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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멍뭉이’ 유연석 “개보다 사람이 더 NG냈어요”
“주변에서 ‘멍뭉이’ 출연 놀라워해, 대작 일원 되고 싶단 생각 안해”
“애견인 아니라도 즐길 수 있는 영화, 메시지 자연스럽게 느껴질것”
2023-03-15 07:01:19 2023-03-15 07:01:19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유연석은 지금도 입양해 키우는 유기견이 있습니다. 이름은 리타라고 불리는 사냥견 종류. 그는 진심이었답니다. 유연석은 드라마 또는 영화 모두에서 장르적 성격이 강한 작품을 골라서 출연할 수 있을 정도의 인지도가 충분합니다. 그래서 저예산 영화 멍뭉이에 출연을 결정한 것 자체가 상당히 이례적으로 보였습니다. 물론 이 작품, ‘청년경찰’ ‘사자를 연출한 김주환 감독의 자전적 스토리가 담긴 작품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진정성과 호소력이 짙게 베어 있단 입소문이 퍼졌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그럼에도란 단어가 더 붙게 됩니다. 유연석은 그런 시각에 오히려 정색을 했습니다. 배우가 작품의 크기와 규모에 따라 움직이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는 입장을 전하면서 오히려 멍뭉이에 대한 진심을 전하는 데 저 집중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출연한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린 작품은 이전에도 그리고 이후로도 아마 멍뭉이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 이라 전했습니다. 그를 이토록 멍뭉이에 빠지게 만든 장본인은 바로 연출을 맡은 김주환 감독이었습니다. 유연석은 김 감독을 만나 그의 진심과 자신의 절대 거절하면 안될 것 같은 마음을 모두 느끼게 됐었다고 합니다. 유연석과 나눈 멍뭉이란 영화에 대한 내용을 전해 드립니다
 
배우 유연석. 사진=키다리스튜디오
 
그는 지난 달 열린 멍뭉이언론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눈물을 흘린 이유부터 전했습니다. 당시 그의 눈물을 카메라 기자들의 플래시 세례를 받으면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유연석은 자신이 출연한 영화를 본 뒤 눈물을 흘려 본 게 멍뭉이가 처음이었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고 합니다. 그만큼 이 영화의 진심이었고 순수했던 마음이 다시 되새김질 됐었던 것 같았답니다.
 
배우 유연석. 사진=키다리스튜디오
 
진짜 너무 행복하게 찍었던 작품인데 그때 마음이 갑자기 훅 하고 들어오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순간 눈물이 터지더라고요. 저도 그런 적이 처음이라 당황스러웠죠. 주변에서 멍뭉이출연에 좀 놀라워하시는 데, 전 한 번도 반드시 대작의 일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어요. 그냥 자극적인 게 없어도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너무 잘 전달되고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왔어요. 특히 감독님의 진심이 너무 강하게 다가와서 거절하기가 더 어려웠어요(웃음). 그냥 저도 녹아 든 거죠.”
 
배우 유연석. 사진=키다리스튜디오
 
멍뭉이는 기본적으로 반려견을 키우는 애견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설정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오히려 반대로 애견인들에게 꽤 많은 질타를 받고 있었습니다. 일단 유연석이 반려견을 키우는 애견인입니다. 그는 극중 자신의 반려견을 대신 키워줄 다른 집사를 찾아 나서는 인물을 연기합니다. 이런 설정이 애견인들에게 불편한 감정을 이끌어 낸 듯 보였습니다.
 
배우 유연석. 사진=키다리스튜디오
 
솔직히 불편한 시각에도 전 동의를 합니다. 하지만 멍뭉이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지를 봐주셨으면 해요. 극중 제가 연기한 민수의 성숙하지 못한 선택의 순간도 있고, 고민의 순간도 나오지만 결국 그 여정을 통해 자신의 트라우마 극복과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내용이잖아요. 단편적인 부분만 보시고 평가하시지 말고 전체 스토리의 흐름을 봐 주시고 평가를 해주시면 어떻게 싶어요.”
 
배우 유연석. 사진=키다리스튜디오
 
그는 지금 입양해 키우는 유기견 리타가 사실 멍뭉이촬영이 발단이 돼 함께 살게 된 가족이라고 전했다. 멍뭉이를 찍고 유기견을 키워야겠다는 마음을 가졌던 게 아니란다. 가족 모두가 반려견 입양을 고민하고 있었던 시기에 멍뭉이를 만났고, 촬영이 모두 끝난 뒤 한 유기견 보호센터를 통해 입양 신청서를 제출했고 1년여의 시간을 기다린 끝에 실제 입양이 잘 되지 않는 중대형견종의 리타를 입양하게 됐단다. 지금은 유연석에겐 절대 없어선 안될 진짜 가족이란다.
 
배우 유연석. 사진=키다리스튜디오
 
영화 속 민수가 퇴근하고 가면 루니가 그렇게 반겨 주잖아요. 똑같아요. 제가 지금 독립해서 혼자 살고 있는데, 일이 끝나고 집에 가면 절 반겨주는 누군가가 있단 게 너무 심적으로 의지가 되요. 그거 진짜 너무 큰 의미에요. 이래서 반려견을 키우는 구나 싶어요. 그냥 가족이에요. 그래서 더 신경이 쓰이기도 해요. 내가 없을 때 외로울 까봐. 휴대폰에 연결된 홈캠으로 자주 봐요.”
 
배우 유연석. 사진=키다리스튜디오
 
유연석은 어릴 때부터 워낙 개와 친숙한 환경에서 지내왔다고 합니다. 집에서도 개를 키웠고, 하다 못해 동네에서 돌아다니던 유기견을 대려다 키운 적도 있었다네요. 그래서 이번 멍뭉이촬영 당시 함께 했던 총 8마리의 개가 정말 귀여워 미칠 지경이었다고 웃습니다. 참고로 충무로에선 아기 그리고 동물과 함께 촬영하는 영화는 지옥이란 얘기가 있을 정도였습니다. ‘멍뭉이촬영 현장이 궁금했습니다.
 
배우 유연석. 사진=키다리스튜디오
 
다들 진짜 긴장을 바짝 했었죠. 근데 애들()이 너무 말을 잘들었어요. 우선 어린 강아지 네 마리는 훈련이 안된 친구들이지만 나머지는 아주 똑똑 해요. 그리고 감독님이 처음 촬영부터 개들의 컨디션에 맞춰서 찍겠다라고 말씀을 하셔서 배우들이나 스태프들 모두 감안 했었어요. 그런데 돌발 상황이 발생해도 감독님이 너무 철저하게 플랜B, 플랜C 등을 각각의 촬영 별로 준비를 하셨기에 정말 너무 편했어요(웃음).”
 
배우 유연석. 사진=키다리스튜디오
 
배우 유연석. 사진=키다리스튜디오
 
함께 출연한 차태현과는 2008년 드라마 종합병원2’에서 함께 한 이후 무려 15년 만에 한 작품에서 만났습니다. 차태현이란 배우의 이름만으로도 유연석은 믿음이 굳건했었다며 멍뭉이에 대한 진심이 더 굳어졌었답니다. 일단 차태현은 충무로에서 가장 상대 배우와의 케미가 좋은 연기자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극중 두 사람의 호흡은 친형제 이상이었습니다.
 
배우 유연석. 사진=키다리스튜디오
 
형의 실력이야 감히 제가 설명할 게 아니죠. 일단 브로맨스는 걱정할 필요 없겠다 싶었죠. 일단 현장에서 후배들에게 워낙 용기를 많이 주는 형이에요. ‘종합병원2’ 시절의 저는 진짜 엉망진창이었는데 그때도 저한테 용기를 많이 줬었던 형이에요. 당시 형과 찍은 소품용 사진이 이번 영화에서 소품으로 나오기도 해요. 형과 제가 무슨 인연이 있긴 한가 봐요.”
 
배우 유연석. 사진=키다리스튜디오
 
작은 영화입니다. 그래서 유연석은 더 이 영화가 잘되길 바란다고 합니다. 반려견에 대한 얘기이고, 애견인들이 공감할 내용이지만 일반 관객들도 부담 없이 가슴 따뜻하게 보고 즐기고 극장을 나설 수 있는 영화라고 소개했습니다. 모두가 멍뭉이처럼 소박하지만 가슴에 남는 그런 얘기하나를 품고 있는 것처럼 그렇게 관객들에게 다가갔으면 한다고 합니다.
 
배우 유연석. 사진=키다리스튜디오
 
어려운 영화 아니잖아요. 꼭 애견인들이 아니라도 즐길 수 있는 그런 영화라고 생각해요. 공감도 되고 힐링도 되는 그런 영화. 무엇보다 영화가 관객들에게 뭘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고 전 생각해도 그냥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모두가 받아 들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 공감이 높은 얘기. 그게 멍뭉이에 오롯이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이들 보러 와 주세요.”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성남 엔터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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