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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수주 호황' 조선업, '신기술 투자'에 생존 달렸다
조선 3사, 목표 수주 25%~51% 달성 순항
지난해 조단위 적자 때도 연구개발비 늘려
탈탄소 선박, 게임 체인저 전망…개발 총력
2022-04-18 16:02:21 2022-04-18 17:23:53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올해 수주 호황을 맞은 조선 3사가 신기술 연구개발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1조원대 적자를 낸 지난해에도 탈탄소와 디지털·자율운항 기술 등 미래 생존을 위해 연구개발비를 늘렸다.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009540)은 최근 라이베리아·중동 선사와 1조2836억원 규모의 선박 8척을 수주했다. 7900TEU급 컨테이너선 6척과 차량 7500대를 운송할 수 있는 자동차 운반선(PCTC) 2척이다. 이들 선박에는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추진 엔진이 탑재돼 국제해사기구 환경 규제에 대응할 수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날까지 선박 80척에 82억3000만달러를 수주해 올해 목표 174억4000만 달러의 47%를 달성했다. 이 가운데 LNG 추진선은 26척으로 전체 수주 선박 80척의 약 32.5%를 차지한다.
 
대우조선해양(042660)도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 LNG 운반선 2척을 5263억원에 수주했다. 이날까지 LNG 운반선 12척에 컨테이너선 6척, 해양플랜트 1기에 창정비 1척 등을 수주해 목표액 89억 달러의 51.8%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010140)은 LNG 운반선 5척에 컨테이너선 9척으로 총 22억달러를 수주해 올해 목표액 88억 달러의 25%를 달성했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은 3월 기준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의 51%를 수주해 중국(42%)을 따돌리고 1위에 자리 잡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이 이처럼 친환경 LNG선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가운데 지속해서 연구개발비용을 늘리는 추세다. 
 
대우조선해양의 연구개발비용은 2019년 674억8400만원에서 2020년 722억700만원, 2021년 722억5800만원으로 증가했다. 매출액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율 역시 0.8%에서 1%, 1.6%로 뛰었다.
 
삼성중공업은 2019년~2020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0.7%를 유지하다 지난해 0.8%로 늘렸다.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515억7700만원이다. 한국조선해양은 같은 기간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용 0.6%를 유지했다.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924억8000만원이다. 
 
조선 3사는 지난해 선박용 후판(두께 6㎜ 이상 철판)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7546억원 적자였다. 한국조선해양은 1조3848억원, 삼성중공업은 1조3119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러한 실적에도 연구개발비를 늘린 이유는 미래 생존을 위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국제연합(UN) 산하 국제해사기구(IMO)의 목표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08년 대비 50% 감소다. 지난해 IMO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는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연간 2%씩 탄소를 감축하는 안을 채택했다. 해운 보험사들 역시 IMO 친환경 정책을 따르면서 선사와 해운 기업 대출을 결정한다.
 
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해 지난 2017년 9월 인도한 자동차운반선(PCTC)의 시운전 모습. (사진=한국조선해양)
 
현재 국내 조선사의 실적을 견인하는 LNG는 화석연료다. 환경 규제에 대응하는 탄소 저감 연료로 쓰인다. 탄소중립을 위한 대체 연료로는 암모니아와 메탄올, 수소와 바이오 가스·디젤 등이 꼽힌다. 궁극적인 탄소중립을 위한 차세대 선박 경쟁력이 미래 생존을 좌우하게 된다.
 
중국은 국가 차원으로 조선 산업을 지원해 가격 경쟁력으로 시장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중국 내 선박 제조 관련 기업은 8만2449개다. 중국 기업은 2020년 기준 조선 건조량 상위 10개 기업에서 5개, 신규 수주와 수주잔량에서 6개를 차지했다. 친환경과 스마트 선박에 대한 기술 격차 유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국내 조선업계는 친환경과 고효율, 디지털, 자율운항 등 조선업 경쟁력 유지를 위해 연구개발 투자를 계속해야 한다. 
 
대우조선해양은 가스선 연료추진시스템 등 친환경 연료 추진 선박 설계 능력 향상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 한국석유공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수소와 암모니아 등을 활용한 탈탄소 핵심 기술 연구, 관련 선박 개발을 공동 수행하기로 했다.
 
한국조선해양은 디지털·자율운항을 위한 제어 기술, 고효율 선박 가스 시스템 개발 등 미래 선박 기술을 연구해 왔다. 최근 독일에 유럽 R&D센터를 세우고, 수소와 연료전지, 암모니아, 전기 추진 등 차세대 선박 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앞으로 영국과 노르웨이 등 유럽 주요국과 기술 협력도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중공업은 LNG 연료전지 하이브리드 선박, 탄소 배출 저감 기술 등이 주요 연구 과제다. 올해 1월 친환경 기업 파나시아사와 LNG 연료 추진 선박에 적용할 수 있는 '선박 탄소 포집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이는 선박 LNG 배기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분리·회수하는 기술이다.
 
조선업계는 친환경 경쟁력이 향후 시장 지배력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연구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글로벌 환경 규제 강화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LNG 추진선, 메탄올 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 포트폴리오가 다변화하고 있다"며 "암모니아 추진선, 수소 추진선 등 차세대 친환경 탄소 제로 선박이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보고, 조선사들이 이 분야 연구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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