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한중 정상회담 이후 한한령 완화와 함께 위축됐던 K-뷰티 시장이 다시 활성화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6일 국내 뷰티 업계에 따르면 2017년 문재인 대통령 이후 약 8년 만에 한국 대통령이 국빈으로 방문한 이번 한중 정상회담으로 K-뷰티의 수출 거점 중 하나인 중국 시장이 다시 열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뷰티 수출 통계에서 중국 비중은 19%로, 미국(19%)과 함께 1위를 차지했습니다. 2021년 중국 수출액은 48억8500만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하락 전환해 지난해 13억7000만달러까지 감소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양국 간 관계가 복원될 경우 중국 시장 진출 1세대 뷰티인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을 비롯해 중소기업의 인디 브랜드들의 수출 회복과 코스맥스나 한국콜마 등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사들의 수혜도 기대됩니다. 업계에서는 수출 공급망 다변화 속에서 중국 시장은 중요한 수출 거점으로, 이번 정상회담에서 체결한 총 14건의 양국 간의 양해각서(MOU)는 향후 경제 교류와 산업 발전, 공급망 협력을 위한 마중물이 될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중국, 전 세계 뷰티 시장 규모 '2위'
K-뷰티 업계는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내 뷰티 시장은 전통적인 2강으로 꼽히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1중으로 자리를 지켰던 애경산업이 주축이 됐던 구조에서 에이피알(APR)의 가파른 성장세로 구도가 바뀌었습니다. 지난해 3분기 에이피알은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3859억원, 영업이익 9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1.7%, 252.9% 급증했고 순이익은 746억원으로 366% 늘었습니다. 그 결과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에이피알이 3강 체제로 재편됐습니다.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뷰티 시장의 판도 변화에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코트라에 따르면 중국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약 154조4700억원(7746억위안)으로, 전 세계 2위인 만큼 국내 K-뷰티 기업들이 외면할 수 없는 거대 소비 시장입니다.
하지만 2017년부터 본격화된 중국 내 한한령으로 한국 화장품 기업들이 중국 내 마케팅 활동에 제약이 따랐고 결과적으로 국내 대표 화장품 브랜드들의 입지는 점차 위축돼 고전을 면치 못했죠. 당시 중국 매출 비중 높았던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의 현재 중국 매출 비중은 10%대로 낮아졌고 중소 브랜드사들 중국 매출 비중은 평균 5% 미만에 불과했습니다. K-뷰티 기업들이 중국에서 역성장으로 고전하는 동안 중저가 시장에서는 중국 로컬 화장품 브랜드가 성장했고 중고가 시장에서는 로레알(L’OREAL)이 점유율을 높여왔죠.
중국을 여전히 규모 면에서 매력적인 시장으로 바라보는 K-뷰티 업계는 대중국 수출 활성화 가능성을 주시하면서도, 과거와는 달라진 현지 시장 환경에 신중한 태도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중국 시장 캐시카우 재부상?…불확실성은 경계
업계는 전반적으로 이번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현지 소비 회복과 교류 확대 흐름 속에서 한국 화장품에 대한 신뢰와 선호도가 다시 한번 강화되기를 기대하면서도 중국 시장이 내포하고 있는 불확실성에 대해서는 경계하는 분위기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규모면에서 글로벌 뷰티 핵심 시장으로 K-뷰티 성장세에 매우 중요한 곳이지만 한한령 이후 국내 화장품 브랜드가 주춤한 사이 중국 시장은 라이브커머스와 현지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국내 기업이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고 분석했습니다.
업계 1위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사업 구조조정 결과 베이스를 낮춰 부담을 줄인 상황에서 비교적 흑자 기조를 유지하면서 선방하고 있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12월 중국 설화수 매장 180여곳 중 저수익·비효율 매장 30여곳을 구조조정하고, 현지에서 온라인 마케팅에 주력하면서 중국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죠. 중국 현지법인과 현지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시장에서 수익성 유지를 위해 설화수·려·라네즈 등 고가 브랜드 제품들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국은 글로벌 뷰티 핵심 시장으로, 수익적 체질 구조 개선에 집중하면서 상품과 브랜드의 매력도 강화, 전략적인 온오프라인 채널 활용을 통해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춰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중국 내 주력 브랜드인 설화수, 라네즈 외에도 새롭게 진출한 에스트라 브랜드로 더마 화장품과 다양한 뷰티 수요에 대응하며 온오프라인에서의 브랜드 영향력과 이미지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2분기부터 면세 채널을 중심으로 중국인 보따리상(다이궁) 비중을 낮추고,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중국 사업을 재편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이선주 LG생활건강 사장은 해외 사업 전략과 관련해 "지역별 대표 커머스 채널을 집중 공략하고 디지털 비중을 지속 확대하면서 품목 확장보다 고수익 제품 개발과 마케팅에 집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5 서울콘 K뷰티부스트 모습. (사진=뉴시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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