이족형 휴머노이드 생산 규모가 아직 수십대 수준에 머무는 현실과 비교하면 격차가 빠르게 벌어지고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습니다.
 
오상록 KIST 원장은 "중국과 미국이 차지하고 있는 휴머노이드 글로벌 시장에 우리도 참여해 삼분지계의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며 "모든 기술을 하나부터 열까지 다 하겠다는 방식은 지금 전략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꼭 가야 할 기술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고, 참여 기관뿐 아니라 국내 전체가 AI 휴머노이드에 대해서는 원팀이라는 개념으로 협력하고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사업을 AI 기반 국가 프로젝트인 K-문샷의 핵심 사업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술 개발과 양산, 실증을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글로벌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입니다. 정부는 2035년 매출 1000억원 규모 기업 배출도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김성수 과기정통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은 "산·학·연의 역량을 결집해 기술개발과 현장실증, 양산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글로벌 AI 휴머노이드 시장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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