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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블프②)킹달러에 힘빠져…직구 포기에 '승부수'
원·달러 환율 고공행진 지속에 가격매력↓…글로벌인플레이션 겹쳐 소비심리 위축
미국 직구액 작년 25.7%↑·올해 6.4%↑…업계, 해외직구 공략·일본 눈돌려
2022-10-24 06:00:00 2022-10-24 06:00:00
(그래픽=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코로나19 엔데믹에 유통업계의 대목으로 꼽히는 11월부터 연말까지 쇼핑시즌이지만 올해는 국내 해외직구족(직접구매족)들의 기대가 크게 꺾이고 있다. 미국의 블랙플라이데이(블프)부터 중국 '광군제'까지 최대 쇼핑대목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원·달러 환율까치 치솟으면서 소비심리 위축이 심화되고 있다.
 
24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6.5원 오른 1439.8원에 마감했다. 올 3분기 원·달러환율은 6월말 종가 1298.4원에서 9월말 종가 1430.2원까지 올라 상승폭이 10.9%에 달했다. 올해 첫 영업일인 1194.1원이었던점을 감안하면 9개월만에 약 20% 급등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연말 원·달러환율이 1500원선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처럼 높아진 환율과 항공운임비 상승으로 인해 해외직구 상품이 갖고 있던 가격의 매력이 줄어들고 있다. 실제 통계청의 올해 2분기 온라인쇼핑 해외 직접 구매액 중 미국 구매액은 5123억원으로 1년 전보다 6.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분기 대비로는 7.6% 줄어든 수치다.  작년 2분기에는 미국 직구액이 같은기간 25.7% 늘어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폭 줄어든 수치다.
 
업계는 3분기에 직구 규모가 더 감소했을 것으로 내다보고있다. 3분기에 원·달러 환율이 1400원 넘게 올랐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직구를 줄였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 환율이 1500원대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점을 감안할 때 미국의 블프를 노리기는 힘들어 직구 사정이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해외직구 변화에 찬바람이 불자 이커머스 업계는 해외 직구족 잡기에 집중하고 있다. 얼어붙은 소비를 타개하기 위해 예년보다 빠르게 움직이면서 재고를 미리 확보해 경쟁력을 갖추려는 것이다. 특히 작년부터 11번가, 쿠팡, 롯데온 등 주요 이커머스업체가 직구 서비스를 시작한 만큼 해외 직구족 공략이 절실하다. 
 
롯데온은 10월 한 달간 '해외직구 세일 위크'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온은 사전에 고객들이 해외직구로 자주 구매하는 150개 이상의 인기 상품 재고를 미리 확보했으며, 셀러들과 해당 상품에는 환율 변동을 최소화해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기로 협의했다. 
 
롯데온 관계자는 "1만여개 해외직구 상품에 최대 12% 할인 및 추가 최대 10% 카드 즉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출시되지 않거나 품절 등의 이슈로 구매하기 어려웠던 상품을 확보해 부담 없이 해외직구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작년부터 아마존과 협업하고 있는 11번가의 경우 지난주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에서 10월의 ‘프리 블랙 프라이데이’ 이벤트를 진행했다. 본격적인 블프 행사 전에 사전 행사를 통해 분위기를 띄워보려는 취지다. 올해 글로벌 해외직구 기업 큐텐에 인수된 티몬도 '해외 직구 브랜드 위크'를 진행중인데 온라인 최저가임을 강조한다.
 
일본 직구몰을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엔저 현상에 따라 해외 직구족들이 가계 혜택이 높은 일본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올 2분기 해외 직구 금액이 6.4% 증가에 그쳤지만 일본은 같은기간 31.1% 늘었기 때문이다. 이를 겨냥해 롯데면세점은 해외직구 온라인몰 ‘LDF BUY(엘디에프바이)’에 일본 직구관을 열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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