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제 12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다. 18살 주인공 서유리는 두 사람의 행방을 모른다. 자신을 입양한 사람과 낳은 사람. 고립된 존재로 살아가던 그는 서서히 주변 사람들과 소통하며 깨닫는다. 식탁에 마주 앉아 햄을 같이 먹고, 추운 날 아침 옷을 따뜻하게 입었는지 서로 확인하는 사이는 혈연이든 아니든 ‘가족’이라는 것을. 피가 섞이지 않은 연우와 남남처럼 지내온 할아버지에 대한 마음의 벽을 서서히 허물며 단절에서 연결의 영역으로 나아간다.
훌훌
문경민 지음|문학동네 펴냄
명저 ‘사랑의 기술’로 유명한 철학가 에리히 프롬의 미공개 유작. 프롬과 마지막 8년을 함께 한 조교이자 정신과 전문의인 라이너 풍크 박사가 엮었다. 이 책에서 프롬은 관계의 사랑을 넘어 ‘삶에 대한 사랑’을 이야기한다. 삶을 사랑하는 능력의 상실을 현대인의 핵심 문제로 삼으며 경제, 사회, 정치, 노동과의 상관관계를 파고든다. 나르시시즘, 이기주의, 결핍, 소외부터 대량생산, 기술 맹신, 경제적 과잉에 이르기까지 삶을 무의미하게 여기는 이유를 탐색한다.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에리히 프롬 지음|라이너 풍크 편집|장혜경 옮김|김영사 펴냄
영화 ‘우리들’, ‘우리집’으로 어린이들의 세계를 섬세한 시선으로 표현했던 영화감독 윤가은의 첫 산문집. 저자는 자신을 ‘호불호(好不好)’가 분명한 사람이 아닌 ‘호호호(好好好)’라는 사람이라 표현한다. 책은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고전 문구, 완구 수집을 위해 오래된 문방구를 찾아 다니던 일화를 들려주고 1960~1980년대 박수동, 신영식 화백의 명랑 만화들을 공유한다. 이야기들은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취향을 돌아보게 한다.
호호호
윤가은 지음|마음산책 펴냄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국제정치학과 부교수이자 정치 컨설턴트인 저자는 지난 10여년간 벨라루스, 영국, 코트디부아르, 태국, 튀니지, 호주 등 세계를 돌며 수백 명의 권력가를 인터뷰했다. 나쁜 사람이 권력을 손에 넣는 것인지, 권력이 사람을 악마로 만드는지 인과관계를 이 사례들로 파헤친다. 언론을 통제하고 약탈자에게 발포를 허가한 전 이라크 행정책임관, 대학생들 진로 선택에 악영향을 미친 인도 벵갈루루 공무원 집단 부패 사건 등이 사례로 제시된다.
권력의 심리학
브라이언 클라스 지음|서종민 옮김|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1865년 출간)’는 그간 많은 삽화가들을 거쳐왔다. 앤서니 브라운, 쿠사마 야요이 등이 각자 해석한 그림들을 내놓았다. 흐물거리는 시계로 유명한 초현실주의 작가 살바도르 달리 에디션(1969년)은 그 중 가장 실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2700권 한정판으로 제작돼 전 세계 독자를 애타게 했다. 2015년 원전을 그대로 재현한 책을 문예출판사가 국내 최초로 번역 출간했다. 달리 전시가 한창 붐인 요즘 읽어보기 좋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럴 지음|살바도르 달리 그림|이순영 옮김|문예출판사 펴냄
저자는 육아와 살림을 하면서 시집을 뒤적이고, 그림 곁을 서성이며, 영화로부터 위로 받았다. 기저귀를 갈 때 이유식 냄비를 휘저을 때 칼 라르손의 그림이나 랭보의 시를 만났다. 그는 “사랑하는 아이를 돌보기 위해 나를 돌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기쁨의 총량을 늘리는 선택이었다”고 말한다. ‘엄마로 현존하는 고단을 잠시 있고 내 안의 담요를 찾아 살며시 덮어보는 일’은 필요하다. 아이가 눈에 밟혀 번번이 자신을 뒤로 미루는 엄마들을 위한 에세이다.
취향 육아
이연진 지음|웨일북 펴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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