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예측한 지점을 완벽하게 벗어나는 미스터리 심리 공포 ‘미혹’이다.
26일 오후 서울 강남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미혹’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기자 간담회에는 주연 배우 박효주 김민재 차선우 그리고 연출을 맡은 김진영 감독이 참석했다.
‘미혹’은 ‘무엇에 홀려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란 뜻으로, 아이를 잃은 슬픔에 빠진 가족이 새로운 아이를 입양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기이한 일들을 그려낸 미스터리 심리 공포 영화다.
영화 '미혹' 스틸.
연출과 시나리오를 쓴 김진영 감독은 ‘미혹’ 기획을 하게 된 시작을 이렇게 전했다. 그는 “어떤 이터뷰를 본 기억이 있는데, 나쁜 기억이나 상처를 이용한 마귀에 대한 내용이었다”면서 “그런 아픔에 휘둘리는 사람들의 얘기를 해보면 어떨까 싶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미혹’을 단순한 공포 영화로 만들고 싶지 않았단다. 그는 “처음부터 깜짝 놀라게 하고 무섭게 하는 게 목적이 아닌 영화였다”면서 “모두의 심리 안에 있는 공포를 찾아가는 게 목표인 영화였다. 그런 점을 중심으로 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혹’은 아역들의 존재감이 중요했다. 김 감독은 “영화 자체가 폭력적인 부분이 많아서 아이들이 힘들면 힘들다고 애기를 할 수 있어야 했다”면서 “그런 자기 감정을 솔직히 말할 수 있는 아이들을 캐스팅하는 게 첫 번째 목표였다”고 말했다. 이어 “주인공 ‘이삭’으로 출연한 아역 박재준은 유독 1차 오디션 영상에서 튀어 보였다. 누가 시켜서 하는 연기가 아닌 자기 감정을 드러내는 연기를 하고 있었다”면서 “이 아이와 함께라면 영화를 찍을 수 있겠다 싶었다”고 덧붙였다.
극중 죽은 아이의 엄마 ‘현우’를 연기한 박효주는 새로운 공포/호러 퀸으로 불려도 손색 없는 존재감을 드러낸다. 박효주는 “사람이 미쳐가면서 공포심을 갖게 되는 과정이 내게 너무도 강렬하게 끌려왔다”면서 “결국 사람이 가장 무섭구나란 걸 알게 된 시나리오였다”고 말했다.
박효주는 출연 결정을 했지만 결코 쉽지는 않겠다는 두려움이 있었단다. 그는 “내가 하기엔 쉽지 않을 것 같았다”면서 “시나리오를 덮어뒀는데 며칠 동안 잔상이 남아서 묘한 끌림이 있었다. 그래서 감독님을 만났는데, 너무 강렬한 얘기를 쓰신 분 치고는 너무 맑은 느낌이라 놀라웠다”고 전했다.
배우 김민재는 박효주가 연기한 ‘현우’의 남편인 목사 ‘석호’를 연기했다. 그는 종교에 기대고 종교적 시선으로 모든 것을 바라보려고 하지만 결국 자신 역시 두려움에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한 인물이었다. 김민재는 “굉장히 호기심이 많이 갔던 얘기였다”면서 “관계 안에서 방향을 찾을 수 없는 안개 속 얘기처럼 다가왔다”고 말했다. 이어 “미혹이란 제목처럼 관계 안에서 벌어지는 트라우마가 얽히고설켜 만들어 낸 공포가 너무도 크게 다가왔다”고 덧붙였다.
차선우는 석호-현우 부부 주변을 맴도는 미스터리한 이웃 ‘영준’을 연기했다. 그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다른 무엇을 보게 되고 그런 상황에 놓이는 인물”이라며 “보이지 않는 존재들을 보는 인물을 연기하는 제 태도나 모습들에 더 신경을 쓰면서 인물을 만들어 갔다. 평소엔 이상하지 않지만 이상한 무엇이 보일 때는 나 역시 이상해 보여야 했다. 그런 부분을 특히 신경을 썼다”고 덧붙였다.
영화 ‘미혹’은 다음 달 19일 개봉한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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