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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멘톨향 '가향담배' 규제하는 해외…국내는 젊은층 흡연 늘어
만 13~39세 젊은층, 가향담배 사용 비율 12%포인트↑
67.6% "가향담배가 흡연을 처음 시도하는 데 영향 줬다"
흡연지속 10배 더 많아…백경란 "관련 규제 개선 필요"
2022-09-27 15:54:44 2022-09-27 15:54:44
[뉴스토마토 김현주 기자] 국내 만 13~39세의 흡연자 중 77.2%가 '가향담배'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6년 전과 비교해 12%포인트 이상 늘어난 규모다. 특히 가향담배로 첫 흡연을 시작한 경우 비가향담배로 흡연을 시작한 경우보다 '가향담배 흡연을 지속할 확률'이 10배 높았다.
 
가향담배는 담배 특유의 독하고 매캐한 향 대신 과일향, 멘톨향 등이 나도록 만든 담배다. 미국, 캐나다 등 해외에서는 가향담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27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가향담배 사용 현황 및 건강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 따르면 만 13~39세의 흡연자 5243명 중 4045명인 77.2%가 가향담배를 사용했다. 이는 2016년 가향담배 사용자 비율 64.8%에 비해 12.4%포인트 증가한 규모다.
 
가향담배가 첫 흡연 시도를 쉽게 하고 흡연을 지속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방증이다. 성별로 보면 남자는 흡연자 중 75.9%, 여자는 78.4%가 가향담배를 사용했다. 연령별로는 만 13~18세의 가향담배 사용률이 85.0%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만 19~24세 80.1%, 만 25~39세 74.5% 등의 순이었다.
 
가향담배가 흡연시도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흡연경험자의 67.6%가 "가향담배가 흡연을 처음 시도하는 데 영향을 줬다"고 했다. 반면 "영향이 없었다"고 답한 비율은 32.4%에 불과했다.
 
가향담배를 선택하는 이유로는 '향이 마음에 들어서'라는 응답이 1위를 차지했다. '냄새를 없애줘서', '기침 등 신체적 불편함을 없애줘서'도 뒤를 이었다.
 
가향담배를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만 19∼39세가 '맛', '취향에 맞는 향' 순서로 응답했다. 만 13∼18세는 '맛', '호기심', '취향에 맞는 향' 순으로 답했다. 청소년에게는 호기심이 가향담배 선택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준 것이다.
 
가향담배는 흡연의 유지와 금연 시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향담배로 흡연을 시작한 경우 비가향담배로 흡연을 시도한 경우보다 현재 흡연자일 확률이 1.4배 높았다. 가향담배 흡연을 지속할 확률도 10.9배 높게 나타났다.
 
첫 흡연 때와 같은 제품을 사용하는 비율도 가향담배가 비가향담배에 비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향담배로 흡연을 시도 후 지금도 가향담배를 사용하는 비율은 73.9%, 비가향담배로 흡연을 시도 후 현재 비가향담배를 사용하는 비율은 44.6%로 조사됐다. 
 
‘가향 담배가 건강에 해롭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낮아지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가향담배가 건강에 해롭다'고 답한 비율은 비흡연자 89.1%, 비가향담배흡연자 77.6%, 가향담배흡연자 79.7%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6년에는 비흡연자 95.5%, 비가향담배흡연자 93.1%, 가향담배흡연자 92.0%가 가향담배와 관련해 '건강에 해롭다'고 답한 바 있다.
 
미국, 캐나다 등 해외에서는 가향담배에 대한 규제를 도입하고 있다. 미국은 담배규제법을 도입해 미국 내 판매되는 모든 권련형 담배에 대한 가향물질 함유를 2024년까지 금지키로 했다. 캐나다는 가향물질을 포함하는 담배제품의 소매와 면세판매를 2009년부터 금지했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만 13-18세의 청소년이 가향담배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쉽게 흡연시도를 하는 데 이용하고 있어 관련 규제 정책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가향담배가 일반담배에 비해서도 지속사용하는 비율이 높은 만큼 금연이 어렵다"며 "비흡연자는 절대 시도하지 않아야 하며 흡연자는 금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7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가향담배 사용 현황 및 건강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 따르면 만 13~39세의 흡연자 5243명 중 4045명인 77.2%가 가향담배를 사용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흡연부스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김현주 기자 k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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