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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보험사도 소비자도 외면한 ‘펫보험’…묘책 안 보인다
보험료 비싼데 필요한 보장 없어…가입율 0.25% 불과
"보험료 산출 데이터 부족" 보험사업계 토로
진료비표준화 등 인프라 구축 선행해야
2022-08-09 16:01:14 2022-08-10 08:27:47
 
 
[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600만 가구에 달하지만 ‘펫보험’으로 불리는 반려동물보험은 소비자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보험료는 비싼 데 비해 보장비율이 턱 없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보험사들 역시 손해율이 높고 보험료 산출 근거가 되는 데이터가 부족하다보니 보험 개발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다. 
 
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허은아 국민의힘 국회의원 주최로 ‘반려동물보험 활성화를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지난해 반려동물은 약 860만 마리로, 양육 가구는 전체 가구의 28%에 해당하는 640만 가구로 집계됐다. 하지만 펫보험 계약 건수는 2만2000여 건으로 전체 마릿수 대비 가입률은 0.25%에 불과한 실정이다. 등록 마릿수만 계산해도 1.1%에 그친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소비자가 사전에 동물병원 진료비를 알 수 없고 병원마다 진료비가 천차만별이어서 소비자의 경제적 부담이 큰 상황”이라며 “펫보험을 활성화해 진료비에 대한 소비자 부담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펫보험 수요가 상당하지만 소비자들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심준원 한국반려동물보험연구소 대표는 “펫보험에 대해 소비자는 보험료가 비싸고 보장이 약하며 원금 보장이 안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고, 노령동물은 가입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예방접종이나 중성화, 스케일링 등 필요한 보장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펫보험에 가입해도 추가 부담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펫보험 종류를 다양화하고 보장 범위도 넓혀야 하지만 보험사들의 입장도 어려운 현실이다. 심 대표는 “펫보험은 손해율이 높아, 보험사들이 펫보험을 출시했다 다시 판매를 중단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표준화된 데이터가 부족하다보니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기도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주병권 손해보험협회 일반보험부장은 “반려동물 진료는 표준화된 질병 명칭, 진료체계가 없어 보험상품 출시가 어렵다”며 “보험상품은 통계를 기초로 사고 발생률을 예측하고 보험료를 산출해 출시되기에 근거가 될 통계가 중요하다”고 토로했다.
 
결국 단기간 내 해법을 기대하기보다 단계적·장기적으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동엽 금융위원회 보험과장은 이날 “진료비표준화, 진료기록부의무화 등 국민의 의료비 부담 없이 보험이 제대로 작동할 인프라 구축이 일단 선행될 필요가 있다”며 “금융당국도 1사 1라이선스 규제 완화로 펫보험 비즈니스 플랫폼 확대, 펫보험 전문 보험사 설립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와 농림축산식품부는 9월 중 펫보험 관련 이해당사자와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반려동물보험 활성화를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사진 = 허지은 기자)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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