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05월 11일 16:4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소윤 기자] SP삼화(옛
삼화페인트(000390))가 순이익 급감에도 불구하고 배당성향 120%가 넘는 고배당 정책을 유지하면서 시장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수요 둔화 속에서 재고를 줄이고 생산을 축소하는 등 '버티기 경영'을 이어가는 가운데, 일부 물량은 특수관계자 거래를 통해 내부로 흡수하는 흐름이다. 3년 연속 실적 감소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배당 확대가 지배주주 중심의 현금 흐름 확보 수단으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삼화페인트공업 안산공장 전경 (사진=SP삼화)
고배당의 이면…오너 승계 국면 속 '현금 배당' 확대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P삼화의 연결 기준 배당성향은 2024년 56.2%에서 2025년 124.1%로 급등했다. 별도 기준으로는 지난해 배당성향이 400%(398.5%)에 육박하며 이익 규모를 크게 초과하는 배당이 이뤄졌다.
배당성향 급등의 배경에는 SP삼화의 실적 감소가 직접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결 기준 지배지분 순이익은 지난 2023년에는 161억원, 2024년 154억원을 기록했으나, 2025년에는 76억원 수준으로 다시 급감했다. 배당성향은 배당금 대비 지배지분 순이익의 비율로 산정되는 만큼, 이익이 줄어든 상황에서 배당 규모를 확대해 상승했다.
실제 SP삼화의 배당 흐름을 보면 실적과 무관하게 일정 수준을 유지했다. 1주당 배당금은 지난 2023년 400원, 2024년과 2025년에는 350원으로 유지되며 사실상 고배당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배당금 총액도 2023년 94억원, 2024년 86억원, 2025년 95억원을 지급했고 시가배당률 역시 5% 안팎을 지속했다.
고배당 기조는 주주환원 강화로 읽히지만, 시장에서는 SP삼화의 배당 정책에 대해서는 지배주주 중심의 현금 확보 수단이라는 시선 또한 적지 않다. 회사는 과거에도 실적 변동과 무관하게 배당을 유지하거나 확대하는 '경직된 배당 정책'을 보여온 바 있다. 실제 2017~18년에 당기순이익을 훨씬 상화하는 배당을 집행하면서 잉여현금흐름(FCF)이 마이너스로 전환된 사례가 있었다. 당시에도 '대주주 잇속 챙기기'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런 흐름은 최근 오너가 승계 국면과도 맞물리며 주목받고 있다. 올해 들어 최대주주 변화와 함께 3세 경영 체제로의 전환, 상속세 및 지분 승계 이슈가 부각되는 상황에서 배당을 통한 현금 확보 유인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상속세 재원 마련과 함께 주가를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해 지분 가치와 담보력을 방어해야 하는 필요성이 동시에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최근 3년간 실적 하락에도 불구하고 배당성향이 확대된 흐름은 단순한 주주친화 정책이라기보다, 오너 일가의 현금 수요와 지배력 유지 전략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SP삼화는 최근 3년간 뚜렷한 실적 하락 흐름을 보인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2023년 6313억원에서 2024년 6283억원, 2025년 6170억원으로 완만하게 감소했지만, 이익은 더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58억원에서 189억원, 95억원으로 급감해 3년 사이 절반 이하로 축소됐다.
현금흐름 역시 마찬가지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2023년 435억원에서 2024년 301억원, 2025년 221억원으로 지속 감소했다. 단순히 회계상 이익이 줄어든 것을 넘어 실제 현금 창출력까지 약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익 감소와 동시에 현금흐름까지 축소된 것은 비용 부담 확대와 수요 둔화가 동시에 발생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재고 100억 감소·내부 매입 확대…보수적 운영 전환
SP삼화는 재고를 줄이고 생산을 축소하는 한편, 일부 물량을 내부 거래로 흡수하는 방식으로 수요 둔화에 대응하고 있다. 외부 요소로 판매 여건이 악화되자 재고를 털어내고, 특수관계자 거래를 늘려 물량을 조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3년간 실적 하락을 회사 나름대로 '버티기 경영'에 돌입한 모습이다.
재고 흐름을 보면 회사의 대응 방향은 선명하다. SP삼화의 재고자산은 2024년 1024억원에서 2025년 924억원으로 약 100억원 감소했다. 제품과 원재료, 미착품이 전반적으로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생산을 축소하고 향후 투입 물량까지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판매 확대보다 수요 둔화에 대응해 재고를 정리하고 운영 규모를 줄이는 전략에 가깝다.
내부 거래는 확대되는 모습이다. 특수관계자 재고 매입 규모는 2024년 133억원에서 2025년 160억원으로 증가했다. 외부 수요가 약화된 상황에서 일부 물량을 내부 계열사로 이전·흡수해 재고 부담을 완화하려는 조정 성격이 짙다. 시장 수요 감소를 내부 거래로 일부 보완하는 전형적인 '완충 장치'로 읽힌다. 재고 축소와 내부 거래 확대 등 보수적 운영을 통해 '버티기'에 나선 국면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SP삼화는 최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기존 도료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글로벌 현지 법인 역량을 강화하고, 신규 사업 기회와 협력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검토해 사업 기반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도체·이차전지 등 첨단산업 소재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 또한 염두에 두며 중장기 성장 축을 모색 중이다.
다만 다양한 신사업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변화는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실제 전체 매출의 100% 이상을 여전히 도료·화학제품 부문이 차지하고 있고, 대부분 영업이익이 해당 사업에서 나온다. 반면 IT 부문은 매출 비중이 3% 내외에 그치고, 지난해 흑자전환에도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다. 기타 부문 역시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하며 전체 실적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추진 중인 신사업 또한 단기간 내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시각이 나온다.
이와 관련 SP삼화 측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IR 부서와 연결되지 않아 입장을 확인하지 못했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