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도 타격이 진짜 문제”…총파업 현실화에 경쟁사도 촉각
메모리 공급난…다년 계약 늘리지만
신뢰도 하락에 향후 계약 차질 우려
삼성 협상력 줄면 경쟁사 반사이익
2026-05-14 14:48:52 2026-05-14 14:56:49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오는 21일로 예고한 총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협상력이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고객사들과 메모리 공급사 간 장기공급계약(LTA)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신뢰도 저하는 향후 계약에 치명타라는 겁니다. 삼성전자 창사 이래 두 번째 총파업이 진행될 경우,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 중국·대만 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수 있어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수원 본사. (사진=뉴시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1일로 예정된 총파업에는 약 4만~5만명의 인력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공장 자동화로 초기 생산에 차질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파업이 장기화되면 메모리 공급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지난달 23일 삼성전자 노조가 총파업 결의대회를 진행했을 당시 삼성전자 메모리 공장 야간 생산량은 18.4%,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58.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총파업 돌입으로 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브랜드 신뢰도 상실입니다. 현재 글로벌 빅테크 등 고객사들은 인공지능(AI) 산업 확대로 전례 없는 메모리 공급 부족 사태를 겪고 있습니다. 이에 공급사들과 다년 계약을 체결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다년 계약을 통해 고객사 입장에선 안정적으로 물량을 수급하고, 공급사 입장에서는 장기 수요를 확보할 수 있어 양측이 사업 안정성을 확보하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고객사가 공급사의 안정성에 의문을 품게 되면 대체 공급망을 검토하고, 이는 결국 주문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현재 메모리 수요가 워낙 높아 삼성전자와의 계약을 바로 대체하긴 어렵지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세부 계약 조건 등에서 삼성전자의 협상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에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경쟁사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는 “계약에 따른 물량을 약속된 시점에 전달해야 하지만, 파업 장기화로 납품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면 향후 계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하반기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공정 안정화를 이루고 반등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신뢰도 하락은 치명적이라는 해석입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공급에 차질을 빚게 되면 중국과 대만 D램 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대만 공상시보는 14일(현지시각) 삼성전자가 직면한 위기로 대만 반도체 제조사 난야테크놀로지, 윈본드 등에 물량이 넘어올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난야테크놀로지는 저전력 D램(LPDDR)과 범용 D램을 중심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중국 창신메모리(CXMT)와 양쯔메모리(YMTC) 등이 범용 D램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고 업계는 바라봤습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생산 차질이 생기게 되면 글로벌 고객사들이 삼성전자를 볼 때 납기를 맞출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되고, 이는 결국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진다”면서 “결국에는 공급망 변경을 고려하면서 경쟁사들이 반사이익을 보는 등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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