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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새 책)'혼자 점심 먹는 사람을 위한 시집' 외
2022-02-21 11:15:29 2022-02-21 14:03:23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영화 ‘패터슨’에서 버스 기사인 주인공은 점심시간이면 작은 폭포가 바라다보이는 벤치에 홀로 앉아 시를 쓴다. 사물과 풍경에서 구절을 떠올리고 노트에 기록하는 순간, 평범한 일상은 특별해진다. 9명의 시인이 매일 반복되는 점심 시간을 주제로 글을 지었다. 사람에 따라 점심시간에 대한 의미부여는 다르다. 누군가에게는 ‘나를 대접하는 시간’이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마음을 점검하는 시간’. 점심의 고유한 시간성과 다채로운 풍경들을 각기 다른 시어로 엮었다.
 
 
혼자 점심 먹는 사람을 위한 시집
오은 외 지음|한겨레출판 펴냄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대에서 역사를 연구한 저자가 인류의 ‘혼자 있기’에 대해 풀어낸다. 지하도서관에 콕 박혀 르네상스인으로 거듭난 페트라르카부터 산보의 기쁨을 창작물로 발현한 19세기 낭만주의 시인들 존 클레어, 윌리엄 워즈워스 등을 살핀다. 고전 ‘고독에 관하여’로 18세기 화두가 된 ‘어떻게 행복한 혼자가 될 것인가’에 대한 통찰도 되짚는다. 수세기 동안 사람들이 혼자 있는 시간을 어떻게 바라보고 살아왔고 사랑했는지는 코로나 시대의 깊은 울림을 준다.
 
 
낭만적 은둔의 역사
데이비드 빈센트 지음|공경희 옮김|더퀘스트 펴냄
 
모든 것이 시가 될 수 있고 모든 것에 시가 있음을 전위적으로 보여 준 김수영으로부터 한국 현대시의 ‘모더니티’는 태동했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0번으로 출간된 이 책은 김수영이 쓴 시론과 문학론을 엮은 산문집이다. 시인은 일본어, 한국어, 영어가 혼재하는 혼돈의 20세기를 살아내면서도 타협하지 않는 예술을 펼쳤다. ‘온몸’으로 밀고나가는 시학이다. 오늘날 시인들이 정초석으로 삼는 표제작을 비롯해 ‘모더니티의 문제’, ‘현대성에의 도피’ 등이 수록됐다.
 
 
시여, 침을 뱉어라
김수영 지음|이영준 편집|민음사 펴냄
 
1968년부터 2021년까지 22장의 스튜디오 앨범을 낸 록의 산 역사 딥 퍼플. 번역서가 아닌 국내 최초로 딥 퍼플 전기를 정리한 서적이 나왔다. 바닐라 퍼지와 지미 헨드릭스를 동경하며 사이키델릭 프로그레시브 행성을 비행하던 밴드가 일렉트릭 기타 중심의 하드 록 밴드로 선회하며 커리어 정점을 찍기까지, 시대적 맥락을 짚어가며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는 록 평론가로 ‘블러, 오아시스’, ‘조니 미첼’, ‘더 컴플리트 데이비드 보위’ 등의 음악 서적들을 번역해왔다.
 

DEEP PURPLE 딥 퍼플
이경준 지음|그래서음악 펴냄
 
민음사 ‘디 에센셜’ 시리즈는 세계적인 작가의 대표 소설과 에세이를 특정 주제로 엮는다. 2020년 조지 오웰을 시작으로 헤밍웨이, 다자이 오사무를 펴내며 고전의 현대적 재현을 시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네 번째 작으로 버지니아 울프를 소개한다. 작가가 평생 천착했던 ‘자유’라는 주제를 구심점으로 네 편의 단편(‘유산’, ‘V양의 미스터리한 일생’, ‘큐 식물원’, ‘벽에 난 자국’)과 두 편의 에세이(‘자기만의 방’, ‘런던 거리 헤매기’)를 엮었다. 
 
 
디 이센셜 버지니아 울프
버지니아 울프 지음|이미애 옮김|민음사 펴냄
 
저자는 세계적인 마케팅 전문가로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베스트셀러 작가에 오른 인물이다. 가족과 와인 비즈니스로 사업을 시작해 현재 세계적인 디지털 에이전시를 운영해오고 있다. 책에서는 ‘5억 벌고 불행한 것보다 1억 벌고 행복한 것이 더 성공한 삶’이라는 진리를 기초로 사업과 삶의 균형을 찾아가는 법을 들려준다. 세계적 인플루언서로서 소셜미디어 활용법도 소개한다. 핵심성과지표(KPI) 등 데이터 강조에만 머물러 있는 일반 비즈니스서적과 차별을 이룬다.
 
 
12 1/2 부와 성공을 부르는 12가지 원칙
게리 바이너척 지음|우태영 옮김|천그루숲 펴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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