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은화 기자] 달러가 약세 전환하면서 최근 한달 사이에 코스피가 13% 가량 급등했다. 증권가에서는 증시의 단기 과열로 숨고르기 장세가 예상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약 13% 올랐다. 지난달 10월13일 기준 시가 2198.29로 시작한 지수는 11일 2483.16에 마감했다. 14일과 이날 코스피가 약세 전환하면서 단기간 급등했던 흐름이 진정되는 분위기다. 코스피는 이틀 간 보합권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단기과열에 따른 숨고르기 장세를 전망했다. 최윤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최근 단기 상승분에 대한 부담으로 상승을 제한받고 있다"며 "대형주 주도 장세가 중소형주로 이동하며 숨고르기를 시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연임에 따른 규제 강화 우려로 중국에서 국내 증시로 이탈하는 외국인 자금 유입 흐름도 분위기가 다소 달라졌다. 지난 9월29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세 번을 제외하고 모두 순매수로 일관했던 외국인 자금은 6조4000억원 규모다. 하지만 이날(15일) 외국인이 2641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자금 유입이 주춤한 형국이다.
국내 증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환율이 하락 안정화 되면서 앞서 증시 상승에 크게 기여했는데, 최근 달러급락에 따른 반작용으로 소폭 달러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최근 1년 사이 원달러환율은 지난달 14일 1442.50원을 고점으로 하향 전환했다. 특히 지난 11일에는 하루 만에 46원이 빠지면서 종가 기준 1319.0원까지 내렸다. 고점을 기준으로 약 한달 만에 8.5% 하락한 셈이다. 이는 3개월래 최저치인 지난 8월16일(1313.0원)에 근접한 수치다. 이날 하루는 간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보다 낮은 전년 동월대비 7.7% 상승해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달러약세에 직접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코스피가 하락 전환한 날인 14일 원달러환율도 11원 오른 1330.0원을 기록, 달러 급락에 대한 되돌림이 일어났다.
원달러환율은 미국의 10월 CPI 서프라이즈에 따른 달러 약세 기조에서 벗어나면서 제한적으로 상승할 여력이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진행된 시진핑 중국 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양자 회담에서 환율에 영향을 줄 만한 특별한 이슈는 없었다는 분석이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준 피봇(정책 전환)의 선결조건인 소비 위축과 고용시장 둔화가 현재 두드러지지 않는 상황이라 아직 물가 하락 정황이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미국과 중국이 정상회담을 진행한 만큼 단기간에 극적 갈등은 없을 것으로 기대되며 코로나 정책 완화와 적극적인 부동산 지원책이 위안화 강세를 지지해, 원화 약세(강달러) 기조가 일부 제어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금리와 환율이 다소 안정화되고 있는 분위기여서 증시도 당분간 큰 변동이 일어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말과 연초까지 최근 한달 간 상승폭보다는 다소 둔화된 수준의 오름세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내내 고민해 왔던 금리와 환율이 안정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엔 전자업종이나 대형주 중심, 그리고 헬스케어나 기타 중소형주까지 온기가 확산되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연초까지 순환매 형태의 움직임들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1분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기저효과가 높아져 있어 전년동기대비(yoy)관점으로 경제 지표를 바라보는 사이클 지표가 부진하게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실물 지표들이 부진한 모습이 나오면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한 부담이 증시에 유입될 여지가 있지만 최근 한달 간 상승폭보다는 둔화된 수준에서, 순환매 형태의 증시 회복 흐름이 나올 여지는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12월에는 미국의 물가 및 고용지표 발표가, 같은 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열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양자 회담을 진행했다. 사진=연합뉴스
최은화 기자 acacia04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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