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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성장률 전망 2% 초반으로 추락하나··엄습한 '경기침체'
국내외 기관 성장률 종합 2.84%→2.57%
인플레·우크라사태·공급망 등 경제 하방요인
경기부진 진행중…대외발 경기침체 가능성
"어려운 시기 재정역할 줄이는 건 맞지 않아"
2022-08-01 06:00:00 2022-08-01 06:00:00
[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의 발발과 장기화에 따른 안보 위기가 세계 질서 전반에 중대한 파급 효과를 불러오면서 한국경제 앞날도 '경기부진'에서 '경기침체'로 가중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예상보다 가파른 세계 경기의 침제 늪으로 빠지고 있어 올해 한국경제의 2%대 성장률 전망도 부정적일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31일 <뉴스토마토>가 국내외 기관들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수정치를 종합한 결과, 올해 평균 성장률 전망은 2.84%에서 0.27%포인트 하향된 2.57%로 예상된다.
 
자료는 주요기관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인포그래픽. (제작=뉴스토마토)
 
올해 성장률 전망을 발표한 기관들을 보면 국제통화기금(IMF)는 지난 26일 수정전망치를 발표하면서 한국 경제성장률을 2.5%에서 2.3%로 하향 전망한 상태다. 이는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수준이다. 
 
앞서 수정전망치를 내놓은 기관들도 2% 중반대의 한국 성장률을 전망하면서 하락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3.0%에서 2.7%로 하향 조정한 상황이다.
 
특히 한국은행은 3.0%에서 2.7%,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0%에서 2.8%, 한국금융연구원은 3.2%에서 2.6%, 현대경제연구원은 2.8%에서 2.5%로 낮춰 잡았다. 
 
국제신용평가사의 전망치도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3.0%에서 2.6%로 피치는 2.7%에서 2.4%, 무디스는 2.7%에서 2.5%로 낮췄다.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6%에서 2.7%로 소폭 상향했다.
 
문제는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공급망 문제,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상, 환율 등이 복합 작용하면서 향후 경제성장률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측은 지난달 29일 '2022 KIEP 북방 세미나'를 통해 "올해 2월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세계경제·안보 환경 전반에 위기감을 불러왔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번 전쟁으로 미국 주도의 대서양 동맹 강화, 러시아와 미국·유럽과의 관계 악화, 유럽 역내 안보 위기와 군비 증강, 유럽의 대러 에너지 의존도 축소에 따른 에너지 국제관계의 변화, 식량 위기와 인플레 심화 등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에르-올리비에르 고린차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4월 이후 전망이 크게 어두워졌다"며 "세계가 조만간 글로벌 경기 침체의 가장자리에 서게 될 수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무엇보다 유럽의 러시아산 가스 수입 ‘전면’ 중단 가능성도 변수다. IMF는 러시아의 가스 중단에 따른 세계경제 성장률을 올해 2.6%, 내년 2.0%까지 하락하는 부정적 시나리오를 제시한 상태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가 유럽발 천연가스 공급을 감축하면서 7월 마지막 주 유럽의 가스 가격이 25% 급등한 상황이다. 즉, 유로존 인플레이션 자극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특히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도 경기둔화에서 경기침체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 교수는 "경기부진은 진행중인 것으로 봐야하고 추가적으로 경기침체 가능성도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 교수는 "경기가 침체에 들어섰다고 보긴 어려워도 수축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세계적으로 그런 현상이 진행되고 있고 우리나라는 마이너스 성장은 아니지만 2.5% 이하로 하향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지난 분기 경제성장률이 0.7%로 예상보다 높게 나온 것과 관련해 성태윤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민간 소비가 개선된 부분과 정부 지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원화가치 하락이 있었지만 수출이 늘지 않았고 추가적인 정부 재정지출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가 상승에 한미 금리 역전에 대한 우려 등으로 기준금리는 인상하지 않아도 시중금리는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우석진 교수는 "이 같이 어려운 시기에 대규모 감세정책을 펼쳐 정부의 재정역할을 스스로 줄이는 것은 현 경제상황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31일 <뉴스토마토>가 국내외 기관들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수정치를 종합한 결과 성장률은 2.88%에서 2.57%로 0.31%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전쟁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 모습. (사진=AP·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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